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정인태] 평소에 인디밴드를 접할 기회가 없는 나로서는 이번 콘서트는 특별한 기회였다. 평소에 인디밴드의 음악은 너무나 취향이 강하게 반영되기에 개인마다 받아들이는 편차가 클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편견이 깨졌던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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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성 6인조 프로젝트 밴드 ‘씽씽’ | ||
씽씽은 국악을 편곡해서 부르는데 퍼포먼스가 매우 강렬했다. 보컬 남자 두 명 모두 여장을 하고 진짜 여자 한분과 노래를 하는데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컬투의 느낌과 비슷했다. 편안하면서 재미있었다. 국악 특유의 꺾임이 밴드의 반주와 섞이면서 또 다른 느낌이었다. 가사전달은 전혀 되는 것 같지 않았지만-판소리 가락이 아무래도 내게 아직 생소하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퍼포먼스와 특유의 복고풍스러운 구성진 리듬은 신나게 놀기엔 제격이었다. 불렀던 곡들 중에서는 그나마 ‘창부타령’이 가사전달이 되면서도 리듬이 신났는데 다행히(?) 유튜브에서도 창부타령만을 겨우 찾아낼 수 있었다. 가사도 한글인데 왜 이리 안 들리는지..네이버에서 원곡(?)의 가사 한 소절만 찾을 수 있었다.
↑동영상링크_씽씽 – 창부타령
사랑 사랑 사랑이라니, 사랑이란게 무엇인가,
알다가도 모를 사랑, 믿다가도 속는 사랑, 오목조목 알뜰 사랑, 왈칵달칵 싸움 사랑,
무월삼경(無月三更) 깊은 사랑, 공산야월(空山夜月) 달밝은데 이별한 님 그린 사랑,
이내간장 다 녹이고, 지긋지긋이 애태운 사랑, 남의 정만 뺏어가고 줄줄 모르는 얄민 사랑,
이사랑 저사랑 다 버리고 아무도 몰래 호젓이 만나 소근소근 은근 사랑,
얼시구 좋다 내사랑이지 사랑 사랑 참 사랑아.
[네이버 지식백과] 창부타령 [倡夫打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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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10년째 활동 중인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 ||
씽씽이 옛 우리 이야기인 국악 판소리를 기반으로 새롭게 편곡 하였다면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이하 구남)는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느꼈던, 깨달았던 것들을 가사로 풀어내는데, 삶을 관조하는 듯한 노래가사가 많다. 자신이 노인이 되면 어떤 느낌일까 해서 오히려 그때가 기다려진다며 불렀던 ‘노인생각’, 몇 년 전 아침 뉴스에서 집 근처의 교통사고 사망 소식을 보고 허무함을 느껴 생각하다보니 지구가 망가져 가고 있다는 생각에 만든 ‘사과’, 상쾌할 수 없는 현대의 젊은이들을 위로하며 만든 ‘젊은이’ 등등 청년의 관점에서 청년의 삶에 대해 느낀 것들, 생각한 것들을 그저 관조하듯 나열하는 것뿐인데 독특하고 신선한 관점이었다. 아니 오히려 황당할 정도였다.
↑동영상링크_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사과
사과는 빨갛고 윤기 나는 게 제일 맛있고
사람은 그저 괜히 마음 가는 사람이 좋고
우주는 너무너무 멀어서 암것도 할 말이 없고
술맛은 아리따운 여인이랑 마실 때가 최고지
무거운 기분으로 평생을 살아왔지만 나도 모르게
사람들 허무하게 사라지는 거 보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인지
음악은 가끔은 내 마음 위로해주지만 그것도 별로
지구가 막을 수도 없이 빠르게 빠르게 망가져가고 있다며…
특히 이 ‘사과’의 가사를 보면 사과에서 시작해서 우주 얘기도 나왔다가 예쁜 여자 얘기도 했다가 허무하게 사라지는 사람들 얘기로 빠지면서 허무주의에 빠지기도 한다. 처음에 사과 얘기는 왜 꺼낸 지도 알 수 없을 정도에, 제목도 사과인 게, 지구에 사과하는 건지, 태어나서 미안하다는 사과인지 모르겠을 노랜데 이렇게 오지랖 넘치게 걱정 많고 고민하는 게 내 삶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 같다. 음악을 하면서도 음악은 가끔 위로가 될 뿐이고 허무한 감정이 크지만 그래도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도 나 또한 미술을 하면서 그다지 즐겁진 않고, 가끔 현실을 잊거나 포장할 수 있게 해주는 매체일 뿐이라는 생각도 들곤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나름 꾸준히(?) 작업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알고 보니 올해 10주년이라는 구남은 4년마다 앨범을 내서 10주년인데 이제 3집이고, 2집 이후에 키보드 김나언 씨를 객원에서 정규로 영입했다는데 개인적으로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생각이…들면서 나는 왜 이제서야 이 밴드들을 알게 되었나, 2013년 ‘밴드의 시대’에도 출연했던 밴드인데..아쉬운 생각도 들고, 어쨌든 이제서라도 알게 되서 좋아하는 밴드가 생겨서 감사하고, 유튜브 영상을 보니 실제로 공연을 보는게 역시 진리다 생각이 들었다. 두 밴드의 2시간 반의 스탠딩 콘서트가 끝나고 나가면서 나언 씨에게 사진을 조심스레 부탁드렸는데 너무 흔쾌히 찍자고 하셔서 또 감사했던 공연이었다.
(같이 찍은 사진은 들뜬 내 얼굴이 부끄러워 차마 올리지 못하고 활짝 웃는 나언씨 사진으로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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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키보드를 맡고 있는 김나언 (사진 출처_ galaxyjessi 인스타그램)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