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김진아]
2014년 8월 11일 63세의 나이로 타계한 영화계의 큰별, 로빈 윌리암스의 필모그래피가 앞다투어 방영되던 적이 있었다. 모두가 그의 타계를 안타까워하며 거의 모든 영화 채널에서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 중 모두가 기억하며 그의 인생 최고의 작품이라 여기는 <죽은 시인의 사회>(1990)가 단연 인기였다. 그의 부재의 아쉬움이 최고조에 달하는 작품이었던 것이다. 이 영화에서 우리는 “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이라는 대사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영화에서 그가 학교를 떠날 때 모두가 그를 위해 불러준 호칭인데 나는 그 장면에서 영화 <명량>을 발견할 수 있었다.
![]() |
||
| ▲ ⓒ네이버영화 | ||
<명량>의 관객 수가 1700만을 넘으며 한국영화 역대 1위 기록을 경신했다. <명량>의 인기를 해석하는 한 TV 프로그램에서 “왜 우리는 <명량>에 열광하는가?”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나는 조용히 TV를 끄고 혼자만의 상념에 빠져보았다. 그런데 이것이 정치와 전혀 배제할 수 없게 되더라는 것이다. 영화를 이야기 할 때 개인의 가치관과 개인의 이데올로기를 개입시키는 것이 매우 위험하고 편협한 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 이 시대적 상황과 영화 <명량>의 대단한 인기를 따로 두고 생각하는 것은 도저히 어렵다 판단하여 이 글을 멈추지 못하겠다.
![]() |
||
| ▲ ⓒ네이버영화 | ||
그러니까 한마디로 나는 이 영화의 흥행원인이 선장님의 부재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정치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현재 다시 거론되는 2014년 4월, 모든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세월호 사건, 즉 그럴 듯 하게 연관지어지는 선장이라는 직책에 대한 책임을 논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모두가 캡틴의 부재를 공감하고 있을 때 이 영화 <명량>이 등장해 주신 것이다. 영화에서 이순신 장군은 나라를 지키고 국민을 지키는 사명감이 태생에 업고 나온 것처럼 명백하다. 지지부진하리만치 길었던 초반의 지루함과 손에 땀을 쥐게 했던 후반의 대범함을 차치하고서라도 이 영화는 충분히 설명되는 영화이다.
캡틴의 부재! 우리는 세월호로 수 많은 어린 생명들을 잃고 모두가 국가적으로 슬픔에 빠져 있었다. 그것은 세월호 선장의 기가 막힌 행동에 대한 결과물이었고 크게는 나라의 캡틴의 부재까지 느끼게 해주는 공허함이었다. 우리는 그 사건을 통해서 진정한 캡틴을 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죽어라 소리를 지르고 온몸으로 상처를 표현하고 들어내도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심지어 고개를 돌려 버리는 있는 듯 없는 듯한 캡틴의 부재를 모두가 심하게 느끼고 있던 와중에 새삼 목숨을 바쳐 나라를 구하는 대표적 수장, 캡틴 이순신을 보게 된 것이니 어느 누가 그것의 갈증과 갈구를 해결하고 싶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한 대 꼭 쥐어 패주고 싶을 만큼 얄미운 구로지마역의 류승용과 와키자카역의 조진웅은 꼭 침묵으로 모든 것을 덮고 싶어 하는 윗선 같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몸 다 바쳐 투쟁 한 유민 아버지 김영오는 임준영역의 진구 같았고 이순신역의 최민식은 지금 우리 모두가 바라는 새로운 지도자의 롤모델 같더라는 것이다. 덤덤하게 또는 단호하게 소신껏 나라를 지키는, 지금 우리의 배가 급류에서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이순신 같은 선장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라는 것이다.
![]() |
||
| ▲ ⓒ네이버영화 | ||
영화 자체에서 부족함이 있었을지 모른다. 예를 들면 블록버스터 급의 전쟁신을 위해서 초반은 끼워 맞춰 넣은 듯한 시나리오의 구성이라던지, 전쟁신 외에 특별히 각인될 만한 장면이 있던 것도 아니고 특히 유난히 팡팡 터지는 전쟁 장면은 -영화관 나름이었겠지만- 배우들의 대사가 거의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과도했다라는 점 등 찾아보면 이런저런 단점들을 끄집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에 대해 굳이 하나하나 이야기 하고 싶지 않은 것은 선장의 부재라는 갈증을 이 영화<명량>에서 대국민적으로 어느 정도 해갈해 준 것과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인물의 재조명 그 자체만으로도 큰 시도였다라는 것 때문일 것이다. 왜곡과 과장으로 조금은 더럽혀지고 퇴색되어 가는 지금의 역사물과는 다르게 한 인물의 한 사건의 구체적인 업적에 대해 최소한 영화를 본 1700만명에게 각인 시켜주고 찾아보고 공부할 수 있게 해주는 영화가 몇이나 될까라는 질문에서 돌아 본다면 이 영화는 충분히 훌륭한 영화임에 틀림없다.
![]() |
||
| ▲ ⓒ네이버이미지 | ||
가슴이 서늘하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이야기가 다시 여기저기서 눈물과 곡처럼 터져 나오는 것을 보고 있자니 너무 서늘해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