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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구성요소에 대해

   
▲ 더 랍스터 : 네이버 영화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김여은] 사람과 사람이 우연이든 의도한 것이든 서로를 만나고 알아가고 호감을 느낌으로써 연인이라는 것이 만들어진다. 그러한 이성 간의 혹은 동성 간의 교제는 우리의 삶을 통째로 흔들어 놓을 만큼 강렬하고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삶의 필수적인 요소에 비해 사랑이라는 것은 보통 강요성을 띄지 않기 때문에, 자율적인 것으로 생각되며 그로 인해 낭만이라는 단어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그 사랑이라는 감정이 필수요소라면? 강제성을 띄게 된다면 그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 아마 그러지 못할 것이다.

   
▲ 더 랍스터 : 네이버 영화 스틸컷

영화 <더 랍스터>에서는 랍스터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제목이 랍스터인 이유는, 남자 주인공이 커플메이킹에 실패하였을 때 랍스터가 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 속에서는 커플이라는 것이 필수조건이다. 도시를 돌아다닐 때 혼자여서는 의심을 받게 되며, 항상 짝과 동행해야 한다. 연인과 헤어지거나 혼자 지내는 사람들은 호텔에 반강제로 들어가게 된다. 커플메이킹을 목적으로 하는 호텔에서는 45일 안에 완벽한 커플이 되어야만 도시로 나갈 수 있으며 만약 주어진 기간 안에 커플이 되지 못하면 자신이 정한 동물이 되어야 한다. 그 동물이 남자주인공에게는 랍스터였다.

유전자적 공통점이 많으면, 그러니까 유전자적으로 가까울수록 끌린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하지만 정반대로 사람은 자신과 반대의 사람과 끌린다는 결과 또한 존재한다. 사랑하면 서로 닮고 비슷한 인상과 분위기의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자신과 다른 점에 끌리는 경우 또한 빈번하다.

   
▲ 더 랍스터 : 네이버 영화 스틸컷

영화 <더 랍스터>에서는 연애와 사랑에서 극도로 ‘공통점’이라는 것에 집착한다. 자신과 공통점이 있는 사람만을 연인으로 생각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당연시되어 나타난다. 연인이 되어 호텔을 나가기 위해서는 상대방과의 공통점이 필수 전제조건이며, 심지어 코피를 자주 흘리는 여자와 커플이 되기 위해 수시로 자신의 코를 찧어 피가 나게 하는 남자 또한 존재한다. 공통점이라는 것이 일부러 만들어야 할 정도로 중요한 것일까.

공통점을 만드는 것, 어떻게 보면 이기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자신과 같은 점만을 원하고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소리로 들릴 뿐이다. 전혀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말이다.

호텔에서 커플이 되지 못한 남자는 호텔에서 탈출한다. 호텔 밖의 숲 속에는 혼자 지내는 단체가 있다. 그곳은 절대 커플이 되면 안 되는 곳이다. 그러나 남자는 그곳에서 자신의 연인을 만난다. 근시인 것조차 똑같은 그 여자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 둘은 금방 서로에게 빠져들고 숲을 떠나 도시로 갈 계획을 세운다.

   
▲ 더 랍스터 : 네이버 영화 스틸컷

하지만 영화가 그러하듯 그들은 쉽게 행복해지지 못한다. 탈출계획을 들킨 여자는 숲 속의 혼자 지내는 무리 리더의 라식수술이라는 속임수에 빠져 장님이 된다. 그녀는 눈을 멀게 됨과 동시에 근시라는 서로의 공통점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녀는 자신과의 공통점을 잃어버린 남자가 당연히 자신을 떠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남자는 떠나지 않는다. 리더를 죽인 후 그는 여자를 데리고 도시로 오는 것에 성공한다.

마지막에 남자주인공은 자신의 눈 또한 보이지 않게 만들겠다며 스테이크 칼을 들고 화장실로 간다. 영화는 거기서 끝이 난다. 그가 그의 눈을 칼로 찔러 장인이 되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가 눈을 찌르지 않았으리라 짐작한다. 그가 눈을 찌르지 않고 비로소 공통점이 없지만 그런 점 또한 서로 보완해주며 사는 것, 타인을 위하는 마음이 진정으로 완성되는 것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 더 랍스터 : 네이버 영화 스틸컷

이유가 있는, 공통점이 있는 사랑 또한 사랑이며, 이유가 없고 공통점이 없는 것도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것은 사람이 느끼는 감정 중 가장 구역을 나누기 쉽지 않은 감정이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둘 사이의 관계가 사랑이라는 이름이 붙여지는 순간부터 공통점, 차이점을 말하기보다는 서로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암울한 이 영화는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가 눈을 찌르든 찌르지 않든 간에 그는 그 여자를 진심으로 생각해줄 것이고,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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