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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음악 키워드 ‘역주행’

Dustin Kim 기자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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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백호, 다시 길 위에서 앨범 자켓

지난 2014년 8월. 1년 10개월 만에 타이틀곡 ‘위아래’로 컴백한 여성 그룹 ‘EXID’가 저조한 성적을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해야 했다. 하지만 활동 종료 후 수개월이 지난 시점인 11월 SNS에 올라온 ‘EXID’ 멤버 ‘하니’의 공연 모습을 담은 소위 직캠이라 불리는 영상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인터넷상에서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고 음악 차트에 ‘위아래’가 재등장 했다. 노래는 점진적으로 상승세를 탔고 순위권 차트에서 역주행을 달리며 2014년 12월 5일 KBS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3개월 만에 강제컴백 하게 되었다. 음악 차트 순위권 100위 밖으로 밀려난 노래는 순식간에 1위라는 쾌거를 달성하며 지금까지도 상위권 랭크에 자리 잡고 있다. 역주행의 공신 직캠 안에 섹시하게 퍼포먼스를 펼치는 멤버 ‘하니’로 인해 덕을 보긴 했지만 비단 ‘하니’의 춤 때문만은 아니었다. 중독성 강한 가사와 신나는 음악이 안무와 어우러졌고 짧은 3분간의 무대를 위해 수 없이 흘렸을 땀과 노력의 대가가 멤버들의 탄탄한 가창력과 퍼포먼스로 드러났고 그는 사람들의 눈과 귀 그리고 입까지 끌어당겼다.

제목처럼 2015년의 키워드 ‘역주행’에 걸맞게 빠르게 급변하는 2015년 대한민국의 현 시점의 기로에서 특히나 옛 감성의 노래들 또한 재조명 받으며 ‘옛’ 열풍이 불고 있다. MBC에서 방영중인 ‘무한도전’의 ‘토토가’로 인해 90년대 노래들이 음악순위 상위권 랭크에 굳건하게 자리 잡으며 90년대 열풍을 불러 일으켰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좋은 작품은 시간이 흘러도 언젠가는 반드시 대중들에게 사랑 받기 마련일까? 음악인은 아니지만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 역시 살아생전 그의 미술 작품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그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 사람들의 무관심과 비웃음 속에 흔들리지 않던 그의 다짐대로 결국 실력 있는 작품은 그의 죽음을 뒤로 한 ‘역주행’ 으로 수많은 대중들에게 존경받는 화가로서 자리 잡았다.

다음 소개할 노래 역시 그룹 ‘EXID’처럼 ‘무한도전’의 ‘토토가’에 등장한 가수와 노래들처럼 대중들에게 재조명 되어 시간이 지난 뒤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와 음악 순위권 차트에 다시 이름을 올린 노래이다. 하지만 이 노래를 부른 가수는 현란한 안무를 추는 가수도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가사를 부르는 가수도 아니다. 중견 가수 최백호의 ‘길 위에서’ 라는 곡이다.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 마지막 회에서 최백호의 ‘길 위에서’가 불려 졌고 그의 노래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TV 프로그램에 나오는 음악이나 가수가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길 위에서’는 최백호가 3년 전에 내놓은 노래이다. 특히나 10대에서 20대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들끼리의 경쟁도 치열한 음악 산업에 있어 60대 중견 가수의 음악이 빛을 본다는 것은 더욱이 주목할 만한 일일 것이다. 3년 전엔 수많은 아이돌 그룹들의 중독성 강한 후크송 사이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드라마 마지막 회에서 차순봉(유동근)이 최백호의 ‘길 위에서’를 열창해 가족들에게 감동을 안겼고 이 감동은 극 중 가족들을 넘어 시청자들과 대중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2015년 음악 키워드를 ‘역주행’이라고 잡았지만 또 다른 키워드는 ‘감성 자극’ 이 아닐까 한다. 구슬픈 선율과 함께 가수 ‘최백호’의 애환을 담은 목소리와 아름답고 서정적이고 함축적인 가사가 어우러진 ‘길 위에서’는 현란한 퍼포먼스와 한국어인지 외국어인지 모를 한글파괴적인 가사들 속에서 잔잔한 노랫말이 가슴과 귀에 박혀 듣는 이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노래를 들어본 사람 중 슬프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이가 없을 정도로 그의 노래는 구슬프다. 중독적인 댄스 음악도 그렇다고 무척 슬프지도 않은 그의 음악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감성 중 그 어떤 부분에 제대로 적중하며 듣는 이의 마음을 파고든다. 눈을 감고 들어도 가슴이 찡 해지는 그런 깊은 여운 말이다.

불과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2014년 대한민국은 자극적인 그 무엇에 중독되어 있었다. 분야를 막론하고 음식에서부터 음악, 심지어 외모까지 강한 것을 추구하고 있었다. 수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돋보이기 위해선 더 자극적일 수밖에 없었고 그래야만 대중들에게서 조금의 관심을 얻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기에 그것을 무조건적으로 비난 할 수만은 없다. 자극적이고 막장이 판치는 이 시대가 우리들의 지친 일상을 반영 해 주던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숨 쉴 곳 없는 영혼을 달래기 위해, 매번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서 자극적인 퍼포먼스와 이해하기 힘든 소재들로 이루어진 영상 매체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채워줄 수 없는 무언가를 채우며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풀고 불만족한 욕구를 채우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긴 여운, 긴 감동을 주진 못했다. 일시적인 쾌락일 뿐인 것이다. 마치 인스턴트식품이 몸에 안 좋은 줄 알면서 자꾸만 찾게 되고 나쁜 남자가 아닌 줄 알면서 자꾸 끌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우리는 늘 결국엔 제자리를 찾게 된다. 갈수록 지치기도 지치거니와 대중들의 안목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목을 여과 없이 2015년 대한민국이 보여주었다. ‘토토가’에 나온 음악들 역시 특히나 10여 년 전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촌스럽지 않고 노랫말 하나하나가 아름답기 짝이 없다. 하지만 비단 음악 때문에 대중들이 옛 노래에 열광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사는 동물이라 하지 않던가? 지금 음악시장은 순식간에 순위가 뒤바뀌며 새로운 가수들과 음악들 또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선에 있던 시기의 노래들은 계절의 흐름에 맞게 천천히 불려 지기도 하며 수개월동안을 사람들의 입과 귀에서 머물렀다. 자연스레 사람들은 그 시기에 듣던 노래들로 그 때의 계절, 그 때의 날씨, 그 때의 냄새, 그 때의 사랑하던 이를 추억했다.

시대마다 트렌드가 있기에 무조건적으로 옛날 방식만을 원하는 것은 다소 고지식하고 매력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현재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다양하고 좋은 음악들이 나온다면 각박한 현 대한민국이 조금은 더 여유 있어 질 것이다.

지금 2015년 대중들은 시청자들은 자극적이고 중독성 강한 노래가 식상해지고 있다. 심지어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음악들은 수년간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아 데뷔한 가수들의 실력까지 의심하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일도 다반사다. 대중들은 탄탄한 실력을 갖춘 가수와 눈과 귀 그리고 감성까지 모든 것을 자극시킬 수 있는 ‘좋은 음악’을 원한다. 어머니가 차려주는 정성이 담겨 있는 집 밥과 같은 음악에 목말라있다.

80,90년대만 봐도 노출을 하지 않아도 자극적인 퍼포먼스가 없어도 서정적인 노랫말과 선율에 젖어 가사에 공감 하고 눈물을 흘렸다. 좋은 노래가 사람들의 눈이 아닌 귀와 마음을 끌어당겼다. 드라마 역시 소소하고 소박한 가족 드라마,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서정적인 드라마가 사람들의 귀가 시간을 서두르게 했고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어느 방식으로 대중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지는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 작사가, 가수의 선택의 문제 일 것이다. 하지만 건강한 음식을 선택할 권리가 있듯 건강한 음악을 선택할 권리도 우리에게 있다. 무엇을 선택 할지에 대한 그 선택은 대중들, 우리들의 몫일 것이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싸늘한 외로움 속에 있던 옛 노래들이 ‘역주행’해 주목 받고 사랑 받는 것이 문제 될 것은 아니지만 현재 존재하는 노래들이 현시대에 존재하는 이들에게 외면 받고 지난 과거를 들추어 보게 하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지 비단 누군가는 외면하는 대중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현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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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stin Kim 기자
dustin@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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