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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인물이 함께 그려가는 큰 그림 영화 <스포트라이트>

   
▲ <스포트라이트> 포스터

[디아티스트 매거진=박동수]

*스포일러 주의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지난 2002년 보스턴 글로브에서 보도한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 아동 성추행 사건’을 다룬다. 아니, 사건을 취재해 세상에 알린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 팀(집중취재팀)의 이야기를 다룬다. 보스턴 글로브에 새로 부임한 국장 마티 배런(리브 슈바이버)는 스포트라이트 팀의 팀장 월터 로빈슨(마이클 키튼)에게 한 신부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다시 파볼 것을 제안한다. 월터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같은 팀원 마이크 레젠데스(마크 러팔로), 샤샤 파이퍼(레이첼 맥아담스), 맷 캐롤(브라이언 다이시 제임스)와 함께 취재를 시작한다. 스포트라이트 팀은 파면 팔수록 감자 넝쿨마냥 더 많은 혐의들이 드러나고, 뭔가 거대한 사건이 은폐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하지만 교회를 비롯한 사람들의 압력으로 취재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 팀은 이에 굴하지 않고 취재를 이어간다.

   
▲ <스포트라이트> 스틸컷

굉장히 깔끔한 영화다. 자극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충격적인 재연 장면도 없고, 스포트라이트 팀 안에서의 큰 갈등이나 신파도 없다. 이 사건은 보스턴 안에서만 70명의 가톨릭 신부들이 아동을 성폭행한 사건인데도 말이다. 그저 스포트라이트 팀이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만을 그린다. 카메라는 항상 거의 같은 비중으로 등장하는 네 명의 스포트라이트 팀을 뒤쫓고, 관객들이 접하는 정보는 스포트라이트 팀이 접하는 정보뿐이다. 영화는 스포트라이트 팀이 얻는 정보를 가지고 관객들도 함께 취재하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때문에 권력이 그들을 막았을 때의 압박감과 무력감이 관객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과거 제보자의 제보를 무시하고 덮어버리고선 잊어버렸다는 월터의 고백이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모두가 알아야 될 사건이라고 열정적으로 취재하던 자신이 과거에 단신 하나로 사건을 덮어버렸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순간, 스포트라이트 팀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비슷한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건들을 가볍게 다루고 잊어버렸나. 게다가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들은 기자다. 부당한 사건을 세상에 알리고, 잘못된 사실들을 바로잡는 것이 그들의 일이다. 그런 그들이 자신의 직업윤리/직업정신을 망각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충격은 꽤 잔잔한 영화에 톤 안에서도 큰 파동을 일으킨다.

   
▲ <스포트라이트> 스틸컷

엔딩의 자막은 자극적인 사건의 씁쓸한 결말과 함께 스포트라이트 팀과 같은 직업윤리/직업정신을 가진 이들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려준다. 가톨릭 신부들의 만행을 덮으려던 추기경은 결국 잘 먹고 잘 살고 있고, 같은 사건이 일어난 지역을 알려주는 자막은 스크린을 가득 채운 글씨가 4~5차례나 넘어갈 정도로 많다. 보스턴 글로브 스포트라이트 팀이 없었다면 이 사건이 제대로 세상에 알려졌을까? <스포트라이트>는 언론이 해야 될, 언론이 가져야할 태도에 대한 가장 뛰어난 영화 중 한편이다. 영화를 보고 언론이란 본래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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