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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추 : 네이버 영화 스틸컷 | ||
[디아티스트매거진=김여은] 사람들은 누구나 떼를 쓴다.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울고불고 조르는 거다. 어린아이들만 떼를 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모든 사람은 연령대를 벗어나서 떼를 쓴다. 물론 모두 다 울고불고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원하는 바를 상대가 들어주길 기다리며, 또 다른 누군가는 용기 있게 직접 말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 결국 떼를 쓰는 거다.
누군가는 말했다. 어린아이가 자신의 나이에 맞지 않게 어른들의 눈치를 살피고 너무 어른스러우면 마음이 아프다고. 그 어린아이는 어린이라는 타이틀에 맞지 않게 떼를 쓰지 않는 거다. 이 마음 아픈 경우는 어른에게도 해당한다. 자신의 의견을 매우 소극적으로 표현하며 항상 참는 사람들은 보기에 마음 아프고 안타깝다. 그러한 경우가 자신의 오만함을 반성하기 위함이라면 말리지 않겠지만, 남들이 보기에도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그러한 것이라면, 정말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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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추 : 네이버 영화 스틸컷 | ||
사람이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기에 얼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솔직히 첫눈에 반하는, 영화 같은 사랑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물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데 있어서는 항상 유동적이고 불확실하여서 아예 없다고는 하지 않겠지만, 나는 솔직히 가능할 거라 믿지 않는다. 72시간 동안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나 그 감정이 사랑이나 그리움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몇 년 동안 그 사람을 기다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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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추 : 네이버 영화 스틸컷 | ||
영화의 제목이 이른 봄(early spring)이었으면 좋겠다. 봄이라는 계절이 사랑의 계절이라는 생각은 너무나 고리타분하지만, 그래도 가을, 겨울보다 덜 쓸쓸한 건 사실이다. 기온이 높으니까. 영화 속의 주인공들이 이른 봄의 3일 동안 처음 만나고 늦은 봄까지 함께 했으면 좋겠다. 그들은 너무나도 쓸쓸해 보인다. 그들의 상황이, 혼자가 익숙해 보이는 분위기가 너무 마음 아프다. 혼자 있는 시간을 여유롭게 즐기는 모습이 아닌, 주변에 마음을 터놓을 누군가가 없어서 그래서 혼자가 익숙한 그들이다. 그런 그들이 굉장한 우연한 확률로 서로를 만났고 서로에게 익숙해졌다. 단지 72시간의 시간 안에. 억지로 상처를 덮어주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서 그들은 서로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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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추 : 네이버 영화 스틸컷 | ||
대사가 거의 없는 이 영화는 그래서인지 더 감정이 직접 느껴진다. 그들의 감정을 말로 옮기고 우리가 받는 것이 아닌 그들의 감정에서 바로 나의 감정으로 전달된다. 대사가 없어서 다른 세세한 눈빛, 손짓, 표정에 집중하게 한다. 많은 사람이 가을을 탄다고 한다. 여름보다 상대적으로 쓸쓸한 가을이, 가을의 쓸쓸함으로 인해 외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가끔 안 좋은 생각이 들 때, 좋은 생각을 해서 떨쳐버리는 시도도 좋지만, 아예 끝까지 내려가 바닥을 치고 나면 다시 올라오는데 쉽고 홀가분한 느낌까지 든다. 바닥을 치는 당신의 여정에 이 영화가 함께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그 여정의 쓸쓸함을 조금은 덜어줄 그런 영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