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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2016년 한국영화 Choice 5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2016년에도 한국영화는 달렸다. 계절을 막론하고 월별을 막론하고 한국영화는 계속해서 만들어졌다. 2016년의 한국영화는 요상하게 의외의 시선 밖에서 수작이 탄생했고 수많은 시선이 모이는 지점에서 수작이 탄생하질 못 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2015년의 한국영화 수준보다 2016년의 한국영화 수준이 더 낮고 아쉬웠다고 본다. 그래도 2016년의 한국영화를 이끈 다섯 작품을 되짚어보자.

   
▲ ‘동주’ 스틸컷

  동주

  의외의 영역에서 2016년의 한국영화 수작이 탄생했다는 아주 대표적인 사례이자 작품, 바로 이준익 감독의 ‘동주’였다. ‘동주’가 개봉하는 사실을 손꼽아 기다렸던 관객들이 과연 얼마나 있었을까? 이준익 감독이 행한 ‘동주’의 홍보수단은 주연배우 강하늘이 MBC 예능방송 ‘라디오 스타’에 나온 것이 전부였다. 역사적인 인물 윤동주를 대상으로 한 영화에 상업적 홍보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진정성이 대중들에게 제대로 전달됐던 것일까? 개봉 날 1개 개관에 몇몇 시간대만 점유하고 있던 ‘동주’는 서서히 흥행에 탄력을 받아 2월 말에는 극장가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흥행과 영화의 완성도, 궤를 같이 했다. 화려한 영상미에 익숙한 대중들에게 흑백의 미를 정확히 살려냈고 그 속에서 윤동주와 송몽규의 문학적 정신을 맑게 녹였다. 강하늘과 박정민의 당차고도 순수한 신예 특유의 연기력, 이준익 감독 특유의 서민적이고 담백한 연출력 그리고 역사를 대하는 가장 영화적인 담대함이 더해져 2016년을 당연히 대표할 수 있는 한국영화 ‘동주’가 탄생했다.

   
▲ ‘곡성’ 스틸컷

  곡성

  ‘동주’가 좋은 영화로써의 모습을 갖췄다면 ‘곡성’은 나쁜 영화로써의 모습을 보여줬다. ‘곡성’을 보고 나온 관객들은 강력하고도 끈적한 불쾌함, 찝찝함에 헤어 나오지 못 했다. 수준 낮은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의 그런 기분 나쁨이 아니었다. 완벽한 영화에 하지만 그 완벽하다는 형용사에 악랄함, 강력함, 무시무시함 등의 쎈 형용사 전부가 속해있었다. 나홍진 감독은 그 쎈 형용사를 영화 속에 다시 한 번 녹여 관객들을 가지고 놀았다. 관객들은 ‘곡성’을 보고 무수히 상상을 펼쳤고 해석을 나열했다. 이미 관객들은 2016년 최고의 문제작에 빠져들고 있었던 것이다. 2016년 상반기 최고의 신드롬은 누가 뭐래도 ‘곡성’이었다. 나홍진 감독의 독한 지휘 뒤에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 쿠니무라 준 그리고 김환희까지 전부 다 신드롬의 주역들이었다. 아직도 ‘곡성’을 떠올리면 소름이 돋는다. 이 감정 곡성을 본 모두가 느끼고 있음에 확신한다.

   
▲ ‘아가씨’ 스틸컷

  아가씨

  2016년은 한국영화계 거장들의 예술색을 확연히 확인할 수 있었던 해다. 이 문구에 박찬욱 감독도 동참했다. 박찬욱 감독은 당당히 19禁 코드를 활발하게 사용했다. ‘아가씨’ 속 주인공들은 전부 19禁 연출을 매개로 서로를 섞기도 하고 서로를 밀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무작정 19禁만 고집했다면 노출에만 의지한 3류영화로 전락했을 것이다. 하지만 박찬욱은 박찬욱이었다. 영리하게 19禁을 극 전개에 적절히 이용했고 원작 ‘핑거스미스’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독창적인 이야기를 가진 영화로 다시금 태어났다. 능글맞은 노인분장을 시도한 조진웅, 뻔뻔한 연기를 다시 한 번 정확히 보여준 하정우, 쉽지 않은 연기를 감당해내 2016년 최고 신인으로 거듭난 김태리 그리고 자신의 연기수준을 완벽히 증명해낸 김민희까지 흠잡을 데 없는 배우들의 존재감들이었다. 도전적인 소재와 재증명된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감독 특유의 영상미까지 분명한 2016년의 수작 ‘아가씨’였다.

   
▲ ‘우리들’ 스틸컷

  우리들

  ‘동주’에 이어 의외의 영역에서 2016년 최고의 한국영화 수작이 등장했다. 감히 2016년도 최고라고 칭하고 싶다. 영화 ‘우리들’의 주인공들은 어른들이 아니었다. 아이들이었다. 영화 시간 94분 내내 우리는 아이들의 심리를 이제야 깨닫게 되는 반성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 적나라했다. 인위적인 느낌도 없었다. 자연스럽고 있는 그대로의 아이들의 심리세계를 이렇게 담아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또 한 번 놀랐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도 좋은 영화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는 요소다. 좋은 배우들을 대거 배치시키는 것도 좋은 영화로 가는데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표현하고 싶은 것을 가감 없이 담아내고 동시에 영화가 갖추어야 할 이야기 전개를 충실히 따른다면 이미 그 자체로 걸작이다. ‘우리들’이 그랬다. 연기경험이 전무한 아이들을 이끌고 순수한 영화를 만들어 내고야만 윤가은 감독에 박수를 보낸다.

   
▲ ‘아수라’ 스틸컷

  아수라

  가장 큰 개봉 전 홍보수단을 업어버린 ‘아수라’였다. MBC 최고 인기 예능방송 ‘무한도전’에까지 등장했으니 남다른 기대를 받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개봉 후 평가는 극히 갈렸다. 이토록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도 없었을 것이다. 필자는 호와 불호, 전자를 택하고 싶다. 왜 좋은 영화냐면, 우선 주제에 충실했다. 악인들이 얽히고 설켜 결국 모든 것을 잃고 만다는 영화 제목 그대로인 ‘아수라’를 성실히 영화 내내 실현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영화답게 표현의 제약 없이 비정한 정치, 인물들의 폭력적인 갈등 그리고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던 극을 치는 결말까지 영화가 만들어낸 틀 안에서 영화가 틈 없이 짜여졌다. 다시 봐도 손에 땀이 쥐어지며 쾌감이 느껴진다.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이 별들의 전쟁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싶으며 특히나 ‘아수라’ 최고의 신-스틸러 김원해에게 무한한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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