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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와 마태 효과

   
▲ 네이버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무릇 있는 자는 더욱 받아 넉넉하게 되되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

위 구절은 마태복음 13장 12절로, 대니얼 리그니의 책 『나쁜 사회』 p.19에는 이를 ‘가진 자들은 더 많이 가지게 되지만 적게 가진 자들은 가지고 있던 것마저 빼앗긴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성경구절은 사회과학 이론에서 가자 중요하게 다루는 원리 중 하나인 ‘마태 효과’(Mattew Effect)의 바탕이다. 앞서 언급한 책에 따르면 마태 효과란 사회적 우위가 더 나은 우위로 이어지고 사회적 열위는 더 못한 열위로 이어짐으로써 시간이 지날수록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격차가 심화되는 현상을 일컫는 것으로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Robert K. Merton)이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다.

   
▲ 네이버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그 중에서도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는 잔인하게 말하여 못 가진 자들, 혹은 없는 자들이 시간이 갈수록 가지고 있는 것마저 잃어가는 상황이 그려진다. 극 중 주인공인 다니엘 블레이크는 심장병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질병 수당 문제로 의료전문가와 ‘심장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심장과 점점 멀어지는 질문들이다. 심장에 문제가 있는 그에게 사지 관련 질문들은 오류투성이다. 결국 질병 수당은 기각된다. 또 다른 주인공인 케이티는 두 명의 자녀가 있는 엄마로, 세입자로서 집주인에게 요구할 수 있는 당연한 것을 요구하다 집주인에게 쫓겨나 다니엘이 사는 동네로 이사 온다.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아 보조금이 필요했던 그녀에게 관공서는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보조금을 주지 않는다. 그런 다니엘과 케이티에게 꼭 필요한 복지는 오히려 멀어졌고, 닥쳐오는 현실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세기와 속도로 몰려온다.

   
▲ 네이버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둘에게 닥친 예기치 못한 사건(건강 문제와 경제적 불운 등)은 마태 효과가 다니엘과 케이티를 상실과 좌절로 몰고 가는 시작이 된다. 관공서 직원들이 다니엘과 케이티에게 말하는 절차와 원칙은 자연스럽고 도덕적이며 시대에 맞게 발전했을 뿐더러 관공서 절차와 원칙에 따라 복지가 필요한 이들의 삶이 달라지기 때문에 권력까지 갖고 있다. 그로 인해 복지가 필요한 다니엘과 케이티, 다니엘에게 박수치던 많은 사람들, 더 나아가 오늘날 사회 속 우리들은 절차와 원칙 앞에 고개 숙이거나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보지만 눈물은 불만족이 되어 적대감이 되고 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진다. 끝내 낡은 거라며 많은 가구를 팔아버린 다니엘, 아이들과의 생활을 위해 방 안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케이티는 가지고 있던 많은 것을 내놓았다.

   
▲ 네이버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사실 조연으로 출연하는 차이나에게도 마태 효과가 나타난다. 차이나와 차이나의 친구는 어두운 방법으로 돈을 번다. 이에 마태 효과를 로버트 머튼의 일탈이론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일탈행위는 개인이나 집단이 물질적 성공과 같은 사회문화적 목표에 적절히 접근할 사회적 수단을 박탈당할 때 발생한다. 이 이론을 바탕으로 삼은 클로워드(Richard Cloward)와 올린(Lloyd Ohlin)은 “계층구조 아래로 내려갈수록 열망과 그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정당한 기회의 불일치는 증가한다”라고 가정하고 “원하는 것과 실제로 가질 수 있는 것 사이의 불일치는 하층계급 젊은이들의 절망감의 근원이며 이는 그들이 문화적으로 인정되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불법적 수단을 강구하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범죄 집단의 비행 하위문화가 불법적이긴 하지만, 사회적으로 용인된 계급상승 수단을 박탈당한 이들에게 대안적인 기회구조와 유동성을 제공함을 나타낸다.

이렇게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마태 효과를 바탕으로 다니엘과 케이티를 바라보며 사회란 무엇인지, 평등과 형평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나쁜 사회』에는 마태 효과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이야기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라고 한다. 또한 마태 효과가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은 아니나 엄연히 실재하며, 사회적 삶의 다양한 면에서 빠짐없이 발견되고 있고, 대항력이 부재할 때는 사회적 결과에 대해 잠재적으로 강력한 결정 인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체제에 이러한 효과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인식함으로써 우리는 필요한 경우 치명적인 효과를 견제하거나 억제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을, 또는 그것이 유익하게 작용할 경우라면 공익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도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사회 속 마태 효과, 그리고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보며 느낀 먹먹함, 그리고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이라 생각되는 걱정과 두려움은 그간 우리가 만들고 쌓아가는 사회체계가 평등과 형평 사이를 미세하게 조정하며 개인의 자유와 최소한의 행복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장치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우리는 과연 언제 행복한가’라는 물음에 특정시기를 말할 수도 있지만 좀 더 시간을 나누고 쪼개어 가령 1년을 365일, 1일을 24시간……. 그렇게 쪼개고 쪼개어 단 1초라도 더 행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삶일 것이다. 다니엘과 케이티, 차이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행복해지기 위해 용기 있는 싸움을 계속하고 전진했다. 그런 그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영화 속 다니엘의 말을 빌려 말하자면 조금이라도 ‘바람에 기대어 먼 바다를 항해 하고 싶은’ 것이 사람이고 사람 사는 인생인데 기댈 수 있는 바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 우리를 둘러싼 많은 것들이 매섭고 한없이 컴컴하더라도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고 느끼는 것은 ‘항해할 때의 바람’, 혹은 ‘어둠 속 작은 빛 하나’가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다니엘 블레이크, ‘더 나은 세상을 보여준 당신이 내겐 영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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