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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섞이지 못하지만 각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 ||
[디아티스트매거진=권주성] 물이 아주 귀한 한 국가에 아주 커다란 물통이 있었다. 이 물통에는 물과 기름이 담겨 있었고, 언제나 아래에는 물이 있었으며 그 물위에는 기름이 떠 있었다. 사람들은 항상 아래의 물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채, 위에 떠 있던 기름만을 건져 올리고 채우고를 반복했고 차마 밑에 있던 물은 보지 못했다. 그렇게 위의 기름만 뜨다 보니 점차 밑에 머물러 있던 물은 썩어갔고 악취가 진동해 물통을 버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실정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기름이라는 공업, IT산업과 물이라는 순수학문을 균형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비판 여론은 이전에도 많이 발생했고 그에 따른 교육부의 대응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취업률’을 제외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국가가 순수학문을 존중하기 시작하는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겼지만 그렇지 않았다.
최근 대학가에서 순수학문 칼바람이 불었다. 그 칼바람의 근원지는 ‘프라임사업’ 이었다. 프라임사업이란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으로 산업 위주 과들을 신설하고 기존 인원을 증대 시키는 사업이다. 사업에서 요구하는 점들을 맞춰 따르는 대학에 거액의 예산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어마어마한 돈이 달린 이 사업을 따기 위해 수도 없이 많은 대학들이 순수학문 전공의 과들을 죽이기 시작했고 학생들의 거친 반발을 피할수 없었다. 심지어 몇 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사업 진행 상황을 공지 하지도 않은채 회의를 진행하여 프라임사업 신청 기간 직전에 공지하는 학교들도 더러 있었다. 학생들의 당연한 반발이 있을것이라 생각했기에 그랬던 것이었다. 심지어 프라임사업의 조건중 하나인 학생과의 대화와 협조라는 항목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렇게 국가는 취업률 항목을 배제 하겠다는 둥 겉으로는 순수학문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프라임사업’과 같은 거액의 사업으로 대학가를 여전히 유혹하며 설득하고 있다.
프라임사업의 시행 이유는 사회와 산업의 수요에 맞게 조정하기 위함이며 현재 존재하는 산업인력과 수요에 대한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사실상 실제 상황은 예술과 대중의 미스매치 해소가 더 큰 문제이다.
물론 대한민국은 분명 IT 및 산업 강국이며 이러한 칼날같은 강점을 갈고 닦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칼날만 갈아야 하는것이 맞을까. 그 칼날이 서있는 손잡이는 보지 못하는 것일까.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대한민국의 산업기술에 비해 붙는 또 다른 별명은 ‘예술, 인문 불모지’이다. 역삼각형의 피라미드가 되어가는 것이다. 예술대학에 재학하는 학생들은 하나같이 대한민국에서 예술하기 못된다 라고 이야기 하는데 이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를 우리는 분명 인지해야 하며 생각해 보아야만 한다.
세상이 발전하고 사회가 진화하면서 디자이너의 역할을 아주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른 근거로는, 디자인서울 프로젝트를 들고 싶다. 디자인서울은, 국제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f societies of Industrial design)로부터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된 이후 서울의 환경 및 디자인을 개선하려는 계획이다. 계획이 실행되면서 종로구 일대 많은 간판들이 보기 좋게 바뀌게 되었고 많은 대중들에게 좋은 평을 받았다. 또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는 복합적이며 다채로운 공간으로 서울에 자리잡고 있다. 이 외에도 아이폰의 경우 심플한 하드웨어 디자인과 혁신적인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어낼 수 있었다.
또한 3D프린팅의 발전으로 조소과를 재학하고 있는 학생들은 3D프린팅 프로그래밍을 배우며 실용적인 면에서 실력을 갈고 닦고 있다.
오히려 산업인력에 대한 문제는 최근 화제 된 인공지능(AI)과 같은 요소들로 쉽게 해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필요한것은 그러한 기술의 연구원이며 대한민국은 많은 IT 및 산업연구원들이 자리잡고 있는 실정이다. 언제나 미스매치였던 순수학문을 죽일만큼 산업인력 미스매치는 전혀 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회흐름에서 예술의 중요성에 대한 문제를 대두 시킬 필요가 있으며, 그에 대한 방법은 생각이외로 아주 간단하다. 바로 개개인이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의문을 항상 제시한다면 사회는 조금씩이나마 바뀌어질 것이다.
나에게 꿈이 있다면, 언젠가 국가에서, 교육부에서 프라임사업과 같은 산업활성화 사업이 아닌 새로운 예술활성화 사업이 거액의 예산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언젠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세상은 칼보다 날카로운 붓을 알게 될 것이고, 그 무엇보다 정확한 예술가들의 눈을 알게 될 것이며, 총보다 위협적인 인문학도들의 연필과 생각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피를 보지 않게끔 잘 타협해야 할 것이며 산업강국 대한민국이 아닌 산업과 순수학문이 조화된 다채로운 대한민국이 될것이라고 나는 굳게 믿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