[디아티스트 매거진=남은선] “Falling slowly sing your melody”, 영화 <원스(Once)>에서 두 남녀 주인공이 노래했다. 통기타와 피아노가 어우러진 이 노래는 음악영화에 대한 이미지를 상징할 정도다. 이처럼 음악영화는 대게 정적이고 따뜻하다. 하지만 영화 <위플래쉬(Whiplash)>는 다르다. 잔잔한 음악과 감동적인 스토리를 기대하고 이 영화를 본다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심지어 Whiplash는 ‘채찍질’이라는 뜻이다. 김혜리 기자의 말에 의하면, 이 영화는 “일체의 로맨티시즘이 제거된 드문 음악영화”이며, “주인공이 상반된 두 아버지상 중 하나를 선택하는 성장영화라기보다 비슷한 두 남자의 권력 투쟁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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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성공에 눈이 멀어 인생에서 더 중요한 것을 놓치는 불쌍한 사람일 지도 모른다.
그 두 남자는 선생과 학생이다. 최고의 지휘자가 되려는 플레처 교수(J. K. 시먼스) 그리고 최고의 드러머를 꿈꾸는 학 앤드류(마일스 텔러). 플레처 교수는 학교에서 가장 뛰어난 재즈밴드를 이끌고 있다. 그의 유별난 교육법을 받아들이지 못해 자살하는 학생이 있을 정도로 악명이 높다. 앤드류는 그 밴드에 들어가 피나는 노력으로 드럼을 연습하며, 교수와 기싸움을 벌인다. 이는 치열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닮았다. 회사에는 플레처 교수와 같은 상사 그리고 앤드류 같은 직원이 있다. 현실 속 플레처, 앤드류 같은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악바리였을까, 후천적으로 괴물이 된 걸까. 이들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바치는 멋있는 사람이 아니라, 성공에 눈이 멀어 인생에서 더 중요한 것을 놓치는 불쌍한 사람일 지도 모른다.
앤드류는 열아홉살 소년이다.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이 꿈과 사랑을 모두 이루는 건가 싶었다. 그것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성장영화일 것이라는 기대일 뿐이었다. 그는 드럼 연습에 매진하겠다며 여자친구를 매정하게 버린다. 자신이 상처 받지 않도록 두꺼운 보호막을 만들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이성적으로 계산하고 판단했다. 그의 전달방식에서 그녀에 대한 배려는 없다. 이기적이고 냉정하다.
“나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을 계속할 거야.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거고, 넌 날 만나기 어려워질 거야. 우리 사이는 점점 나빠질 거고, 넌 날 미워하겠지. 넌 드럼 좀 그만 치고 함께 시간 보내자고 하겠지만, 난 그러지 않을 거야. 오히려 네가 날 끌어내리려 한다고 생각하겠지. 그러면 머지않아 우린 서로 미워할 거야. 그러기 전에 아예 지금 헤어지자고. 난 최고가 되고 싶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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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드러머로 성공한다고 해도 과연 행복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지는 의문이다.
플레처 교수는 인신공격하는 어휘를 서슴지 않고 쓰며, 폭력까지 휘두르며 학생들을 휘어잡는다. 앤드류는 그의 공격에 무너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불타오른다. 그는 독종이며, 플레쳐 교수의 동종이다. 공감능력도, 감수성도 없는 그가 어떻게 음악을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그에게 음악은 음악(音樂)이 아니라 음학(音學)인 것 같다. 인간은 인격적, 정신적 성장도 필요하다. 그는 이런 것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이런 그가 드러머로 성공한다고 해도 과연 행복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지는 의문이다. 아버지가 그에게 “인생에는 신경 써야 할 다른 것들이 있단다. 내 나이쯤 되면 통찰이 생기지”라고 말했을 때 앤드류는 “통찰 갖고 싶지 않아요”라고 반발한다. 그는 학교친구가 없다. 가족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도 이른 나이에 죽어도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사회적 인정과 성공이다. 주위 사람들과 평온하게 일상을 즐길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그의 놀라운 집중력과 열정에 감탄한다. 하지만 사람다운 삶을 살 생각이 없는 가치관은 배우고 싶지 않다. 안타깝고 답답하다. 지금 사회는 앤드류와 플레처 같은 사람들이 많다. 사회적 성공을 위해서 자신을 몰아 부치고 조직을 휘어잡으려는 사람들. 그들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그런 모습으로 살고 있다. 그것이 옳은 것이라고 믿으며 살기도 하고, 옳은지 틀린지 성찰할 필요 조차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영화 <위플레쉬>는 주인공이 드럼을 연주하고, 재즈음악을 들려주며, 호러 액션장르에 버금가는 특이한 음악영화이자, 삶의 방식에 대해 자문하게 만든다.
당신이 삶을 사는 방식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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