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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의 재난영화 <터널>

   
▲ ⓒ네이버영화

[디아티스트매거진=김진아] 내가 이 영화를 얼마나 목을 빼놓고 기다렸는지 하정우가 안다면 오늘밤 소주한잔 마주 걸칠 수 있었을지 모른다. 많은 재난 영화에서처럼 이 영화 제목은 <터널>이다. <해운대>에서 일어나고 <괴물>과 <연가시>가 나타났던 여느 재난영화처럼 이 영화 역시 그냥 <터널>안에서 일어나는 영화 <터널>이다. 나는 원래 공상과학 영화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애초에 설정해놓은 기계와 사람, 이러한 대조적 구성에서 쉽게 발견되는 인간미를 좋아하지 않는다. 인간에서 비롯되어 인간으로 끝나 결국 인간적으로 정리되는 그런 영화를 좋아한다. 이 영화 <터널>은 그런 영화이다.

1. 현실에서 그럴만한가?

우리는 이미 여러 번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잃은 적이 있다. 그런 안타까운 사건들은 <해운대>의 자연재해처럼 우연한 계기는 아니었다.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등의 오래된 사건부터 천안함이나 세월호등의 최근의 가슴 아픈 사연만으로도 우리는 쉬이 가슴이 먹먹해진다.(영화 자체가 주제를 무겁게 하여 무엇인가를 비난하려는 목적이 짙지 않기 때문에 깊이를 두지 않기로 한다) 이 영화 <터널>은 그 모두를 아우르고 있다. 부실공사의 원인으로 시작하여 제대로 설정되어 있지 않은 구조작업 과정까지 이 영화는 너무나도 현실에서 그럴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잘생기고 멋있는 하정우 마저도 동네에서 한번쯤 봤을 법하다. 배우 자체도 매우 현실적이다.

영화는 매우 빠르게 전개한다. 말끔한 하정우는 순식간에 재투성이의 이정수로 변해있다. 그에겐 다행스럽게도 두 개의 물병과 케익, 비교적 꽉차있는 휴대전화 배터리를 제공된다. 이제 그는 터널에서 생존을 시작한다.

대니보일 감독의 <127시간>이라는 재난영화가 있다. 집단에서 발견되는 광기와 인간의 본능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127시간>이나 <터널>처럼 개인의 본성을 드러내는 영화도 무척이나 재미있다. 일단 하정우는 제임스 프랭코보다는 조금 더 많은 것을 가진 것 같다. 그래야 30일이 넘는 시간을 버텨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변수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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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모두 이러한가?

화가 났다. 이정수가 느끼는 막막한 현실과 죽음과 희망을 넘나드는 종잡을 수 없는 현실 앞에서 가슴을 퍽퍽 치고 싶을 만큼 화가 났다. 그제서야 왜 저 터널 안에 한 사람만이 갇혀야 했는지 알 수 있었다. 터널 안에서 이정수(개인)가 생존이 걸린 본능적인 일에 집착해야 한다면 터널 밖의 사람들(집단)은 인간의 욕구가 걸린 본능적인 일에 집착해야 한다. 그 집단은 개인의 희생쯤은 당연하게 생각한다. 이제부터 영화는 현실과 더욱 밀착된다.

작업 중 사람이 죽어나가고 어마어마한 금액이 매일 손실로 발생되고 이제부터 피해자의 가족은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희생자의 가족에게 고개 숙여 사과를 해야 하고 협박 아닌 협박을 받으며 서명해야 한다. 그 누구도 피해자의 가족에게 사과 하지 않는다. 기다렸다는 듯이 감정을 이용한다. 한 사람의 생명을 찬반으로 결정한다.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다.

무거운 이야기를 억지로 차치하고서도 이만큼이나 무겁게 남는다. 무너진 터널 만큼이나 무너진 개인과 그 가족의 일상을 되찾는 것 뿐인데 이 영화는 무너진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의 무게는 가늠할 수조차 없다.

3. 영화는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영화다. 붕괴 후 35일이 지났지만 정수는 살아남는다. 마치 <나는 전설이다>의 윌 스미스처럼 개 한 마리를 데리고 그는 살아 돌아온다. <터미네이너>처럼 엄지손가락을 보이며 그는 돌아 왔고 끝까지 유머를 잃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다시 세상은 조용하다. 누군가의 법적 처벌이나 개인이 갖게된 트라우마등은 관심이 없는 영화이다. 영화는 터널에서 이정수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만 관심이 있다.

하정우의 연기가 자꾸 남는다. 심각한 순간에도 그의 능글맞은 연기가 다시 생각나 피식 웃음을 남긴다. 이 영화는 하정우가 아니었으면 시작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가 이 영화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그가 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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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No”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한사람만이라도 있는 이 사회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그 “No”는 세계 평화를 이룩하는 영웅은 되지 못하지만 자꾸 잊고 사는 생명의 가치를 늘 깨닫게 해준다. 하지만 이 영화는 무조건 “Ye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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