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고1 때까지, 17년 동안 가동과 나동 밖에 없는 작은 아파트에서 살았어요. 제가 빠른 96인데 그 아파트도 96년도에 태어난 아파트였어요. 제가 살고 있는 나동 뒤엔 큰 은행나무, 단풍나무 길이 넓게 펼쳐져 있었는데 주말이면 저와 제 친구들은 이른 아침부터 자전거 타고 그 길을 달렸어요.
그러다 배가 출출하면 근처 문방구에 가서 군것질거리를 사서 같이 나눠 먹고, 다시 술래잡기를 시작해서 오전 내내 여기 숨었다 저기 숨었다 온 동네를 뛰어다니다 보면 어김없이 근처 복성 반점에서 자장면 만드는 냄새가 제 코끝까지 찾아왔어요.
“아! 점심시간이다.” 그러면 또 집에 달려가 점심으로 자장면 먹고 싶다고 엄마를 졸라 결국 점심으로 자장면을 배부르게 먹고 한숨 자고 나면 어느새 하루가 지나갔었죠. 가끔 사는 게 참 팍팍하다 싶을 때마다 그때를 떠올리면 이상하게 웃음이 지어져요. 그때 참 행복했구나 하고요.
가구 디자인을 공부하는 스물한 살 남희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