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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영화, 러브로지

권소슬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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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IST 매거진=권소슬] 러브,로지는 열린 영화이다. 시사회티켓이 생겨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갔던 영화 러브,로지는 보면 볼수록 다양하고 새로운 생각이 들도록 해준 영화였다. 로맨틱코미디물이지만 영화를 보면 볼수록, 끝으로 갈수록 로맨스뿐만이 아닌 열린 사고들이 눈에 띄었다. 여기서 ‘열린’영화란 열린 결말 같은 상상을 유도하는 의미가 아닌, 사고와 가치관이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열린’을 의미한다.

   
▲ 18살 데낄라 파티에서의 로지, 알렉스

 영화는 영국 여자 로지(릴리 콜린스)와 영국 남자 알렉스(샘 클라플린)가 로지의 18살 생일파티 이후로 12년 간 썸을 타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둘은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누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12년 간 타이밍이 맞지 않아 다른 사람과 사랑하고 실수하게 된다. 여기서 내가 신선한 생각을 하게 된 내용들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로 ‘성’에 대한 책임 있는 개방성이다. 성인의 成(이룰 성)과 성의 姓(성 성)은 다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성’을 자연스럽다고 느끼기 보다는 성인의 ‘성’으로 이해한다. 영화에선 이 성(姓)에 대한 로지, 알렉스, 부모님의 반응과 사고가 정말 개방적이다. 로지는 순간적인 실수로 인해 그렉의 아이를 갖게 된다. 알렉스와 재회를 하기로 했던 로지는 아기를 보육시설에 맡기기로 결정하고 낳는다. 하지만 아기를 보며 알렉스와의 재회대신 아기를 선택한다. 부모님은 그녀의 결정을 존중하고, 아무렇지 않게 그녀를 대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로지가 방안에서 늦은 저녁에 시끄럽게 우는 아기를 달랠 때이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온 로지의 아빠는 침대에 나란히 앉아 로지의 어렸을 때 이야기를 해주며 로지를 달래고 용기를 준다. 난 당연히 로지를 원망하고 책망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진심으로 로지의 결정과 인생을 존중하고 응원한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자유분방한 성을 허용하는게 열린 사고라고 표현하는게 아니다. 책임이 동반된 자유. 자신이 선택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함께 있었기에 인상깊었던 것 같다. 유명대학에 합격했지만 아기에게 집중하며 로지는 충분한 교감으로 그녀를 키운다. 함께 바닷가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소소한 말다툼도 하고, 감정을 공유한다. 책임 있는 결정과 유아 시절의 아이를 친구처럼, 가까이서 의사소통을 하며 키우는 로지의 모습이 정말 예쁘고 따뜻했다. 
 

 두 번째는 ‘직업’이다. 로지는 자신만의 호텔을 갖는 게 꿈이었다. 물론 영화상에서는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들어서는 꿈을 이루는 스토리로 전개됐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던 젊은 시절에 낳은 아기 때문에 그녀는 사랑과 일 모두를 잠시 포기한다. 우리나라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취업을 위해 목을 매는 사회가 현실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사랑, 가치관은 나중으로 미루고 물질적이고 고정적인 성공을 우선순위로 둔다. 이런 갇힌 환경에서 지내다보니 우리에게선, 나이가 들수록 로지처럼 독립적으로 하는 선택이 보기 힘들다. 이런 우리사회와 반대로 과감하게 자신의 결정을 따르고 나아가는 로지의 모습은 정말 신선했고, 나만의 가치관과 선택을 곱씹게 만들었다. 고민만 하며 우울해하기 보다 자신의 선택을 믿고 도전한 뒤, 결과를 느끼는게 훨씬 효율적이고 남는 결정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사랑’이다. 로지와 알렉스는 12년간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마음속에서 1순위로 둘 만큼 사랑한다. 물론 그 둘이 18살에 바로 이어졌다면 이런 애틋하고 긴 사랑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알렉스가 약혼을 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을 했음에도 그 둘은 서로를 잊지 못한다. 결국 로지와 알렉스는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정리하고 만나게 된다. 로지와 알렉스의 지난 연인들에게는 물론 상처와 배신감을 줬더라도, 나는 이 두 사람이 순수하게 좋아했던 18살부터 끝까지 진심으로 사랑했던 감정이 더 좋았다. “네가 어디에 있던지 누구랑 있던지 언제나 온 마음 다해 진심으로 널 사랑해”라는 대사를 들으면서 상대를 재고 따지지 않고 본연의 모습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열린 사랑이 감명깊었다. 한편으로는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진심으로 누군가를 순수하게 좋아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러브,로지는 이런 열린 생각을 하도록 해준 장면뿐만 아니라 다른 매력적인 요소들도 충분히 많은 영화였다. 우선 여주인공 릴리 콜린스는 영화 ‘백설공주’를 찍었던 배우로 정말 예쁘고 매력있게 나왔다. 두 배우의 영국발음은 강렬했고, 영화ost는 잔잔하고 은은해 듣기 좋았으며, 코미디 부분 역시 사람들의 코드를 맞춰 재밌게 표현되었다. 영화 초반에 스쳐지나듯이 나온 인물이 후반부에 다시 한번 등장하며 추억을 회상할 뿐만 아니라 극중 재미를 더하게 해주는 구성이 좋았다. 전반적으로 깊이 있고 무거운 주제의 영화는 아니지만, 충분히 위에서 언급한 성, 직업, 사랑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하도록 해주는 영화였고, 한 번 쯤은 볼만한 가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한 번 뿐이고  인생은 한 번 뿐이고, 어떻게 하면 그 인생의 순간순간을 후회없이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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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슬
kusos0112@theart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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