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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좌] #14. Alex Prager의 군중

[디아티스트매거진=강태욱]

  사막  (By 오스탕스 블루)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으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외롭다. 현대 사회가 헤쳐나가야 할 수 많은 과제 중 하나는 ‘군중 속의 외로움’이 아닐까 싶다. 인류 역사 이래, 가장 많은 인구가 지구에 살고 있고 가장 촘촘한 내적, 외적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 개인의 외로움의 크기는 거대한 맹수처럼 우리를 압도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생각에 ‘얼마나 사회성이 부족하면 그런 생각을 해?’ 라는 말을 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나, 모든 사람들이 충분히 사교적인 것은 아니며, 현대 사회가 외로움에 상처받고 있음은 기정사실이라 생각된다.

오늘은 Face in the Crowd 연작으로 유명한 Alex Prager의 작품을 통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사진을 찍는 방법이나 테크닉에서 벗어나서 사진의 의미에 대해 음미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의 작품에 대한 필자의 생각이 일반적인 작품 해설과 다른 점들이 있을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작품을 보고 느낀 바를 주관적으로 서술한 것이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았으면 한다.

#1. Alex Prager의 Face in the Crowd 연작

제목에서 어느정도 예상되는 바는 있다. 얼굴이란 것은 사람마다 고유하다(물론 쌍둥이는 논외로 하고). 하지만 그 고유함의 홍수인 군중 속에서 개인은 언제까지 유일할 수 있을까? 마치 눈사태에 매몰된 한 떨기의 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Alex Prager은 자신의 연작에서 이 질문에 대한 자신의 대답을 시각적 표현을 통해 느낌있게 표현하고 있는듯 하다. 

   
▲ ⓒ Alex Prager

처음으로 주목할 만한 점은 많은 사람들이 한 프레임 안에 들어가 있지만, 작품마다 중심이 되는, 눈길을 끄는 한 명이 있다는 것이다. 주변 인물들에 비하여 더 밝은 피부톤이나 화려한 머리 색, 혹은 튀는 옷을 통해서 사진 내에서 돋보이는 한 명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연출은 ‘개인’이라는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시각화하기 위한 장치로 보여진다. 뻔한 구성이라 보여질 수도 있겠으나, 그만큼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반증이라 생각되는 부분이다.

또한 위 작품에서, 오직 ‘그녀’만이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수 많은 사람들의 걸음에 묻혀 뒤돌아갈 수 없다. 획일적인 가치에 목말라하고,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우리의 인생에게 던지는 ‘회의’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러한 함의도 명확한 연출로써 드러난다.

   
▲ ⓒ Alex Prager

이 사진은 비교적 멀리서 군중을 촬영한 구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전의 작품보다는 몰입도가 덜한 면은 있지만, 그만큼 군중을 조감하는 방식으로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또한 눈치 챘을지도 모르지만,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도심에서 무작위로 촬영된 사람들이 아니라 엑스트라로 고용된 수 백명의 사람들이다.

개인적인 시각에서 위 사진의 바닥이 마치 체스판처럼 느껴지기도 하였다. 체스의 말들을 사람이라고 한다면, 체스에는 유닛마다 역할이 정해져있어 정해진 패턴대로 움직여야만 하며, 킹에서 폰까지 귀천이 존재한다. 현대 사회의 물질만능주의에 물든 사회상과, 각자의 위치에서 창의성을 버린 채 같은 방식대로 살아가는 우리들을 풍자하는 장치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유추해본다.

   
▲ ⓒ Alex Prager

이 사진은 프레임 안의 프레임을 둠으로써 재미있는 구성을 이끌어냈다. 거울을 통해 대상을 담아내거나, 무언가를 통해서 보는듯한 느낌으로 화면 안에 새로운 프레임을 만드는 것은 자주 시도 되는 연출이다. 다만 이 작품에서는 창문의 배치가 일반적인 모양이 아니기 때문에 참신하다. 그 안에서도 우측에 있는 파란 옷의 금발 여인도 ‘개인’으로써 돋보이고 있다.

#FIN.

예술은 때때로 ‘현실을 반영하는 호수’의 역할을 한다. 현대 사회는 외로움에 목졸려 질식하고 있다. 그러한 현실을 지속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예술의 역할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그 호수에 비친 우리의 외로운 현실을 보고 나르키소스처럼 그 잔상에 휘말려 물속으로 침잠할 것인지, 다시 일어서서 떨쳐버릴지는 예술 작품을 보고 선택해야 할 우리들의 몫이 아닌가 싶다. Prager가 남긴 작품에 대한 코멘트로 마무리 하도록 하겠다.

“I wanted to take an intimate look at an individual surrounded by a sea of strangers – and how it feels to get lost in that crowd and become anonymous”, Prager s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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