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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좌] #6. 노이즈는 적이 아니다

[디아티스트매거진=강태욱]

#1. 하이엔드 카메라의 일상화

카메라 광학기술이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신제품 바디나 렌즈가 나올 때마다 탑재되는 기능들을 보면 놀랍기 그지없다. 최근에는 미러리스 카메라까지도 풀프레임 시스템을 도입하여 왠만한 DSLR 중급기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주면서 기능적, 편의적, 디자인적 요소들이 극한을 향해 가고있다. 또한 열악한 상황에서도 최고의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기능들이 추가되고, 이미지 상의 조그마한 결점 하나조차도 용인하지 않을 정도로 사진 애호가들의 눈은 날카로워졌다. 

하지만 이러한 하이엔드 기종들의 보편화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발전에 한계를 지어버리는듯하다. 이렇게 반문할 수도 것이다. “기존에 사진을 찍기 힘들었던 상황들에서 이미지를 얻을 수 있게 된것은 오히려 더 큰 가능성에 다가가는 것 아닌가? 라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은 고퀄리티 이미지의 망상에 사로잡혀있다. 온라인에서는 더 가관이다. 미세한 차이점 밖에 없는 고급 기종 사이에서 급을 나누고 잡티 하나로 카메라의 성능을 평가절하 하기까지 한다. 개인적으로 그러한 사람들 중 그토록 미세한 차이를 이용할 만한 전문가가 있다고도 생각되지 않는다.

#2. 노이즈 억제력?

“노이즈 억제력”. 카메라 성능 리뷰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분이다. 주변이 어두운 상황에서 ISO값을 높이 올렸을 때 얼마나 적은 노이즈가 발생하는가 하는 점이다. 사실 노이즈라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의도되지 않은 결점이다. 그리고 노이즈를 의도한다고 할지라도 촬영 당시에는 노이즈를 최소화하고 후보정을 할 때 노이즈를 주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이즈 억제력이 좋은 기기를 선택하고, 보통의 상황에서는 노이즈가 없는 깨끗한 이미지를 찍어내고 특정한 상황에서 노이즈를 주고 싶을 때에도 비교적 깨끗한 이미지를 얻은 뒤 후보정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일 것이다.

여기서 묻고 싶다. “삼각대는 안쓰십니까?” 라고. 애초에 결점없는 이미지(Flawless Image)를 추구할 정도의 정성이라면 손으로 들고 찍으면서 ISO를 400~800 이상 높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 이상의 ISO를 사용해야 한다면 무조건 삼각대를 사용하여 ISO를 100~200으로 맞추어 찍는것이 프로페셔널이다. 그런데 ISO를 6400까지 올려놓고 이 카메라는 노이즈가 이만큼인데, 저 기종은 더 많으니 처음 것을 사야한다 라고 하는 논리는 억지이다. 애초에 대전제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대형 인화를 하는 상업사진이나 전시사진을 하는 사람이 아닌 한, 중고급기 이상의 풀프레임 바디는 어떤것을 써도 무방하다. 오히려 그정도 레벨의 기종에서는 이미지 퀄리티보다도 ‘기동성’이나 ‘편의성’ 등을 고려하여 장비를 선택한다.

#3. 노이즈, 계속 보면 사랑스럽다.

노이즈가 없는 사진이 잘 찍은 사진이 아니다. 항상 강조되는 것이지만, 사진의 느낌이 중요한 것이지 광학기술적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노이즈 투성이 사진일지라도 좋은 작품으로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 오히려 최근에는 옛날 사진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이즈를 추가로 넣기도 하고, 질감을 살리기 위해 없는 노이즈를 적용하기도 한다. 디지털 카메라의 매끈한 질감이 촌스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노이즈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할 때가 많다.

또 다른 예로,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전에 가보면 20세기에 찍은 사진들을 소개할 때가 많은데, 대부분의 오래된 사진들이 노이즈 투성이의 사진이다. 하지만 그 사진들을 보고 떨어지는 작품이라고 말하는 사람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과거의 카메라 성능이 낮다는 것을 감안하고 노이즈를 용인해주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노이즈가 많을지라도 객관적으로 훌륭한 이미지들이다. 일전에 찍은 몇 장의 사진들을 보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 푸켓 피피섬, 2015년 8월, 작가 : 강태욱 (본인)

태국 피피섬에서 찍은 롱테일 보트의 사진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사진을 찍은 날의 날씨가 매우 좋았다는 점이다. 하늘은 새파랗고, 바닷물은 에메랄드 빛에, 구름도 새하얀 멋진 날씨였다. 하지만 흑백으로 사진을 보정하고, 더 많은 콘트라스트와 노이즈를 추가하였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 역동적이고 거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노이즈 없이 쨍한 사진보다 이처럼 더 샤프하면서 노이즈를 가미한 풍경의 이미지가 훨씬 더 다이나믹한 재미가 있다.

   
▲ 화담숲, 2015년 9월, 작가 : 강태욱 (본인)

이 또한 의도적으로 노이즈 효과를 추가하였다. 아련하면서도 오래된 느낌이 잘 살아날 수 있었다. 

   
▲ 윤도현 콘서트, 2015년 7월, 작가 : 강태욱 (본인)

가수 윤도현씨의 콘서트에서 찍은 사진이다. 심지어 이 사진은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퀄리티가 조악하기 그지없었고, 어두운 콘서트장에서 엄청난 노이즈가 발생하였다. 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의도된 노이즈였기 때문이다. 높은 화질의 풀프레임 DSLR이 아닐지라도, 노이즈를 작품의 일부로 응용했을 때는 장비가 중요하지 않게 된다. 충분히 원하는 느낌의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FIN. 마무리하며…

높은 퀄리티의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다. 높은 해상도의 사진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무결점에 집착하다보면 사진 본연의 의미를 잃을 수 있다. 사진은 시각매체이고,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떻게 보여지는가’ 이다. 따라서 사진에서 조그마한 광학적 결점을 찾아내는것 보다는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하고, 그것을 사진의 느낌을 통해서 구현하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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