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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ARTIST MAGAZINE | ||
[디아티스트매거진=도혜린] 2016년 하반기는 광주와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열린 비엔날레들로, 보다 새로운 공간에서의 동시대 예술 작품의 관람 기회와 폭이 유난히 넓었다. 비엔날레는 ‘2년마다 열리는 행사’라는 사전적인 정의를 가지는데, 세계 각지에서 국제적이고, 일시적이며, 장소 특정적인 방향으로 젊고 실험적인 예술가들을 육성하기 위해 개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로 각각 11 회와 8 회를 맞은 광주와 부산 비엔날레가 보다 더 큰 규모와 유명세를 자랑하기는 하지만, 수도권에 거주하는 필자는 시간적, 거리적 한계로 비엔날레 현장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서울에서도 시립미술관 전관에서 광주, 부산 비엔날레에 비견하는 역사를 지닌, 올해로 9회를 맞은 미디어아트 비엔날레가 개최되고 있었다. 전시 제목으로 채택된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한 일본 시인의 시에 등장하는 의미없는 미래 화성인들의 언어라고 한다. 이러한 제목을 선택한 데에는 20세기 초반 ‘다다이스트’들이 무의미한 언어 사용을 통해 기존 예술에 반했던 것처럼, 미디어아트를 통해 신세대 예술가들이 기존 예술이 지니던 권위에 도전하고 새로운 예술을 열고자 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회화와 설치, 사진 등의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타 비엔날레와는 달리, 오직 미디어아트만을 다룬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미디어아트는 주로 컴퓨터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상 매체를 다루는 예술 분야로, 약 1960년대를 중반, 사진과 텔레비전을 비롯한 대중 매체의 등장과 함께 새롭게 등장하였다. 현재는 1세대 미디어아티스트인 백남준 세대에 주로 사용된 브라운관 텔레비전과 비디오 매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기술의 혁신적인 발달 과정에 따라 확장적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이번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에서는 이러한 미디어아트의 발전사를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보여준다. 이제는 구시대적 매체로 전락한, 입구에 가득 쌓인 상자들 사이사이에 위치한 ‘바보상사’ 브라운관 TV를 통해 시립미술관은 예술가들의 작업 세계와 동기를 소개함으로써 전시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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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내부에서는,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관객이 직접 작업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아트를 비롯한 동시대의 다양한 과학 기술들이 반영된 미디어아트 작업들을 접할 수 있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VR을 통한 가상 현실의 구현과 3D 프린트 기술,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과 구글 어스 등의 다양한 동시대 기술들이 이용되었는데, 이러한 기술적인 발전에 탑승해서 미디어아튼는 스스로의 영역확장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의 감각의 확장 또한 도모한다. 단순히 시각만을 이용해서 작품을 관람하던 과거와는 달리, 우리는 비엔날레 현장을 통해 온 감각을 이용해 작품을 체험하고, 변화시키는 주체로서 격상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비엔날레는 전쟁이나 홀로코스트, 테러, 그리고 자연 재해 등의 집단적 기억을 주제로 다루는 영상 작업들이 두드러졌다. 백지숙 총 예술 감독은 “반도이자 분단으로 단절되어 있다는 의미의 섬인 남한에서 편집해보는 어떤, 세계의, 미래상” 을 기획 의도로 밝혔는데, 결국 전쟁과 재난 등 인류 역사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었던 불행을 미래 매체인 미디어와 외계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예술로써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조에 맞게, 영상 작업들은 전쟁과 테러, 자연 재해로 인해 발생한 원전 사고의 참상을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영상과 사진부터, 최저 임금에 대해 협상하는 위원회의 모습 등 우리 현대 사회를 고발적이고 사실적으로 드러낸다. 결국, 이번 미디어아트 비엔날레를 통해 관람객들은 미래 세대의 매체 기술을 통해 우리의 인류 역사를 아우러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고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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