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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일곱 살 때까지 서울 금호동에서 살았어요. 금호동은 서울의 중심에 위치해있어서 재개발을 거쳐 최근에는 부유한 사람들이 많이 몰리게 되었는데 제가 살았던 당시에는 달동네였습니다. 드라마 <서울의 달>의 배경이 되기도 한 동네였죠. 판자로 지어진 집은 아니었으나, 주택 지하방에서 다섯 식구가 셋방살이를 했어요. 지방에서 젊은 나이에 서울로 올라와 가정을 꾸린 부모님은 세 딸을 낳고 갖은 고생을 하며 꾸려나가셨어요.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부모님께서 십여 년을 근검절약하신 습관덕분에 우리 가족은 달동네를 벗어나 인천에 삼십여 평 아파트로 이사하게 되었어요.
부모님 전 상서를 쓰자면 장편소설 분량으로도 부족해 생략할게요. 대신, 고된 일 끝에 포장마차에서 돼지껍데기에 소주 한잔하는 사람들이 부러웠지만 가족들을 생각하면 그 돈도 아까워 그냥 지나쳤던 한 남자의 젊은 시절, 그리고 한창 꾸밀 나이에 세 딸을 낳고 추운 겨울이면 온수가 나오지 않는 집에서 손에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빨래를 하고 밥을 짓던 한 여자. 한때는 청춘에 대한 꿈을 그리며 상경했을 이 남자와 여자가 바로 저희 부모님이세요. 그리고 지금은 자식들 다 키워서 내보내고 두 분이 제2의 신혼생활을 즐기고 계십니다.
누구나 예술가이자 순간이 작품이 된다고 생각하는 서른살의 작가 이수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