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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예술학을 공부하고 있는 스물세 살 송지원

   
 

기억나는 순간은 무수히 많지만 그중 가장 의미 있게 기억에 남는 순간은 엄마에게 ‘엄마가 되어주겠다.’는 약속을 한 날이었어요. 기울어져 가는 집안에서 무뚝뚝하고 바쁜 할머니, 할아버지를 대신해서 혼자 동생들을 돌보면서 맏딸 노릇을 했던 우리 엄마.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의 따뜻한 보살핌이나 정을 많이 느껴본 적이 없어, 엄마 딸인 나한테는 엄마의 사랑을 많이 주고 싶었다는 우리 엄마.

대학생이 되어 처음으로 엄마와 같이 술을 마시던 날, 평소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잘 하시지 않던 우리 엄마가 처음으로 해준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  그때 처음으로 문득 그런 생각을 했어요. ‘아, 원더우먼인 줄 알았던 우리 엄마도 그냥 평범한 여자구나. 엄마도 나같이 상처 잘 받는 여린 사람이구나.’ 그렇게 처음 듣는 엄마의 이야기에 마음 한편이 무거웠지만 그래서 엄마가 더 고마웠어요. 엄마는 제대로 받아본 적 없는 사랑을 제게는 주려고 노력하는 엄마의 마음이 고맙고 한편으로는 안쓰러웠거든요. 그리고 그날 저는 다짐했어요. ‘이제 내가 엄마의 엄마가 되어 그동안 엄마한테 받은 사랑을 돌려주겠다.’고요. 사실 요즘은 스스로가 그때의 다짐을 잘 지키지 못하는 것 같아 엄마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많지만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하려고요.
 
대학에서 예술학을 공부하고 있는 스물세 살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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