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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고전이 필요한 때

   
 

[디아티스트매거진=임일웅]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지금.

지금은 과거가 되고, 새로운 지금은 또다시 과거가 된다.

최신 경향에 맞춰진 수많은 음원이 대낮에 친 커튼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빛처럼 쏟아진다. 매체의 발달이 가져온 이러한 음악 시장의 변화는 소비자인 우리들의 선택 폭을 넓혀줬지만, ‘선택 장애’라는 신종 바이러스를 음악에서도 확산시켰다. 무엇을 먹을지에 대해 어떠한 의견도 표하지 않으며, 단지 반대만을 거듭하는 그녀를 납득시킬만한 취향 불문의 전통 깊은 맛집이 있듯, 고급스러운 여러분들의 귀를 즐겁게 해줄 역사 깊은 음악이 여기 있다.

1. Night and Day by Frank Sinatra (1942)

미국 스탠다드 재즈의 바이블이라고 불리우는 Frank Sinatra, 그의 시작과 함께 해보자. 오케스트라 소속가수로서 활동하던 그는 1942년, <Night and Day>라는 이름의 솔로 데뷔 싱글을 발표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Night and Day’는 Frank sinatra의 가창 스타일을 최적화한 곡으로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내게는 당신밖에 없어요‘라는 말을 앞, 뒤, 상하, 좌우 가릴 것 없이 마구마구 돌려 말하고 있다. 그는 선·후천적인 노래 재능과 느끼함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2. Love and Happiness by Al Green (1975)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Stevie wonder와 함께 70년대를 대표하는 보컬리스트인 Al green의 노래 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Love and Happiness. Al green은 세련되고 잘 가다듬어진 보컬은 아니지만, 그 특유의 건조 하면서 빡빡한 목소리가 노래를 귓가에 장시간 맴돌게 한다. 그가 주로 부르는 Soul이라는 장르가 본디 깊은 맛을 내는 음악이기 때문에, 그의 텁텁함을 중화제로 대중에게 균형 잡힌 식감을 전달하는 효과를 낸다. 이러한 그의 목소리로 듣는 Love and Happiness는 ‘사랑과 행복을 대하는 나의 자세’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

3.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by 김건모 (1992)

1992년 한국 가요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국민가수 김건모, 그가 들고나온 음반의 13개의 트랙은 알앤비 가수 Eric benet을 연상시킬 정도로 세련됐다. 리듬 앤 블루스를 지향한 김건모는 알앤비라는 장르가 익숙지 않았던 당시 한국 정서를 고려하여, 발라드를 바탕으로 랩이 섞인 댄스 음악인 ‘잠 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를 타이틀 곡으로 불렀다.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는 ‘요즘 노래’의 공통적인 스타일인 ‘최소화한 멜로디와 의미가 불분명한 단순한 가사’의 초석이라 볼 수 있다. 다만 김건모의 노래는 눈을 감고 음미할 수 있는 가사를 담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추신, 비오는 밤엔 ‘정말로’ 슬픈 노래는 듣고 싶지 않다.

4. Annie by 윤종신 (2000)

최근에는 가수로서의 모습보다 음악 잘 아는 엔터테이너의 모습을 주로 보이는 윤종신, 아티스트임을 지키기 위해 매달 앨범을 발매하는 그의 행보는 대단하다 못해 숭고하다. 누가 뭐래도 아티스트 윤종신의 8집 앨범 ‘헤어진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의 타이틀 곡인 ‘Annie(애니)‘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이름조차 부르지 못하는 어느 소심한 남자의 고백을 담고 있다. 사랑하는 그녀와의 관계가 틀어질까 혹 다시는 얼굴을 보지 못할까 고백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친구들이 여럿 연상된다. 단순히 좋아하고 좋아하는 것만으로 사랑을 이룰 수 없다는, 어찌 보면 매우 서글픈 현실이 윤종신의 목소리로 들으니 더욱 정확하고 또렷하게 다가온다. 이 노래가 사람들에게 널리 전파되어 누군가의 Annie가 진정으로 그 누군가의 그녀가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5. Mornin’ by George Benson & Al Jarreau (2006)

Mornin’은 생존하는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라고 불리는 George benson과 보컬리스트들의아버지 격인 Al jarreau의 협연 앨범인 Givin’it up의 타이틀 곡이다. 본래 Al jarreau의 히트곡으로 유명한 Mornin’이지만, 멜로디에 George benson의 구성진 기타 라인을 얹으니 원곡보다 더욱 손이 많이 간다. 소문난 맛집의 본점보다 깔끔한 인테리어의 분점에 더욱 발걸음이 이끌리는 격이랄까. 제목이 Mornin’인 것이 무색하지 않게 아침에 분주히 움직이며 출근준비를 하는 사람과 그를 위한 식사를 준비하는 사람, 그리고 모두를 배웅하고 홀로 집에 남아 여유를 즐기려고 하는 사람에게까지 산뜻한 기분을 선사한다. 상쾌한 환기는 11시 전후까지라면 그 누구에게나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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