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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손장난, 발버둥치는 사람들 <라스트 홈>

   
 

[디아티스트 매거진=박동수]

미국은 승자에 의해 세워진 나라이다.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나라가 아닌, 승자의, 승자를 위한, 승자에 의한 나라이다. 100명이 있으면 단 한 명만이 방주에 탈 수 있고 나머지 99명은 가라앉는 곳이다. 영화 <라스트 홈> 속 부동산 중개업자 릭 카버(마이클 섀넌)의 대사이다. 돈, 법, 규율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승자들이 만들고 승자들이 독식하는 것이 현재의 미국이다. 2016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아담 맥케이 감독의 <빅 쇼트>가 현재의 미국을 만든 주동자들, 승자(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면 승자인)들을 조명한 영화라면, 라민 바흐러니 감독의 <라스트 홈>(원제 99 홈스)은 나머지 99명에 카메라를 돌린 영화이다.

   
 

어찌 보면 <빅 쇼트>의 후속편처럼 보인다. <빅 쇼트>에서 몇몇 인물들이 서브프라임 사태 예측을 위해 직접 답사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답사 대상이 된 지역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라스트 홈>의 이야기이다. 영화는 플로리다에 사는 건설 노동자 데니스 내쉬(앤드류 가필드)를 주인공으로 한다. 내쉬는 초등학생인 아들과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데니스의 부모님 때부터 살아오던 집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을 갚지 못해 은행에 차압되고, 내쉬의 교외의 모텔에서 생활하게 된다. 집을 다시 위해 일을 찾던 내쉬는 우연히 자신을 내쫓은 부동산 중개업자 릭 카버를 만나고, 그의 밑에서 일을 시작한다. 가족들 모르게 일하는 내쉬는 자신이 내쫓겼을 때처럼 다른 사람들을 내쫓으며 법의 허점을 이용해 돈을 긁어모으고, 차압당한 집을 다시 되찾는다. 그러나 우연히 가족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분노한 가족과 내쉬는 갈등을 겪는다.

   
▲ <라스트 홈> 스틸컷

<라스트 홈>은 세계금융위기라는 거대한 파도를 맞은 개미들을 조명한다. <빅 쇼트>에서 월가의 거물들이 각자가 살아남을 구멍을 만들어 놓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개미처럼 작고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은 파도에 휩쓸려 가라앉는 99명이 된다. 릭은 거물들이 탄 방주에 매달린 개미핥기랄까. 10채, 100채, 1000채까지 법의 구멍을 이용해 개미들의 집을 쓸어버린다.

물론 릭에게도 이유는 있다. 법의 구멍을 이용함으로써 정부와 은행에 엿을 먹인다는 생각으로 일을 한다. 어릴 적 건설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사고로 죽고, 회사가 보험금까지 떼먹은 이후로 독기를 품고 성공한 인물이다. 그리고 내쉬는 방주에 탄 1명이 될 것인지, 가라앉은 99명이 될 것인지 선택하라는 릭에 말에 선뜻 제안을 수락한다.

   
▲ <라스트 홈> 스틸컷

이렇게 일을 시작한 내쉬에게 릭은 “부동산에서 감정을 제외하라”고 반복해서 강조한다. “저 곳은 집이 아닌 상자일뿐이다. 작은 상자, 큰 상자가 있고 우린 그 것을 팔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차압당했던 집으로 돌아가려는 내쉬에게 굳이 그 작은 집으로 돌아가지 말고 자신의 집 하나, 엄마 집 하나, 아들 집 하나씩 마련하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들은 내쉬의 가족은 큰 수영장이 딸리고 대리석이 깔리고 세련된 고급 가구들이 널린 집을 거부한다. 그들에게 집이란 돈 벌이 수단이다 단순히 주(住)를 해결하는 곳이 아니다. 대를 이어 살아온 곳이고, 삶의 터전이고,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어떻게 감정을 배제하겠는가?

<라스트 홈>은 결국 집으로 돈장난을 친 사람들에게, 집을 잃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돈 놓고 돈 먹는 그들의 장난질에 힘없는 개미들은 휩쓸려 가라앉는다. 또 생존을 위해 개미들끼리 물어뜯게 만든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희생되어 홈리스가 된 사람들은 미국에서만 대략 300~400만 명이라고 한다. 이런, 반도를 벗어나도 지옥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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