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다사다난했던 2016년도 갔다. 연말에는 자고로 지난 1년을 돌이켜봐야 하는 법이다. 그래야 다가오는 신년을 더 슬기롭게 맞이할 수 있을 테니까. 2016년의 한국영화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영화는 부정할 수 없는 주요 문화대중매체이기에 지난 1년의 결과물을 되짚어보는 자세가 대중들에게도 영화인들에게도 모두 필요하다. 긍정과 부정, 전부 존재했던 2016년의 한국영화계 대표 키워드 다섯 개를 선별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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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들’ 스틸컷 | ||
아역배우들의 눈부신 활약
인생을 오래 살다보면 그 오래 산만큼 경험도 축적이 될 것이고 표현할 수 있는 예술의 폭 또한 늘어가는 것이 당연하다. 당연한 것에선 우리는 큰 놀라움을 얻지 못 한다. 당연하지 않은 것에서 우리는 놀라움을 얻는다. ‘이 연기를 대체 어떻게 해낸 것일까?’라는 아주 단순한 궁금증을 한국영화계의 어린 배우들은 특히나 2016년도에 많이 보여줬다. ‘4등’, ‘곡성’, ‘굿바이 싱글’, ‘부산행’ 등의 영화에선 아역배우들이 핵심적인 위치에서 영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가려진 시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등에선 아역배우들 간의 교감을 성인배우들 못지않게 당당히 보여줬다. ‘오빠생각’, ‘우리들’에선 아역배우들만이 표현해내는 섬세하고도 때 묻지 않은 아이들 감정 그대로를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2016년은 분명히 기록될 것이다. 아역배우들의 전성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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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주’ 스틸컷 | ||
근현대사 소재 영화 다수 개봉
해당돼도 2015년이 해당됐어야 했다. 왜? 2015년은 광복 70주년이라는 뜻 깊은 해였으니까. 하지만 2016년이 더 많았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개봉한 숫자는. 아픔의 역사는 예술로 더 표현하고 더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2016년의 한국영화계는 다수의 시도로 보여줬다. ‘동주’, ‘귀향’,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밀정’ 등의 작품은 대중들에게 아니 국민들에게 아픔의 역사를 주로 간직한 근현대사를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영화로써 말하고 있었다. 이런 예술의 긍정적 역할은 2017년에도 2018년에도 계속되어야 한다. 단, 시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정말 잘 만든 영화로 역할이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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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곡성’ 스틸컷 | ||
재증명된 거장들의 예술색
2016년 한국영화계에도 거장들의 영화 개봉은 이어졌다. 거장들은 달리 거장들이 아니었다. 각자 자신들의 예술색을 뚝심 있게 지켜내며 지난 영화들과는 다른 영화를 2016년에 만들어내고야 말았다. 의상과 연출기법만 봐도 ‘아! 박찬욱 감독의 영화구나!’라고 판단은 서지만 지난 영화들과는 달리 더 과감해지고 당찬 영화 ‘아가씨’로 박찬욱 감독은 당당히 돌아왔었다. 특유의 소박함 속에서 역사를 다시 한 번 존중한 이준익 감독도 ‘동주’를 2016년을 대표하는 한국영화로 만들어버렸다. 이제는 생활밀착형 스릴러 연출의 대가가 돼버린 김성훈 감독은 ‘끝까지 간다’에 이어 ‘터널’로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4년 만에 돌아와 역사에 사진만의 신파연출을 정확히 녹여 또 하나의 대표작 ‘덕혜옹주’를 만든 허진호 감독도 2016년을 꾸몄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독한 영화를 창조해 ‘독함’의 끝을 보여준 나홍진 감독도 감히 2016년의 한국영화계에서 빼놓을 수 없었다. 이렇듯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들은 2016년에 자신들의 예술색을 당당히 극장가에 걸어놓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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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럭키’ 스틸컷 | ||
단독주연들의 고군분투
그리고 2016년 한국영화계에 유난히 많이 보이는 영화 유형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단독주연영화였다. 영화 포스터에 한 명의 인물 혹은 한 명의 배우에게 집중된 포스터를 가진 영화들이 많이 개봉했다. 단독주연으로 나선 배우들은 단독주연이란 부담감을 성실히 이겨내고 영화를 만들어냈다. ‘굿바이 싱글’의 단독주연 김혜수는 여성이 가지는 감정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터널’의 단독주연 하정우는 숨 막히는 재난의 체감도를 자신의 연기력으로 전달했다. ‘대배우’의 단독주연 오달수는 배우란 어떤 것인지 영화로 상세히 관객들에게 설명했다. ‘럭키’의 단독주연 유해진은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자신의 연기수준을 완벽히 증명했다. ‘덕혜옹주’의 단독주연 손예진은 왜 아직까지도 손예진이란 배우를 우리가 한국영화계의 대표격 여배우로 인정하는 지를 직접 이해시켜줬다. 단독주연을 맡은 배우들의 곧바른 정공법에 한국영화계는 한 단계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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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행’ 스틸컷 | ||
극을 치지 못 한 여름대작들
여름은 영화계에서 성수기다. 이를 알고 영화계는 여름에 맞춰 대작들을 제작한다. 하지만 2015년에 비해 2016년에 개봉한 여름대작들은 실망스러웠다. 2015년을 대표하는 여름대작 ‘암살’과 ‘베테랑’은 2015년을 넘어 한국영화사의 시대극영화, 오락영화의 선두에 설 수 있을 만큼의 완성도를 자랑했다. 2016년의 여름대작들의 개봉된 숫자도 2015년에 비해 더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들이 밋밋한 완성도를 보이며 예술성의 극을 치지 못 하고 그저 그런 영화로 전락하고 말았다. ‘부산행’은 비록 유일한 2016년의 천만관객 달성영화라는 수식어를 얻었지만 과도한 신파로 좀비영화로써의 공포가 무뎌졌다. ‘터널’도 새로운 소재의 재난영화로 당차게 여름대작계열에 나란히 했지만 재난을 돌파하는 과정을 생략해버리는 본질을 잃은 시도로 큰 허점을 남기고야 말았다. ‘덕혜옹주’는 허진호 감독의 복귀작이라는 큰 기대를 받았지만 허진호 감독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밋밋한 전개를 보였다. 170억원 가량의 가장 큰 제작비가 투입된 ‘인천상륙작전’은 진영 논란, 완성도 논란 등 가장 실망스러운 2016년의 여름대작으로 남기도 했다. ‘국가대표’의 후속작으로도 기대를 받았고 또 다른 비인기 종목으로의 관심을 이끌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받았던 ‘국가대표2’ 또한 뚜렷한 색을 찾아볼 수 없는 평가로 극장가에서 흥행실패하고 말았다. 양보다 질이다. 2017년에는 꼭 많은 기대에 부흥하는 좋은 여름대작들이 많이 개봉했으면 좋겠다. 양적으로는 풍부했지만 질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2016년의 여름 극장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