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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바라 팔빈 ⓒ혁준 | ||
[디아티스트매거진=김혁준]
이름이 눈에 띠어 계속하여 구독하게된 일러스트레이터가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혁준. 단순히 이름이 같음으로 인해 시작한 시선은 이제 새로운 작품들이 하나씩 올라 올 때 마다 유심히 보게 되는 시선으로 바뀌었으며 그림에서 새로움이 열리고, 보일 때의 만족은 요근래 미술에 빠져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혁준의 운영자이자 작가인 황준혁을 지면으로 만나보았다.
1. 안녕하세요, 혁준페이지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페이스북 혁준페이지 운영자 황준혁입니다. 홍익대학교에 재학중이고 디지털미디어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군대를 전역한 뒤 바로 복학하지 않고 2년 동안 여러가지 일을 해보느라 학교에 늦게 복학하게 되었어요. 영화를 좋아해서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는 하루에 영화 한 편은 꼭 보는 것 같아요. 게임그래픽 분야와 캐릭터 분야 그리고 회화 분야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대학교에 들어온 후로는 모션그래픽분야에 관심이 많아져서 vimeo나 Behance에서 모션그래픽 작품들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회화, 게임그래픽, 캐릭터 분야들도 계속 좋아하고 있어서 관련된 작품들을 즐겨 찾아보고 끄적거리면서 낙서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3D 프로그램으로 로봇이나 캐릭터를 Modeling하는 것도 좋아하구요. (좋아하는 분야가 많네요!)
•주로 인물화를 많이 그리는데 군대를 가기 전까지는 인물화에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인물화보다는 게임일러스트 분야와 캐릭터 분야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군대 복무 중 부모님이 너무 보고 싶었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부모님 사진을 보며 부모님 얼굴을 그려서 휴가 때 선물로 드렸었는데 그 때 부모님의 기뻐하시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 때 문득 나도 누군가를 기쁘게 해줄 수 있는 능력이 한 가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로 인물화를 많이 그리게 되었어요.
•제가 운영하는 혁준 페이지(2014년 시작)는 제가 지금까지 그려온 그림들을 시간이 흘렀을 때에도 볼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 만들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이런 그림을 그렸었구나.’ 이런 식으로 가끔씩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이유에서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그림을 좋아해주셔서 많이 기쁘고 놀랍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큰 페이지는 아니지만 이렇게 페이지가 운영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2. 성함이 황준혁이신데 혁준으로 바꾸신 계기가 무엇인지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
•혁준은 제가 고등학교 때 다니던 미술학원에서 만들어진 별명이에요! 미술학원에서 친한 친구들끼리 이름을 거꾸로 부르면서 장난쳤었는데 그때 이후로 미술학원에서 제 이름은 준혁에서 혁준으로 바뀌었죠. 왠지 저도 준혁보다 혁준이 정감이 갈 때가 많은데다 페이지 이름을 제 이름으로 하는 것은 뭔가 이상해서 페이지 이름도 혁준으로 만들었고 일러스트 그림에 붙는 서명도 혁준으로 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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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동원 ⓒ혁준 | ||
3. 마카 그림에 대해서 먼저 얘기해 보도록 할까요. 마카 그림은 지면에 그리시는 것인지? 지면에 그리시고 스캔을 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태블릿을 이용하시는 건가요. 질문 하게된 이유는 피부의 투명함 표현이나 류준열의 스웨터, 매즈미 켈슨의 특유 피부질감 등 표현이 극사실적이죠. 작품들 하나하나에 살아있는 눈동자도 특별하구요.
•먼저 그림을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카그림은 인물의 고유한 분위기를 폴리곤을 통해 여러가지 다채로운 색상으로 계속 표현해보다가, 흑백으로 표현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림을 지면에 그리는데 마카로 밑톤을 칠하고 그 위에 색연필과 연필로 묘사를 해요. 그 다음 DSLR 카메라로 촬영 후 게시하죠. 인물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눈이라고 생각해서 눈을 그릴 때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이고, 그리는 인물을 그 자체 그대로 표현하면서 제가 느꼈던 분위기를 함께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4. 일러스트레이터 분들은 각자 특징이 두드러지는데 혁준의 일러스트는 색감의 표현도 선명하지만 그림 속에서 찾을 수 있는 폴리곤들이 많아요. 그것들이 작품을 더 입체적으로 만들고 이게 사진인지, 그림인지, 실물인지, 이 사이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느낌을 주죠. 마카 작품과는 또 다른 효과를 받을 수 있어서 보는 재미도 있구요. 이에 대해서 말씀해주신다면?
•인물의 고유한 분위기를 다채로운 색상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폴리곤아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모든 대상이 그러하듯이 인물의 얼굴도 아주 작고 많은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작은 하나 하나가 모두 소중하다고 생각해서 폴리곤 하나를 그릴 때도 최대한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해요. 아주 작은 폴리곤의 색상을 고를 때도 이것 저것 색상 선택을 많이 해보며 가장 어울리는 색상으로 칠하는 편이구요. 그렇게 표현을 하려고 하다보니 폴리곤 수도 많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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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준열 ⓒ혁준 | ||
5. 주제가 보통 인물입니다. 그려지는 분들도 배우, 연예인 등이지요. ‘이분을 그려야겠다!’ 라는 느낌이 드는 사람이나 영감을 받는 계기나 영역은 어떤 것인지?
•저는 주로 제가 좋아하거나 만나고 싶은, 또는 존경하는 분들을 그림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어떠한 인물을 보았을 때 (제가 보기에) 미묘한 그 인물만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듯한 사진들이 있는데, 그 사진들을 보면 그려야겠다는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는 편이에요.
6. 다른 일러스트나 그림을 그리시는 분들하고 비교했을 때 주안점을 두시는 것이나 자신만의 특별한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지, 그리고 작품이 어떻게 비춰지고, 비춰졌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인물화를 그릴 때 그 인물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요. 그래서 그냥 단순히 이쁘거나 멋진 그림보다는 그 인물을 바라봤을 때 제가 느끼는 분위기를 표현하려고 하는데 매번 표현이 어려워요.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그림을 봤을 때 제가 그 인물로부터 느꼈던 분위기를 그림을 봐주시는 분들도 비슷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7. 순수예술을 하시는 분들과 대중에게 더 친숙한 예술을 하시는 분들에 있어서 준혁님이 선택하신 일러스트, 마카 그림은 어떤 의미나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현대 미술에 비해 일러스트는 다양하고 쉽게 접할 수 있어졌지만 그만큼 쉽게 지나치기도 하고, 현대 미술은 완전한 이해는 없이 여지를 남겨두고 감흥을 쉽게 주지 못하지만 함의적이죠.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다면?
– 인물화를 그리게 된 계기가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기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었기 때문에 작품을 통해 전할 수 있는 의미나 메시지는 아직까지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작은 한 장의 인물화가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고 위로해 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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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즈 미켈슨 ⓒ혁준 | ||
8. 향후 혁준의 계획과 기획중이신 다른 작업이 있으신지? (ex. 웹툰, 기획전)
•아직까진 계획일 뿐이지만 올해에는 제 그림으로 전시를 많이 해보고 싶어요. 마카그림과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을 크게 만들어서 여러 곳에서 전시를 진행하는 것이 올해의 버킷리스트에요. 그리고 제가 만든 아기자기한 캐릭터로 이모티콘, 스티커 등 다양한 팬시작업도 할 계획입니다.
9. 질문에 담지 못한, 하시고 싶으신 말 아무렇게나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먼저 제 그림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많이 부족한데 가끔 제 그림을 보시고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다고 말씀해주시거나 그림을 보고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씀해주실 때 정말 큰 힘을 얻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서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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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르 패닝 ⓒ혁준 | ||
미술계의 인정과 의문의 간극, 체계와 기관의 성찰.
인터뷰에서 유의미한 점을 2가지로 꼽자면 하나는 일러스트레이터 특유의 어떤 의미를 전하는 이유에서의 작품이 아니라 그 자체로 즐거움과 기쁨을 줄 수 있는 힘을 말하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모션그래픽과 더불어 다양한 관심사로 인해 볼 수 있는 그의 작품 안 다양성. “미술이 엘리트주의와 정적이어야만 할 이유가 있을까?” 에 대한 화두부터 작품 안과 밖에서 차이를 논하는 유연함은 작가에서 드러난다. 혁준의 그림을 보고 처음엔 흑백의 마카 그림이 더욱 아름답고 정갈했는데 오늘에서야 다시 보니 일러스트가 더 많은 것을 전해주고 돋보인다. 감각의 변모와 다양성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장점이 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늘날 예술은 모두 과도기를 겪고 있다. 그런 예술이라고 불러지는 것들에 대해 고급 혹은 철학적 사유가 동반되어야 하는 영역이 있음과 동시에 즉각적으로 전달해줄 수 있는 것들이 느껴지는것 또한 효과적이다. 워홀과 뒤샹이 의식적으로 예술의 무가치를 지향했다면 오늘날 무가치를 지향하는 대부분의 예술은 보드리야르의 눈에 새로운 사건적, 숙명적 전략이 아니기에 실제로 무가치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의미함을 비의미로 지향함은 무가치와 무의미 뒤에 무언가가 있을지 모른다는 일종의 불안감, “반대추론”이 있기 때문이다. 무가치한 예술을 무시할 경우 우리는 모종의 “죄의식”을 느끼기 때문이며 이는 무가치한 작품의 가격을 터무니 없이 올리는 것과 이미 작품의 미적 가치 자체를 생성하여 관리하는 작가와 기관, 작가와 큐레이터의 유착관계와 전문가 범죄 즉 예술계가 참여하는 “공모”이다. – 현대미학강의.
전문가 범죄를 비난하며 예술을 위한 예술은 계속되어야 하는 것과 위와 같은 ‘공모’는 피해자는 없다는 점에서 또한 현대문명의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관계에서 무어라 계속 얘기할 수 있을까. 계속된 함의나 숨기고 고급으로 치부하는 미술은 점차 연극, 무용이나 음악에 비해 전달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관객 참여, 수용, 투영할 수 있는 부분을 남겨 놓는 것과 그 안에서 자유로운 현시 및 향유함은 미술이 예술적 전략, 사회적 담론을 전해주는 것 그 이상으로 나아가야 함을 보인다. 혁준은 그런 점에서 가벼움과 공모적 고급이 아닌, 영향력과 미를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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