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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추가된 오프닝과 에필로그

   
▲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메인 포스터

[디아티스트 메거진=박동수]

*스포일러 있음.

*언급된 대사는 실제와 다름. 그 맥락만 맞게 가져옴.

우민호 감독이 <내부자들>의 흥행공약으로 내세웠던 감독판이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이란 제목으로 개봉했다. 감독판에 추가된 분량은 대략 50분으로 상당히 파격적인 선택이다. 최초 편집본은 3시간 40분에 이르는 대장정이었다고 한다.(극장판의 상영시간은 2시간 10분이다) 리들리 스콘의 <킹덤 오브 헤븐> 감독판을 떠올리게 만드는 결정이다. 극장판과 감독판을 모두 본 입장으로서,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감독판이 더욱 만족스러웠다. 스토리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디테일한 부분과 아예 삭제됐던 장면들에 부여된 의미들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추가된 장면은 몇 가지로 추릴 수 있다. 오프닝에서 안상구(이병헌)와 기자의 인터뷰 장면, 안상구와 이강희 논설주간(백윤식)의 과거, 연예기획사 사장으로서 안상구의 모습, 우장훈 검사(조승우)의 경찰 시절, 고기자(김대명)과 이강희가 만나는 장면, 조국일보 편집부장(김의성)이 진행하는 회의 장면, 마지막 수감된 백윤식이 누군가와 통화하는 에필로그 정도가 크게 눈에 띄는 추가 장면들이다. 목록을 보면 알겠지만 역시나 최대 수혜자는 이병헌과 백윤식, 그리고 김의성이다.(김의성이 연기한 편집부장은 극장판에선 통편집 됐었다)

   
▲ 안상구(이병헌)와 이강희(백윤식

새로 추가된 장면들은 극중 대사나 뉴스로만 언급되고 지나갔던 뒷이야기들을 자세하게 풀어준다. 그 중 안상구의 연예기획사 사장 시절 장면처럼 스토리 진행상 큰 의미가 없는 장면들도 있고, 고기자와 이강희가 만나는 장면처럼 불친절한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설명해주는 장면들도 있다. <내부자들>이라는 영화 자체가 굉장히 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복잡한 인물관계도를 바탕으로 한다. 배급사에서 개봉 전에 미리 인물관계도를 만들어 홍보에 사용했을 정도이다. 때문에 <내부자들>은 누군가에겐 너무나도 복잡해 설명이 필요한 영화이고, 이런 장르에 익숙한 누군가에겐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영화일 것이다. 개인적인 성향은 후자에 가깝지만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의 설명조의 장면들이 크게 거슬리진 않았다. 오히려 세 주연배우와 탄탄한 조연들에 연기 덕분에 더욱 몰입감 있고 즐거운 감상이 가능했다.

새로 추가된 장면의 핵심은 오프닝과 엔딩이다. 안상구의 폭로 기자회견으로 시작하던 극장판과는 다르게 기자회견 전(인지 후인지는 모르겠다)의 안상구와 한 기자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왜 폭로를 생각했냐는 기자의 물음에 안상구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차이나타운>을 언급한다. “영화에서 잭 니콜슨이 코가 날아가서 그런 짓을 저지른 것 아니냐. 나도 정의, 복수 그런 것 관심 없다. 내 손모가지가 날아가서 폭로한 것이다.”라고 <차이나타운> 속 잭 니콜슨의 상황과 자신의 상황을 병치시켜 말한다. 이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이라는 ‘영화’의 오프닝으로써 굉장히 짜릿한 느낌을 준다. ‘이 영화는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과 사건들을 고발하는 영화입니다’라는 스탠스를 취하기 전에 ‘이것은 영화입니다’라는 전제를 관객들에게 주입한다. 그 결과 관객들은 우민호 감독이 준비한 롤러코스터에 탑승하게 된다. 롤러코스터에서 가장 살 떨리는 순간이 낙하의 지점으로 올라가는 과정이다. 새롭게 추가된 이 장면은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에서 바로 그 역할을 해준다. 씁쓸한 맛 대신 자극을 먼저 주입하는 것이다.

   
▲ 이강희와 조국일보 편집국의 회의모습

오프닝이 관객들에게 ‘이것은 영화입니다’라는 전제를 주입했다면, 수감된 이강희의 롱테이크로 진행되는 에필로그는 관객들을 현실로 다시 소환한다. 에필로그는 수감된 이강희가 안상구와 같은 의수를 끼고 담배를 피며 한 통의 전화를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강희에게 다시 일해 볼 생각이 없냐는 제안이다. 이강희는 제안에 이렇게 답한다. “어차피 대중들은 다 잊어버립니다. 그들에게 정치, 연예, 스캔들은 안주거리일 뿐이에요. 씹다가 질리면 새로운 안주거리를 찾습니다.” 오른손이 없어 글을 쓸 수 있냐는 질문엔 “까짓것 왼손으로 쓰면 되죠.”라고 대답한다. 이강희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씩 듣다 보면 관객들은 어느새 영화에서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내부자들>의 이야기가 단지 영화 속 이야기에서 그치는 것일까?’ ‘영화가 극장에 걸려 있을 때만 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 다양한 의문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극장을 나섰다.

우민호 감독은 두 가지 선택을 관객에게 제시한다. 오프닝의 이야기처럼 <내부자들>을 단지 영화로만 받아들일 것인가. 에필로그에서 이강희가 언급하는 대중들처럼 행동하길 거부하고 그들이 뿌린 것이 아닌 진짜 팩트를 찾을 것인가. 영화가 던지는 질문들은 관객들에게 씁쓸함을 남김과 동시에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은 완벽한 영화도, 최고의 오락거리도 아니다. <베테랑>처럼 누군가의 눈에는 불편해 보일 수 있다.(이미 몇몇 높은 분들은 SNS로 불편함을 표했다) 하지만 촤상급의 오락과 함께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은 현재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중요하게 보인다. 아니, 매우 중요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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