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THE ARTIST MAGAZINE | ||
[디아티스트매거진=도혜린]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거장 ‘스탠리 큐브릭’을 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현대카드의 19 번째 컬처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이번 <스탠리 큐브릭 전>은, 이전에도 <팀버튼 전>을 통해 영화 관련 전시를 현대카드와 함께 주최한 적이 있는 서울시립미술관 2층과 3층에서 2015년 11월 29일부터 2016년 3월 13일까지 열리게 된다. 이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순수 미술 뿐만 아니라, 영화나 건축, 디자인 등 다양한 예술 장르들을 통해 현대미술의 탈장르적이고 융복합적인 특성을 살리고 대중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각각의 전시장들은 그의 영화 내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소재들을 설치 작품으로 공간 내에 재구성하거나, 영화에서 사용된 특수 효과를 소개하거나, 그의 영상을 짧게 편집해 보여 주는 등 그의 작품 13편을 관람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 |
||
| ▲ ⓒTHE ARTIST MAGAZINE | ||
영화 감독으로서 스탠리 큐브릭은 NASA가 달착륙을 이루기도 전인 1968년, 최초로 완벽에 가까운 SF 영화인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를 연출하면서, 이후 우주와 SF 관련 영화의 선구자이자 지침으로 인정받게 된다. 게다가 그는 SF 외에도, 코미디, 로맨스, 액션, 공포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창작 활동을 벌인다. 대표적으로 나를 포함한 대중들에게는 최근 인기 여가수 사태로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소아 성애를 다루는 <롤리타(1962)>, 핵 전쟁을 블랙 코미디로 풍자한 <닥터 스트레인지러브(1964)>, 개인적인 차원에서 국가적인 차원에까지 미치는 폭력의 순환을 심오하게 다루는 <시계태엽오렌지(1971)> 등이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 전시를 통해 알게 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배리 린든(1975)>으로, 18세기 영국 귀족 사회의 시대상을 반영한 것이다. 전시 설명에 의하면 큐브릭은 호가스의 <유행에 따른 결혼 연작> 등, 당시의 바로크, 로코코 회화들을 바탕으로 영화를 제작했으며, 당시 분위기를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촛불과 자연광 이외에는 어떠한 인공 조명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장면마다 회화를 직접 오마주 삼았으며, 영상미 자체도 회화적인 요소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스탠리 큐브릭은 미술관에 전시되기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 |
||
| ▲ ⓒTHE ARTIST MAGAZINE | ||
이처럼 탁월한 영상미를 통해 다양한 장르로 인간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스탠리 큐브릭’은 20세기 최고의 감독이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후기 작품과 유작인 <폴 메탈 자켓(1987)>, <아이즈 와이드 셧(1999)> 두 편 만이 정식으로 개봉됐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전시를 통해 작고한 거장 큐브릭에 대한 국내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이는 CGV에서 ‘스탠리 큐브릭 상영회’라는 이름으로 그의 작품이 재개봉되는 기염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 기회를 통해 나도 영화관의 큰 스크린을 통해 <시계태엽오렌지>를 다시 관람할 수 있었는데,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 세계와 철학을 공부한 이후에 다시 영화를 보니까, 이전에는 마냥 잔인하고 폭력적으로만 보였던 영화의 예술적인 디테일들이 눈에 들어오는 등 감회가 남달랐다. 게다가 재개봉 영화 관람객들에게는 전시회 티켓을 증정하는 마케팅도 영화 애호가들을 미술관으로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방법이라고 여겨졌다. 유난히도 추운 올 겨울, 방 안에서 그의 영화를 ‘복습’한 뒤, 날이 좀 풀리면 연인과 친구와 함께 서울시립미술관을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