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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영화, 배우의 모자이크

   
▲ <춘몽> 포스터

[디아티스트 매거진=박동수]

 올해 부산영화제 개막작인 장률 감독의 <춘몽>을 시사회로 만났다. 윤종빈, 양익준, 박정전 세 감독과 한예리를 주연으로 한 독특한 캐스팅에 영화였다. 춘몽이라는 제목처럼 영화라는 주제를 꿈에 대입시켜 풀어낸다. 극 중 예리(배우들이 본명으로 출연한다)의 출신이 연변인 것을 보면 영화에 대한 감독의 자의식이 영화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 보인다.

<용서받지 못한 자>, <똥파리>, <무산일기> 속 캐릭터들이 <춘몽>으로 넘어온 것 같다. 캐스팅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들의 성격과 행동들도 대놓고 닮았다. 전작 <필름시대사랑>에서 출연진의 전작들을 몽타주했던 것을 다시 하는 느낌이 들었다. 세 배우 겸 감독의 연기를 이끌어내기 위한 장치이자 영화와 꿈이라는 주제와도 어울리는 설정이다.

   
▲ <춘몽> 스틸컷

영화라는 것은 상영이 끝나면 눈앞에서 사라진다. 사람이 죽으면 영정사진만이 남는 것처럼, 꿈에서 깨어나면 꿈이 사라지는 것처럼. 흑백으로 진행되는 영화의 마지막, 영정사진의 등장과 함께 컬러로 전환되는 것은 영화의 상영이 끝났고 다시 현실을 찾으러 돌아다닐 시간이라고 친절하게 자막을 띄워주는 기분이었다.

영화의 이야기에서 개연성을 찾는 영화가 아니다. <춘몽>은 꿈과 영화를 연결시키고 관객들을 납득시키기 위해 개연성을 일부 포기하고 작위적인순간들을 만들어낸다. 유연석이 카메오 출연한 장면과 한예리가 춤을 추는 장면들, 상영시간이 30~40분가량 지난 후에야 등장하는 오프닝 크레딧이 그렇다.

   
▲ <춘몽> 스틸컷

<춘몽>에서 영화 혹은 꿈을 상징하는 것은 예리이다. 보는 사람이 있든 없는 간애 춤을 추는 예리는 관객여부를 떠나 시간이 되면 스크린 속에서 움직이는 영화를 닮았다. 세 남자를 영상자료원 상영으로 데려간 예리는 시끄럽게 떠드는 익준을 조용하게 만든다. 영화는 한 순간 관객을 사로잡아 조용하게 만든다.

   
▲ <춘몽> 스틸컷

의외로 적중률 높은 유머들이 많이 터진다.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는 아저씨 개그들이지만, 어딘가 귀엽게 넘어가고 싶어진다. 영화 속 인물들은 지들이 찌질한지 알고 있다.

생각보다 몰입도 높은 영화였지만, 어딘가 애매하다. 장률 감독의 자의식이 과하게 투영된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도 있다. 유머로 상쇄되긴 하지만 개연성을 빼고 채워 넣은 상징들은 약간 매끄럽지 못하다.

   
▲ <춘몽> 스틸컷

이주영 배우를 스크린에서 처음 봤다. 팬이 됐다. 영화가 담아야 할 것을 이주영 배우를 통해 보여준다. 영화에 김의성, 김태훈, 신민아, 조달환, 가수 강산에, 씨네21 이화정 기자(통편집 됐는지 엔딩 크레딧에서만 등장) 등이 카메오로 출연했다. 각자 본인이 기존에 가진 이미지들을 그대로 활용하며 등장한다. 장률 감독의 작업은 항상 배우와 이미지의 모자이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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