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황희상] 한국에서 몇 년간 이어졌던 복고 잔치는 끝이 났을까? 적어도 SM에서는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90년대 초를 컨셉으로 한 샤이니의 1 of 1 활동이 마무리 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70년대를 향해 SM은 운전대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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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O-CBX 공식 홈페이지 | ||
지난 10월 3일 EXO의 첫 유닛 그룹의 음원이 공개되었다. 백현과 첸, 시우민으로 구성된 EXO-CBX가 그들이다. 이미 이들은 팬덤 사이에서 각 멤버가 닮은 동물들을 지칭하는 ‘멍냥룡즈’, 같이 운동을 자주 한다는 ‘헬스즈’로 불리기도 했고, EXO-CBX가 정식으로 선보여지기 전, 세 멤버가 함께 참여한 드라마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의 OST 곡을 선보이기도 했다. 타이틀곡 Hey,Mama! 는 펑크, 디스코팝을 기반으로 한 곡이며 ‘일상탈출’을 주제로 하고 있다고 SM과 멤버들은 설명한다. 뮤직 비디오 속 멤버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파티를 열고 춤을 추고, 앨범의 수록곡 모두는 빠른 템포의 곡들로 구성되어있어 일상탈출이라는 주제에 충실하게 맞춰져 제작되었다. 여기까지는 대중 음악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플롯이다. 하지만 여기에 70년대라는 퍼즐 조각이 맞춰지면, 그 의미는 어떠한 서사성을 띄게 된다. 전 세계적인 불황과 권위주의적 체제에 대한 거부와, 그로부터 ‘탈출’하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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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O-CBX 공식 홈페이지 | ||
70년대의 대중문화는 경제 불황과 미국과 구 소련의 냉전, 그리고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기존 사회 체제와 정치, 자본주의 시장에 대한 염증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염증에 대한 해소방식은 반전과 평화, 영혼의 고요함을 추구했던 히피 운동을 지나 조금 더 역동적이고 활기찬 디스코와 펑크, 뉴로맨틱으로 나타난다. EXO-CBX의 레트로는 이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에 그 바탕을 두고 있고, 특히 반 정부적이고 공격적인 펑크와 달리 치장과 유희에 집중했던 뉴로맨틱을 담고 있다.
뉴로맨틱은 불만족스러운 현재에 대한 대체 현실을 과거의 낭만과 유희적인 요소들에서 찾아낸다. Hey, Mama!의 컬러풀한 비디오와 화려한 의상, 흩날리는 꽃잎, 2차 대전 이전의 세계관에서 영향을 받은 아이템들 등은 뉴로맨틱 장르의 전형적인 표현 방식이다. 특히 백현이 있는 숲 속의 캠프장 (혹은 막사)에 숲과 꽃들, 옛 모델의 피스톨, 밝게 떠오른 달 그리고 갖가지 장식들로 가득 차있는 모습은 과거적이고 낭만적이다. 그리고 비디오의 후반부에서 딱딱한 모습으로 뉴스를 전하거나 그것을 기계처럼 시청하던 사람들이 춤을 추며 파티를 벌이는 모습은 뉴로맨틱의 관점으로 본 70년대를 묘사하고 있다. 그러한 맥락에서, 중간중간 눈에 띄는 밀리터리 룩들 역시 기존 체제에 대한 저항과 거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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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O-CBX ‘Hey. Mama!’ 뮤직비디오 중 | ||
아이돌 유닛 그룹이 나올 때, 팬들은 본래의 그룹에서 얼마나 독립적일 것이며 동시에 얼마나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것이냐에 집중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 본 그룹과의 공통점에 집중되어 나온 유닛들이 비교적 성공을 거두었다. 대표적으로 씨스타의 유닛 그룹인 씨스타19는 씨스타 특유의 건강미와 섹시함을 부각시키는 길을 택했고, GD&TOP과 GD&태양 역시 본래 빅뱅의 음악성과 상당히 유사하다. 그렇지만 SM은 조금 다른 길을 택한다. 공교롭게도, 성공적인 유닛 활동으로 손꼽히는 소녀시대-태티서는 70년대 레트로를 테마로 한, 글래머러스하고 펑키한 컨셉인 Twinkle로 데뷔했다. 슈퍼주니어 D&E 역시 70년대의 디스코 장르인 떴다 오빠를 데뷔곡으로 선보였다. 그리고 이 패턴은 현재 EXO-CBX로 이어졌다. 70년대는 그 자체로도 화려하고 극적이며, 다양한 대중 음악 장르가 생기고 발전했던 시대이고 SM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SM 아이돌의 유닛 그룹들의 시작은 그 화려한 과거에 대한 재해석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것이 SM이 만들어낸 70년대에 대한 새로운 뉴로맨틱이 될 수 있을지는 이제 EXO-CBX에게 달려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