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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뒤집고, 제대로 신나는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리뷰

   
▲ <고스트버스터즈> 포스터

[디아티스트 매거진=박동수]

*스포일러 포함

 물리학 교수 애린(크리스틴 위그)은 물리학 교수와는 거리가 먼 이력이 있다. 과거 초자연적 심령현상을 연구한 책을 낸 적이 있다는 것. 어느 날 그 책을 보고 찾아온 사람을 책의 공동저자인 에비(멜리사 맥카시)에게 소개시켜주러 간다. 애비는 어느 대학에서 홀츠먼(케이트 맥키넌)과 함께 여전히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고 있었다. 에린은 그들과 함께 우연히 유령의 존재를 눈으로 확인하고, 함께 유령을 잡는 회사를 차린다. 유령을 잡는 과정에서 만난 페티(레슬리 존스)도 회사에 합류하게 된다. 그러던 중 비서직으로 뽑은 케빈(크리스 햄스워스)이 유령들로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로완(닐 케이시)에 의해 유령에 빙의되고 뉴욕에 위기가 찾아온다.

   
▲ <고스트버스터즈> 스틸컷

올 여름 헐리웃 블록버스터 성공작은 <스타트렉 비욘드>와 이 영화이다. ‘어마어마한 수작!’이라고 할 영화까진 아니지만 여름 블록버스터가 이 정돈 해줘야한다. 성급한 기획과 안타까운 완성도의 블록버스터가 넘쳐나는 지금 원작에 대한 존중과 정치적 올바름을 지키려는 영화의 태도와 완성도가 보는 내내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스타트렉 비욘드>와 <고스트버스터즈> 두 편 모두 흥행 성적이 기대 이하라는 점이 너무나도 아쉽다.

   
▲ <고스트버스터즈> 스틸컷

<고스트버스터즈>는 남성캐릭터 위주의 오락물들을 여성캐릭터 위주로 성반전 시켜 제작한 (이번 영화 외에도 <오션스 일레븐>의 여성버전 <오션스 에이트> 등이 제작 중이다)시도들의 첫 결과물이다. 에이미 슈머의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원제 <Trainwreck>) 등 장르 공식 안에서 남녀의 역할을 바꾼 영화들은 있었지만, 명확한 대상을 정하고 성별을 바꾼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파이>를 통해 코미디-액션영화 속 여성캐릭터를 제대로 구축할 수 있음을 증명한 폴 페이그 감독과 멜리사 맥카시의 힘이 여기서도 통했다.

   
▲ <고스트버스터즈> 스틸컷

영화의 캐릭터들, 에린, 에비, 홀츠면, 패티 그리고 케빈까지 각자의 매력을 가진 잘 설계된 캐릭터들이다. 고스트버스터즈의 멤버들의 전사는 영화 속에서 충분히 납득 가도록 묘사된다. 에린과 에비의 이야기는 그들이 고스트버스터즈를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준다. 특히 에린의 이야기는 자신의 트라우마, 사회의 기대치 등을 털어내는 모습으로 그려져 캐릭터에 힘을 실어준다. 홀츠먼은 그냥 간지 그 자체, 코미디계의 퓨리오사라 부르고 싶다. 이 영화와 비슷한 종류의 영화들에서 자주 등장하는 전형적인 똘기충만 너드 캐릭터인데, 배우의 외적인 모습과 연기가 캐릭터에 착 달라붙어 꼭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을 준다. 홀츠먼의 단독 액션 장면은 올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 중 가장 잘 만들어진 액션장면이다. 흑인 캐릭터인 패티는 성반전된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대사를 뱉는다. “이게 인종차별 때문이야? 아님 성차별 때문이야?” 2016년의 인권 이슈를 대사 하나로 축약해버렸다.

   
▲ <고스트버스터즈> 스틸컷

케빈의 캐릭터는 블록버스터 영화들 속에서 아이캔디로만 소비된 여성 캐릭터들의 미러링이다. 무능력하고 바보스러우면서 외모에 대한 노골적인 이야기들로 캐릭터를 채운다. 크리스 햄스워스는 케빈이란 캐릭터의 목적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그에 맞는 연기를 선보인다. 영리한 연기자이다. 이 캐릭터가 거슬렸다면, <차이나타운>의 박보검 캐릭터를 떠올려보자. 우리는 이미 바보같이 만들어진 여성캐릭터를 기계적으로 성반전 시켰을 때의 당혹감을 느껴본 적이 있다. 갑자기 사랑에 빠져버리는 요상한 캐릭터의 성별이 여성일 때는 큰 반감이 없다 남성 배우가 연기하니 반색한 관객들이 많았다. 그 동안 상업영화 속 여성 캐릭터 대부분이 남성 캐릭터의 이야기에 끌려가고, 남성 캐릭터의 상대역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을 기억해보자. 오리지널 영화의 시고니 위버 캐릭터를 어색해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번 영화의 케빈을 어색해해선 안 된다. 오히려 케빈은 시고니 위버의 캐릭터 보다 훨씬 더 존중받는다.

   
▲ <고스트버스터즈> 스틸컷

원작의 배우들, 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어니 허드슨, 애니 포츠, 그리고 시고니 위버가 카메오로 출연했다. 빌 머레이의 역할이 재밌다. 이토록 냉소적인 퇴장이라니! 오리지널 영화에서의 캐릭터를 어느 정도 가져오면서 새로운 고스트버스터즈의 탄생에 힘을 실어주는 카메오였다. 또한 오리지널에서 케빈 같은 역을 맡았던 시고니 위버는 홀츠먼의 멘토인 교수로 출연한다. 카메오조차 미러링으로 소화해낸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오리지널 시리즈에 있었던 성차별적 요소들을 반전시킨 이번 영화에 힘을 실어준 배우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오리지널의 이반 라이트먼 감독은 따로 이번 영화에 축복을 빌어주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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