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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2015 한국영화 Choice 5

  [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2015년의 한국영화는 단순 흥행 수치로만 봤을 때도 상당히 풍성했다.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 이 세 개나 되는 영화가 천만관객을 돌파했으니 분명히 2015년의 한국영화는 절대 하향곡선은 아니었다. 한국영화는 기류를 한 번 타기 시작하면 그 기류에 따라 그에 비슷한 영화가 다수 탄생한다. 2000년대 주름잡았던 조폭영화, 코미디영화들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2015년은 이러한 한국영화의 기류를 완벽히 거부했다. 즉 다양한 콘텐츠를 먼저 제시하고 잘 살려 완성도까지 잃지 않은 영화들이 다수 존재했다. ‘미쓰 와이프’, ‘히말라야’, ‘더 폰’, ‘뷰티 인사이드’, ‘사도’ 등 자신들만의 색과 콘텐츠를 살려 호평을 받은 2015년 한국영화들이 많았다. 이들보다도 더 앞서고 좋은 질로써 2015년 한국영화의 대표작으로 거듭난 그 다섯 영화를 다시 짚어보겠다.

   
▲ ‘암살’ 스틸컷

  암살

  올해는 광복 70년이다. 이는 영화계뿐만 아니라 문화계, 역사학계 등 사회 전반적으로 대만한국 국민이라면 반드시 인지해야하는 부분이고 긍정적으로 잘 실현시켜야 하는 콘텐츠의 소재다. 모든 사회전반적인 면에서 구분을 막론하고 광복 70년이라는 콘텐츠를 가장 잘 살린 영역의 매체는 한국영화의 ‘암살’일 것이다. 물론 ‘암살’ 속 모든 내용과 등장인물이 전부는 아니다. 영화기에 영화를 바라보는 이들이 모든 것을 사실에 입각하여 만들라고는 주문하지 않는다. 광복 70년이라는 민족문화적 콘텐츠의 혼이 음해되지 않는 선에서 허구적 영화가 탄생하기를 바란다. 이 선을 잘 지킨 영화가 ‘암살’이었던 것이다. 대한민국 민족이라면 가지는 일제강점기의 상처를 해소시켜주는 정서를 적당히 살려냈다. 이뿐만이 아니라 마냥 민족적 정서에만 기대 영화를 만들지 않고 전지현, 하정우, 이정재, 조진웅 등의 명품배우들의 도움으로 최동훈 감독은 특유의 세밀한 서사전개풀이를 그려내 자신만의 영화제작 색깔 또한 잃지 않았던 것이다. 광복 70년이라는 구미가 당기는 민족문화적 소재를 잘 끌어 당겨 자신의 영화세계 또한 정확히 구축하는데 성공한 최동훈 감독의 ‘암살’ 2015년의 한국영화 대표작에 아니 꼽을 수 없다.

   
▲ ‘베테랑’ 스틸컷

  베테랑

  2015년을 대표하는 한국영화들의 또 하나 두드러지는 특징 중에 하나가 서로 런닝메이트 관계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쌍이 ‘암살’과 ‘베테랑’, ‘대호’, ‘히말랴야’이다. 이 두 쌍은 서로의 관객 수를 뺏어가는 형국이 아닌 둘 중 하나의 영화를 선택한 관객은 한국영화의 높은 완성도에 반해 동시에 다른 영화도 보게끔 하는 런닝메이트가 가지는 긍정적 효과를 보였다. ‘암살’의 런닝메이트가 ‘베테랑’였다. ‘베테랑’은 ‘암살’과 달리 문제작이라면 문제작이었다. 류승완 감독 특유의 액션감성, 상황상황 터지는 오달수의 오락연기가 돋보였지만 결국 ‘베테랑’ 속에 드러나는 주제는 현 대한민국 사회 속에서 존재하고 있던 갑과 을의 불편한 진실을 꼬집고 있던 것이다. 이 자체만으로 ‘베테랑’만의 독자적 콘텐츠와 힘을 가지게 됐다. 사회의 문제를 꼬집는 영화들은 많았다. 하지만 그 문제를 꼬집겠다는 의도가 지나쳐 영화의 완성도를 잃는 경우가 다반수였다. 하지만 ‘베테랑’은 그렇지 않았다. 액션이면 액션, 시나리오면 시나리오, 오락이면 오락, 연기면 연기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문제적 영화임에도 완성도를 잃지 않은 ‘베테랑’, 감히 2015년 최고의 수작이라 평하고 싶다.

   
▲ ‘동창회의 목적’ 스틸컷

  동창회의 목적

  이제 영화를 영화관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시대는 끝났다. 무슨 말이냐면, 대기업과 결부되어있는 상영관 배급은 비교적 소자본으로 영화를 만들어내고 홍보수단이 부족한 영화 제작진들에게 얻어내기란 어려운 현실이다. 이런 어려운 현실이 2013년 디지털 TV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집에서도 극장개봉과 동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VOD IPTV 시대가 열리면서 작은 영화들이 숨을 쉴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 것이다. 2015년도 이 흐름을 이어받았다. IPTV 영화들이 활개를 치면서 소자본 영화들의 질 또한 상당 수준 상향됐다. 고급화된 IPTV 영화의 선두주자격이 ‘동창회의 목적’이었다. 이미 제목부터 위험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그렇게 그 상상이 많이 벗어나지 않게 이야기가 전개되며 예상되는 곳곳에 노출씬이 배치되어있다. 하지만 그 곳곳의 배치가 뻔하지 않고 기대 이상의 연기와 몰입을 보여줘 그저 노출에만 편중돼있는 다른 성인물과는 수준이 다른 영화적 완성도를 보였다. 대자본의 재정적 지원을 받지만 영화 완성도는 극히 떨어지는 영화들이 상영관에 걸려있는 경우도 우리는 수차례 맛보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기분이 언짢은 그런 영화들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동창회의 목적’은 그 반대의 감정을 보였다. 주 무대가 IPTV 시장임에도 다른 상영관 영화보다 우수한 질을 보여준 ‘동창회의 목적’ 숨은 2015년 한국영화의 쾌거다.

   
▲ ‘검은 사제들’ 스틸컷

  검은 사제들

  앞서 말했듯이 2015년은 새로운 콘텐츠를 향한 한국영화의 도전이 돋보였던 한 해였다. 어쩌면 보수적인 대한민국 문화권에서 시도하기 힘든, 먼저 이런 소재를 다룬 영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나름의 완성도를 보인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그 영화가 ‘검은 사제들’이었다. ‘검은 사제들’은 ‘엑소시스트’가 기념비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장르, 오컬트 영화다. 한국형 오컬트 영화를 만든다는 것, 한국형을 떠나서 오컬트 영화의 인식이 이미 ‘엑소시스트’의 인상이 너무나도 강했기에 감히 시도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비록 전체적인 구조는 ‘엑소시스트’와 흡사하다. 하지만 그 흡사한 구조 속에서 한국영화만이 보일 수 있는 매력을 달리 보였다. 김윤식과 강동원이라는 대중배우가 감히 연기하기 부담스러울 법한 오컬트 영화의 주연으로 나서는 도전을 몸소 보였고 그 뒤에 박소담이라는 2015년 또 한 명의 신인배우가 몸에 악령이 깃든 김윤식과 강동원의 연기보다 더 힘든 연기를 소화해주었다. 그리고 한국의 어두운 거리과 한국 카톨릭 종교 안에서만 보일 수 있는 공기까지. 비록 한국형 ‘엑소시스트’라 불릴 법도 하지만 한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기념비적인 오컬트 영화라 또 달리 불릴만 했다. 부담스러운 영으로의 도전을 거뜬히 해낸 ‘검은 사제들’, 2015년을 ‘한국영화, 새로운 콘텐츠로의 도전’이라 평할만하게 든든한 한 축을 구축하고 있는 ‘검은 사제들’이다.

   
▲ ‘대호’ 스틸컷

  대호

  ‘암살’은 광복 70주년, ‘베테랑’은 한국사회의 문제성, ‘동창회의 목적’은 새로운 IPTV의 시장 침투, ‘검은 사제들’은 오컬트 영화의 도전, 이렇게 각자의 독자 콘텐츠를 확보했다면 ‘대호’는 한반도 문화권이기에 한반도 문화권에서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이해할 수 있는 전설적 설화를 겨울이란 계절에 정확히 접목시키는 고도의 콘텐츠를 영화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대호’의 포스터의 전면엔 주연 최민식의 얼굴이 반쯤 보인다. 하지만 ‘대호’는 최민식이 주연이래도 최민식 홀로 영화를 이끌지 않는다. 그래도 최민식의 의심할 수 없는 연기는 변함 없었지만 최민식 주변부에서 정만식, 김상호, 라미란 그리고 탁월한 연기를 보여준 아역 송유빈까지 한국영화의 높은 연기력을 여지없이 증명해주었다. 또 한 명의 배우도 있었다. 소위 칭하는 김대호 씨. 최민식과 감정을 가장 많이 교류하고 나눈 배우는 CG로 탄생하긴 했지만 영화를 최민식만큼이나 중추적으로 이끈 호랑이 대호의 움직임과 존재감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이말은 즉 다시 말해 한국영화의 CG 수준이 상당부분 상승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호가 일본군을 섬멸하는 장면은 피가 튀었지만 더 감상하고 싶을 정도로 몰입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그 대호가 지리산을 지켜야하는 이유, 일본군에 맞서 싸워야 하는 이유 마지막으로 다른 누구도 아닌 최민식이 연기한 천만덕에게 죽어야 하는 이유, 이 모든 이유를 대한민국 관객이라면 한반도 특유의 호랑이가 가지는 전설적 의미를 이해하기에 그 이유들 또한 이어 이해할 수 있었다. 어깨너머로만 듣고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구전으로만 듣던 전설의 이야기를 우리는 영화 ‘대호’가 펼치는 갈색과 흰색, 거친 질감이 펼쳐진 지리산 겨울 속에서 오감으로 가히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2015년의 한국영화 마무리를 ‘대호’는 이렇게 잘 마무리 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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