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조재형] 국가를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수단들이 있다. 수많은 요소들 중에서 경찰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치안담당 공권력이다. 시민사회가 올바르게 꾸려나가질 수 있도록 사회의 치안, 안전, 질서를 유지한다. 이렇게 우리 삶에 맞닿아있는 경찰을 정작 시민들은 거리감을 느끼고 잘 알지 못 한다. 경찰 홍보물이 즐비해도 하나의 경찰영화만큼 효과가 약한 것은 사실이다. 경찰의 본연의 임무와 사명감으로 사회의 안녕을 지키며 악을 심판해 정의를 구현하는 경찰의 참모습을 담은 영화가 여럿 있었다.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 ‘경찰이 이런 것이구나.’, ‘경찰의 철학이란 이런 것이구나.’ 등의 경찰을 제대로 이해시켜주는 ‘정의구현’ 한국경찰영화 다섯 편을 다시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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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캅스’ 스틸컷 | ||
투캅스
1990년대 한국영화는 수많은 작품과 수많은 장르가 시도된 한국영화의 성장기와도 같은 시기였다. 1990년대 한국영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이끈 배우를 꼽자면 단연코 안성기와 박중훈일 것이다. 안성기와 박중훈을 빼놓고 한국영화의 1990년대를 논할 수 없다. 이런 안성기와 박중훈의 존재감을 완벽히 느낄 수 있는 영화가 ‘투캅스’였다. ‘투캅스’는 장르적인 면만 봤을 때는 1990년대 한국코미디의 대표작으로 손꼽힐 만큼 1990년대 한국영화가 선보이는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한국 정서에 딱 들어맞는 유머코드를 내내 진행해 아주 대표적인 1990년대 한국영화라 손꼽힌다. 하지만 ‘투캅스’가 그런 의미를 가질 수 있게끔 한 결정적인 요소는 설정에 있다. ‘투캅스’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두 명의 형사가 주인공이 된 영화다. 목숨을 내놓고 업에 종사하는 경찰의 표상과는 달리 경찰을 다소 유머러스하게 그려내어 대중과 경찰의 거리감을 좁히는데 한 몫 한 ‘투캅스’다. 가벼운 캐릭터를 유지하는 두 명의 형사 조형사와 강형사는 결국 악을 물리치고 경찰 본연의 임무를 다한다. 1990년대 격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던 한국영화계에서 최강의 콤비 안성기와 박중훈의 연기로 경찰의 정의구현을 선보인 영화 ‘투캅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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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의 적’ 스틸컷 | ||
공공의 적
‘투캅스’에 이어 강우석 감독이 다시 한 번 진득한 경찰영화를 다시 내놓았다. 강철중이라는 안티히어로와 상류층의 악을 대표하는 조규환의 대결을 그린 영화 ‘공공의 적’이었다. 강철중은 영화 시작부터 경찰 자체에 환멸을 느끼고 다른 불법적인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고 생계를 꾸려나가려 했던 그야말로 안티히어로의 전형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강철중은 결국 정의를 구현하는 경찰이었다. 돈을 위해 부모를 죽이고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을 재미로 죽이는 희대의 악 조규환을 검거하기 위해 강철중은 미친 듯이 조규환에 매달린다. 강철중의 집착에 모두가 느낄 수 있다. 그렇게 환멸을 느끼고 타락해버린 형사 강철중을 유지하는 것은 단 하나,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경찰의 사명감 그 하나라는 것을. 최종적으로 내재됐던 강철중의 사명감은 결국 공공의 적 조규환을 검거했고 경찰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었다. ‘공공의 적’을 다 보고나면 하나 남는 것이 있다. 정의는 반드시 악을 이긴다는 것. 이것이 경찰 존재의 이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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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일드 카드’ 스틸컷 | ||
와일드 카드
‘공공의 적’에 이어 또 하나의 진한 경찰영화가 2003년 5월 16일 개봉했다. ‘와일드 카드’는 경찰영화로써 호평을 받았지만 이전의 경찰영화의 계보를 이어오던 ‘투캅스’, ‘공공의 적’과는 다른 경찰의 모습에 주목하여 담아냈다. 물론 ‘와일드 카드’에는 결국 잡아야 할 최종적인 악당무리들이 존재했다. 그 악당무리들을 검거해나가는 과정이 ‘와일드 카드’의 중심 전개다. 하지만 그 전개가 진행되면서 대중들이 알지 못 했던 경찰이 가지는 고충과 시련 그리고 사랑까지 경찰도 사람이고 경찰도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와일드 카드’는 충실히 담아냈다. 경찰 조직 안에서도 서로의 상처를 보듬지 못 하고 발생하는 갈등도 있고, 한 여자를 위해 무대포로 전진하는 형사도 있고, 2차 범행으로 위협받는 경찰의 가족도 있었다. 시민들이 차마 주목하지 못 하는 경찰의 인간성과 이면에 ‘와일드 카드’는 주목했던 것이다. 그 인간적인 형사들은 결국 정의와 원칙으로 악당무리를 전부 검거한다. 물론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말이라 할 수 있겠지만 ‘와일드 카드’는 그 결말까지 다다르는 과정에서 보이는 경찰의 삶, 그것이 있어 좋은 경찰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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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터 소크라테스’ 스틸컷 | ||
미스터 소크라테스
‘미스터 소크라테스’ 주인공 구동혁은 경찰의 신분으로 처음 등장하지 않는다. 눈이 풀린 그저 동네를 방황하는 양아치에 불과했다. 하지만 일순간 조직의 선택으로 교육을 받게 됐고 결국 형사가 수동적으로 돼버렸다. 만들어진 형사가 숨은 조직의 꼭두각시 노릇을 해야 한다는 것 상황이 전개되며 구동혁은 깨닫는다. ‘미스터 소크라테스’의 묘미는 이 전개에 있다. 근본은 양아치인 구동혁이 형사가 된다고 제대로 된 형사노릇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 이 의문을 품은 채 모두가 ‘미스터 소크라테스’를 지켜본다. 구동혁은 형사가 되면서 깨닫는다. 자신은 결국 경찰이라는 것. 경찰 제복을 입은 순간 자신의 뼈에 새겨진 사명감이라는 감정으로 자신을 만들어낸 숨은 조직을 일망타진하고 그야말로 정의를 구현하는 경찰의 모습을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마지막 결말 장면에서 법으로써 악을 응징하는 장면은 가히 경찰에 가장 본질적인 모습이라 아니할 수 없었고, 영화의 제목이 왜 ‘미스터 소크라테스’인지도 이해할 수 있었다. ‘ 다소 삐뚤어진 전개방법으로 경찰을 묘사했지만 그 어긋남 끝에 피어나는 경찰의 본질은 대중들에게 경찰의 긍정적 믿음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 역할을 ‘미스터 소크라테스’가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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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테랑’ 스틸컷 | ||
베테랑
2015년 최고 흥행 수치를 기록한 영화는 ‘베테랑’이다. ‘베테랑’이 왜 2015년 최고 흥행을 기록할 수 있었을까? 대세 배우 유아인이 악을 맡아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오락의 향연? 많은 이유가 도출될 수 있겠지만 한국정서에 딱 들어맞는 갑을 향한 을의 정당한 심판이 녹아있기에 대중들은 ‘2015년 최고 흥행 영화’라는 수식어를 ‘베테랑’에게 붙여준 것 같다. 한국사회에서 돈이 삶의 질을 결정짓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돈으로 타인의 삶까지 해친다면 나아가 그 죄를 모르는 이가 있다면 다른 누구도 아닌 공권력이 올바르게 엄벌해야 한다. 이 의무를 경찰이 지닌 것이다. 경찰 본연의 의무를 놓지 않고 다른 영화적 요소를 복합적으로 섞여 탄생한 작품이 ‘베테랑’인 것이다. ‘베테랑’에서의 선 서도철은 악 조태오에 비해 한없이 하찮은 환경이다. 그저 일개 형사 밖에 되질 않는다. 하지만 서도철은 조태오보다 하찮지 않았다. 선을 지키려는 정의를 구현하려는 그 마음 하나만으로 차근차근 조태오에게 다가가 조태오의 범죄에 어긋나지 않는 경찰의 방식으로 응징한다. 외부환경은 중요하지 않았다. 결국 악은 선을 이길 수 없었다. 이를 반드시 사회적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경찰의 모습을 ‘베테랑’은 그야말로 아주 재밌게 만들어냈다. 경찰영화의 계보를 이은 앞선 작품들도 많았지만 ‘베테랑’은 가장 어려운 상대를 악으로 설정해 그 악을 응징하는데서 오는 올바른 쾌감의 폭을 가장 크게 그려낸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