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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인] 재개봉 포스터 | ||
[디아티스트 매거진=박동수]
베트남이 프랑스의 식민지이던 시절, 사이공에 있는 기숙사에서 학교를 다니던 한 프랑스 소녀가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편에 돈을 쏟아 붓는 형제 때문에 가세가 기울고, 집은 점점 지옥 같아진다. 그러던 중, 메콩 강을 건너 사이공으로 넘어가는 페리 위에서 한 중국인 남자를 만난다. 소녀를 보고 한 눈에 반한 남자는 소녀를 기숙사까지 태워준다. 낯선 사람이지만 그에게 끌리기 시작한 소녀, 처음 본 사람이지만 반해버린 남자. 둘의 로맨스가 점점 깊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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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인] 스틸컷 | ||
마르그리뜨 뒤라스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식민지 시절 베트남에서 살았던 작가의 실제 경험이 담긴 소설인 만큼 직접 각본에 참여했지만,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아 크레딧에서는 빠졌다고 한다. 뒤라스는 영화에도 관심이 많아 <히로시마 내 사랑> 등의 각본을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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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인] 스틸컷 | ||
영화는 둘의 감정을 이미지로 담기 위해 노력한다. 처음 말을 걸 때 떨리는 손, 결국 끼고 말아버린 손깍지, 눈물이 살짝 들어찬 눈동자 등등. 소녀의 옷 색깔은 소녀 자신도 헷갈리는 마음상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상징이다. 사랑이 시작되고, 점점 깊어짐에 따라 흰 옷이 점점 짙은 회색으로 변해간다. 기숙사의 다른 학생들의 옷이 새하얀 색인 것과 대비된다. 클로즈업과 빛의 조절을 통해 만들어내는 성적인 긴장감은 강렬하기 그지없다. 소녀와 남자가 사랑을 나눌 때 그들의 몸이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며 빛과 어둠이 반복되는 장면은 관객들의 숨을 죽인다. 간혹 작위적이지만, 강렬한 에로시티즘과 남자의 표정은 스크린에서 객석으로 퍼지는 감정의 파도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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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인] 스틸컷 | ||
서로가 서로의 사랑을 의심하는 보통의 멜로드라마들과는 달리, 각자 자신의 사랑을 의심하고, 긍정과 부정을 넘나드는 감정의 파도를 보여준다. ‘내가 그를 사랑하는가?’,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가?’ 서로가 이 명제를 입증하지 못한다. 사랑, 돈, 섹스, 쾌락, 일탈, 탈주 모든 것이 뒤섞인다. 물감이 여럿 섞이면 검은색이 되어버리듯, 둘의 감정도 모든 것이 뒤섞여 한치 앞을 볼 수 없게 되어 버린다. 그 감정에 동의할 수 있는지가 <연인>에 대한 호불호를 결정한다. 저들의 혼란에 동참할 수 있다면 <연인>을 감명 깊게 볼 것이고, 그 반대라면 그저 야한 영화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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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인] 스틸컷 | ||
사이공의 메콩강변을 찍은 몇몇 장면들은 눈이 휘둥그레해질 정도로 예쁘다. 유화로 그린 풍경화 같은 장면들이 쏟아진다. 옥색고 하늘색, 청록색이 뒤섞인 풍경은 시커멓게 혼란스러운 감정 속으로 빨려 들어갈 때의 뒤숭숭한 느낌을 풀어준다. 탁 트인 시야의 촬영으로 관객의 눈을 풀어주다 어두침침한 독신남의 방으로 옮겨가길 반복한다. 불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감정선을 효과적인 완급조절로 풀어준다. 파격적인 소재에 맞춘 친절한 연출이 돋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