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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문극장 연극 <차이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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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메리카>

4.14~5.16

작_ 루시 커크우드

연출_ 최용훈

협력_극단 작은신화 

(사진제공_두산아트센터)

   
차이메리카의 무대.  (사진제공_두산아트센터)

[디아티스트매거진=정인태] 이번 무대는 본 사람은 느꼈겠지만 굉장히 넓었다. 넓어서 한 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스페이스 111의 반을 차지하는 것으로도 모자란 건지 오히려 무대 뒤편의 무대 세팅을 위한 준비 공간마저 또 다른 무대로 준비되어 있었다. 애초에 한 눈에 들어오지 않기에 한 곳 한 곳씩 집중하여 볼 수 있게 무대를 적절히 이용해 나갔다.

   China + America 의 합성어인 차이메리카. 이 단어가 생성된 것만으로도 이미 둘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을 증명하고 있다. 1989년 천안문 사태를 보도하며 중국 정부를 비판하던 언론은 오늘날 중국인의 소비유형을 보도하기 위해 오고, 미국은 인권을 탄압한다며 외교, 경제적으로 중국을 압박했지만 지금은 경제적으로 얽히고 섥혀 서로가 서로를 지탱해주는 관계가 되었다. 이 연극은 바뀌어가는 인식 속에 흐려져만 가는 진실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탱크맨을 찾으러 중국으로 가는 조. (사진제공_두산아트센터)

  ‘조’는 천안문 사태 당시에 탱크를 가로막는 사람(탱크맨)을 찍어 유명해진 사진기자이다. 그 사람을 다시 찾기 위해 직장동료와 함께 중국으로 가는 중에 한 여기자를 알게 된다. 조는 탱크맨을 찾기 위해, 그녀는 중국인의 소비 유형별 표본 조사를 위해. 조는 중국인 친구 장린에게 탱크맨이 누구인지 집요하게 묻는다. 탱크를 가로막은 그 용기, 환호 받아 마땅한 그 사람은 ‘영웅’이고, 그의 삶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고 그렇게 정당성을 스스로 부여한다.

   
강제추방을 앞둔 지미황. 그에게 용서를 비는 조. (사진제공_두산아트센터)

   조는 탱크맨을 찾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찾는 과정에서 직장동료와 멀어지고, 직장을 그만두고, 여자 친구와도(둘 사이의 아이와도) 멀어진다. 모든 것을 버리고, 잃고, 상처 입히고 난 뒤 알게 된 것은 중국인들은 탱크맨이 탱크를 가로막은 사람이 아닌, 탱크에 탔던 사람을 말한다는 걸 깨닫는다. 가로막더라도 밀고 나가지 못했기에 처형당했던 군인.. 조는 탱크에 있던 남자의 형 지미황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트리고 말았다. 미국에서 불법체류하고 있었던 그의 가족을 다시 중국으로 내쫓아버리게 된 것이다. 사과하며 돈을 건네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조의 전화를 받고 있는 장린. (사진제공_두산아트센터)

  조는 마침내 그토록 찾던 ‘탱크맨’이 친구인 장린임을 알게 된다. 장린은 당시 아내와 함께 천안문 사태에 있었다가 아내의 시신은 건지지도 못하고 비닐봉지에 유품을 받아들고는 울분에 휩싸여 탱크 앞에 서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로 그는 끊임없이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술을 퍼마시며 간신히 살아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장린 자신이 영웅이 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오히려 정부의 표적이 될 뿐이다. 천안문 사태가 있었음에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무차별 진압했던 정권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더욱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다. 그 만행을 비판하던 나라들은 현재 중국에 들어와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으며, 언론 또한 중국인의 삶보다는 소비 패턴에 관심이 많고, 그 이후에 태어난 중국인들조차 미국으로, 해외에 나가 공부하며 자신의 미래만을 꿈꾸는데, 정작 그때를 경험한 사람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가난 속에서 늘 단속과 감시에 두려워하며 정말로 바뀌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바꿀 힘과 의지를 상실해가고 있다.

 이번 연극을 보면서 언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독수리가 굶어 죽어가고 있는 아이를 먹이 보듯 보는 그 사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사진을 찍은 기자는 퓰리처 상까지 받았지만 자살을 했다. 사진을 찍고 난 후 그 아이를 죽게 내버려두지 않았겠지만 찍을 때의 그 순간, 먹이를 노리는 독수리나 특종을 노리는 자신이나 다름이 없었던 것을 깨닫고 죄책감에 시달려서이다. 조도 천안문 사태를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찰나의 순간. 그 순간이 천안문 사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데, 아니 오히려 중국 정부가 자신의 정권을 옹호하는 사진이 되었는데도 그 한 장의 사진이 그 사태를 대표(또는 대변)하는 것이라 여기며 자랑스러워한다. 그걸 찍은 자신도 영웅이고, 모든 기자들을 대표하는 진정한 언론인이라 믿으면서..그런 조에게 장린은 이렇게 말한다. “넌 그냥 우연히 그걸 보았고, 우연히 전망이 좋은 곳에서 찍었을 뿐”이라고..본질은 아무 것도 모르면서 말이다.

  요즘만큼 언론이 신뢰받지 못하고 욕먹은 적은 없을 것이다. 욕을 먹을 만하긴 하다. 특종이 아닌 것도 특종이라 꾸며내고, 애초에 없는 것을 지어내기도 하고, 객관적이기 보다 너무 주관적이기에 편파적으로 보이며, 특종을 위해서라면 어제 사실이라며 보도한 것도 스스로 뒤집으며 사과를 한다(요즘은 오보가 당연한 것인 양 염치도 없다). ‘진짜 사실’보다도 ‘특종’을 잡기 위해서 기자와 방송사를 향한 모든 비난을 감수한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은 세월호 참사 1주년이다. 1년 동안 세월호를 둘러싸고 수많은 일이 있었는데 무엇이 변했나? 변한 건 없다. 잊지 않겠다. 행동하겠다. 이것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시위에 나가기도 하고, 진실을 촉구하는 서명, 인양을 촉구하는 서명을 한들 무엇 하나 바뀌지 않았다. 늘 시위를 하지만 진실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고, 세월호는 아직도 인양되지 않고 있다.  

  방향을 돌려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면 더 심각하다. 그 사태 이후 나에겐 변화가 있었나? 작년 신촌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며 무엇이 정말 소중한 것인지, 무엇이 진정 나를 위하고 가족을 위하고 나라를 위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고 내 돈과 시간을 들여가며 캘리그라피를 무료로 써 준들 정작 나는 무엇이 변했던가? 우리 청년들은 대한민국 전체 기업 중 0.01%에 해당하는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며, 먹고 살 걱정에 다른 모든 것들을 포기하는데 그것이 특종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조랑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우리는 무엇을 위해 무엇을 쉽게 포기해버리는가? 우리는 다시 곰곰이 지난 1년을 돌이켜 보아야한다. 조처럼 모든 것을 잃고 허울뿐인 명예만 남아 후회하고 괴로워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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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태
jit0664@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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