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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제이슨 본이 돌아왔다고?

   
▲ [출처=네이버영화]

[디아티스트매거진=홍성빈] 그가 돌아왔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제이슨 본. 스핀오프 성격의 <본 레거시>를 제외한다면 2007년 <본 얼티메이텀> 이후 9년 만이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CIA의 첩보원이자 ‘살인병기’였던 제이슨 본이라는 캐릭터는 어느덧 첩보물의 신화가 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맷 데이먼(이라 쓰고 제이슨 본이라 읽는다)이라는 걸출한 배우가 있다. 9년이라는 세월은 길었다. 항간에 떠도는 우스개처럼 ‘화성에 가서 감자 많이 먹고 건강해졌다’지만 이제 맷 데이먼의 얼굴에선 세월이 느껴진다. 그러고 보면 그는 ‘본’을 연기하며 ‘본’과 함께 나이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제이슨 본은 여전히 제이슨 본이니까. 영화를 관람하며 새삼 확인한 것 하나가 있다면, 맷 데이먼은 여전히 본 그 자체이고, 제이슨 본 역시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

   
▲ [출처=네이버영화]

<제이슨 본>의 이야기는 기존 3부작이 보여준 구성을 충실히 따른다. 주인공 본의 잃어버린 기억들이 초반에 파편적으로 묘사되고, 그는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둘 모아 진실을 추적한다. 그리고 CIA에서는 자신들의 안위를 위협하는 존재인 본을 제거하기 위해 추적을 시작하는데, 여기에서 앞선 시리즈에 주요하게 작용했던 각종 정보들이 등장한다. 대부분의 시리즈물이 그렇듯, 기존의 시리즈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그 정보들을 자연스레 인지하며 영화를 즐기겠지만, 그렇지 못한 관객은 다소 어려워하거나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이래서 ‘복습’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번 기회에 3부작 전체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공부’하거나(유튜브 등을 뒤져보면 본 시리즈의 내용을 정리해놓은 동영상들을 찾을 수 있다), 최소 ‘트레드스톤’, ‘블랙브라이어’ 등이 무엇인지 알고 나면 영화의 이야기를 좀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다.

   
▲ [출처=네이버영화]

그렇게 초반부에 대해 어느 정도 적응을 끝내고 나면,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도무지 쉴 틈을 주지 않는다. 그야말로 액션과 서스펜스의 향연이다. 본 시리즈 특유의 스토리 전개는 여전히 진중하고 날렵하며, 액션의 스케일은 더욱 커졌다. 하이라이트라 할 만한 후반부 카체이싱 장면이 주는 쾌감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어마무시하다. 스케일이 커진 탓에 현실감이 다소 떨어져 보일 수 있는 장면에도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거기에 폭발적인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본 시리즈의 1편 <본 아이덴티티>를 만든 더그 라이만 감독의 연출 역시 뛰어났지만, 이후 <본 슈프리머시>와 <본 얼티메이텀>을 통해 본 시리즈를 신화적 존재로 격상시켜놓은 것은 바로 이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역량이라 할 수 있다.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다룰 줄 아는 능력과, 액션 자체의 온전한 박력을 살려낼 줄 아는 능력을 두루 가진 장인의 영화가 바로 이 <제이슨 본>인 것이다.

   
▲ [출처=네이버영화]

하지만 우리가 알다시피 이 영화의 알파와 오메가는 당연하게도 ‘본’이자 ‘맷 데이먼’이다. 그는 여전히 뛰어난 연기력으로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품격 있게 연기한다. 거짓말 조금 보태어 얘기하자면, 실제 첩보원 제이슨 본이 맷 데이먼이라는 배우를 연기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잡생각이 들 정도다. 본 시리즈의 매력은 바로 곁에서 본의 활약을 지켜보는 듯한 형형한 사실감과 현장감에 있다. 이것은 각종 최첨단 기술이 난무하는 현대 첩보물에선 보기 드문 미덕인데, 맷 데이먼은 오로지 깊은 눈빛과 표정만으로 이 영화가 지닌 매력의 지분을 대량으로 획득한다. 육박감이 느껴지는 ‘온몸 액션’ 능력은 두말 하면 입 아프다. 맷 데이먼은 이로써 세계에서 가장 지적인 액션배우라는 타이틀을 또 한 번 멋지게 지켜낸 것이다. <제이슨 본> 이후에 후속작이 또 나올지는 알 수 없으나 설혹 10년 뒤에 후속작이 제작된다 해도 ‘본’은 ‘맷 데이먼’이어야만 한다. 그가 지팡이를 짚고 액션 연기를 한다고 해도, 우리는 모두 그의 귀환을 두 팔 들고 환영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 [출처=네이버영화]

이미 팬심으로 가득한 이 글에 굳이 사족을 덧붙이자면, 영화를 좀 더 재밌게 즐기기 위해선 본 3부작의 기본 줄거리와 ‘용어’들을 조금이라도 숙지한 뒤에 관람하시라는 것. 그리고 앞서 3부작이 워낙에 뛰어나서 후속작이 도리어 전설에 누를 끼치는 게 아닐까 우려하는 분에게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걱정 접어두시라. <본 얼티메이텀>에 나온 대사(“Jesus Christ! that’s Jason Bourne!”)처럼, 맙소사, 이건 제이슨 본의 영화니까. 하나의 ‘장르’가 된 본 3부작 못지않은 재미가 빼곡한 영화니까. 심지어 배우들의 연기 역시 모든 본 시리즈가 그랬듯 흠잡을 데 없으니까. (히로인인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매력적이라는 사실도 잊으면 안 되겠다. 그렇다. 이것은 순전히 사심이다. 인정한다.)

그럼에도 굳이 아쉬움을 찾자면, 나올 때마다 소름이 끼치던 엔딩곡 ‘Extreme ways’의 감흥이 이번엔 조금 덜했다는 것 정도다. 게다가 스토리 역시 따지고 보면 그리 새로울 것은 없다. 뒤통수를 때리는 그 흔한 반전도 없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세상에 완벽한 영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인생이 그렇듯이, 그저 각각 다른 매력이 존재할 뿐이다. 보기에 따라서 이 영화가 역사에 남을 걸작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리즈의 화룡점정이 되기에는 부족함이 없고, 최소한 올여름을 책임질 ‘웰메이드’ 첩보물이자 오락물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맙소사, 제이슨 본이야!”를 외칠 준비를 마친 관객이라면, 이제 그를 ‘영접’하러 극장으로 가기만 하면 된다. 다시 한번, 그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심을 끌어안고 거듭거듭 알린다. 바로 제이슨 본이 돌아왔다고. 바야흐로 2016년 7월, 첩보물의 제왕이 드디어 귀환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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