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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 앤 나이트>

<데이 앤 나이트>

-낮과 밤은 언제나 공평하다.

[디아티스트매거진=김진아] 다양성의 홍수에서 선택장애를 겪어야 하는 시기는 비단 회사원들의 점심시간만은 아닐 것이다. 개봉작은 물론이고 개봉 후의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갖은 매체들 또한 선택장애의 증상을 확실히 느끼게 해주는 어려운 대상이다. 그래서 최대한 무언가를 단순화 시키는 작업을 시작으로 선택의 영역을 좁혀나가곤 하는데 이번 영화 <Day and night>는 19금, 유럽영화의 키워드만으로 선택된 영화이다. 가끔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와 한국의 정서적 교류를 벗어나 전혀 다른 세계에 대한 욕정이 생기는데 이번에는 19금에 대한 욕정까지 동반한 모양이다.

   
▲ ⓒ네이버 영화

    앞서 19금이라고 언급했던 이 영화는 결론적으로 여대생 매춘부들의 이야기이고 거리낌없이 옷을 벗으며 온 종류의 섹스를 해대지만 결코 야한 영화가 아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이 영화의 평은 다소 험담에 가깝다. ‘여대생이라기엔 50대 같다’ ‘전혀 재미있지 않다. 5분만에 영화를 꺼버렸다’ 등등 물론 이 영화를 선택한 이 모두가 19금의 짜릿하고 묘한 감정을 기대했으리라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 영화는 재밌는 영화는 아니다. 그리고 전혀 묘한 감정과 야릇한 기분으로 이끌어 가지도 않는다. 그냥 이 영화는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느 여대생들처럼 하고 싶고 가지고 싶은 것들이 많은 리아(안나 로트)와 한나(막달레나 크론슐레거)는 자신들이 평범하게 일해서 버는 돈에 불만이 많다. 더 많은 돈을 쉽고 빨리 벌고 싶은 그녀들은 매춘부 일을 시작한다. 일의 강도와 형태를 알 수 없었던 이들은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면서 동시에 기대와 흥분감으로 함께 일을 시작한다. 일을 시작한 한나는 시끄럽고 병적으로 난잡해 보이는 한 남자의 벌거벗은 몸을 첫 상대하며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그리고 그녀에게 쥐어지는 돈. 언제든지 원하면 그만 둘 수 있으리라 믿었던 그녀들을 올가미 없이 옭는 그 도구는 그녀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게 된다.

   
▲ ⓒ네이버 영화

    이 영화는 어설픈 사회적 시선을 결합하지 않아 인상적이다. 이것은 영화가 만들어진 오스트리아가 성매매가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이지만 전적으로 그녀들의 도덕심이나 수치심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는 이 영화는 여러 가지 장치를 통해서 합법이지만 부도덕적인 그 세계에서 그녀들을 빼내오려 설득하고 있다. 어느 순간 차곡히 쌓여가는 지폐를 보면서 그녀들은 정상적이지 않은 윤락에 빠져 자신을 잃는 위험한 지경에 이른다. 그리고 그녀들을 환기시키는 역할로 리아에겐 클라우스, 한나에겐 하랄이 투입된다. 이 두 남자는 각각 국제법과 미술사수업이라는 학업적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리아와 한나는 그들에게 구애를 받고 호감을 느끼지만 자신이 하는 일을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고 결국 자기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엇나가기 시작한다. “뭐 어때? 난 이대로의 삶이 좋아. 돈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그녀들의 생각이 그들의 감정으로부터 분열되기 시작한다. 그 분열은 정신으로 침투하여 리아와 한나는 매우 위험한 지경에 이른다.

   
▲ ⓒ네이버 영화

    이 영화는 외설? 예술? 이라는 굴레에 갇힌다. 전혀 섹시하지도 않고 정사신을 단 한번도 에로틱하게 보여주지 않은 이 영화가 외설이라니? 단지 여대생의 심리에만 초점을 맞추어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 영화가 외설과 싸우고 있다니? 벗은 여성의 몸의 적나라한 등장과 성기노출은 이제 더 이상 영화를 예술 밖으로 쫓아낼 근거가 되지 못한다. 이제 더 이상 감독이 꼭 필요한 장면이었다고 변명할 필요가 없어졌다.(그것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수준이 아니라면)

   
▲ ⓒ네이버 영화

    영화는 그녀들을 개과천선의 길로 인도하지 않는다. 그녀들의 긴 인생 중에 찰나 같은 그 순간은 악행이 아니었기 때문에 깊은 반성과 도덕심의 회귀, 자존감의 상승 같은 긍정적인 효과들을 강요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리아와 한나가 생각을 고쳐먹고 새로운 인생을 살도록 응원할 필요도, 그것들을 기대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마치, 그녀들의 찰나를 기록하는 다큐와 같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녀들의 인생을 평가할 필요가 없다. 그것이 이 영화가 재미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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