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김여은] 제목이 틀렸다. 다른 게 아니고 틀린 제목이다. 에브리바디 올라잇(Everybody all right). every가 아니다. everybody except Paul. 불쌍한 정자 기증자 폴만 제외된 올라잇(all right)이다. 생각을 해봤다. 정말 폴이 괜찮을까? 원래 가족을 이루던 사람이 아니었고 오히려 관계를 항상 가볍게 즐겼던 그였으니 이번에도 괜찮을까? 하지만 이번 관계에는 그의 유전자(그가 기증한 정자로 태어난 아이들)가 관련되어있다. 그래도 그는 잠깐 스쳐 가는 인연으로 생각할까?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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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브리바디 올라잇 : 네이버 영화 스틸컷 | ||
사람의 유전자는 굉장히 흥미롭다. 아무런 공통점이 없어도 유전자라는 이유만으로 가족이 되고 평생을 함께 살아간다. 이 영화 속에서 폴은 나머지 인물들과 전혀 연관이 없다. 단지 그의 염색체 반절이 아이들의 몸에 들어가 있을 뿐이다. 레즈비언 가족이 있다. 그들은 십몇 년 전에 정자를 기증받아 각각 아이를 한 명씩 낳았다. 근데 그 고른 정자가 폴의 것이었다. 결국, 그녀들은 한 남자의 자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 아이들이 자신의 생물학적 아빠를 궁금해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폴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애정을 그의 자식들에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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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브리바디 올라잇 : 네이버 영화 스틸컷 | ||
여기까지는 좋았다. 근데 안정적인 레즈비언 가족이 폴의 등장으로 인해 틀어진다. 엄마 중 한 명은 폴과 바람을 피우게 되고, 그걸 알게 된 가족 구성원이 충격에 빠진다. 폴을 잘 따르던 아이들도 그 사실을 알고는 그를 멀리한다. 바람 핀 엄마는 가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찰나의 실수였고 깊게 후회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가족들에게 용서받는다. 그리고 서로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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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브리바디 올라잇 : 네이버 영화 스틸컷 | ||
그러고 영화는 끝이 난다. 굉장히 찝찝하다. 폴은? 폴은 어떻게 된 거지? 그 가족의 관점에서만 보면 단지 정자를 기증한 것뿐인 남자가 들어와서 가정을 헤집고 파괴하려고 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단지 사이좋게 잘 지내려고 했을 뿐이다. 바람을 핀 것에서는 잘못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바람은 혼자 피우는 것이 아니고 서로가 피는 거다. 바람 핀 엄마는 죗값을 치르고 용서를 받았다. 폴은? 어찌 보면 같이 한 행동인데도 누구는 그대로 행복한 가정 안에서 살고 폴은 자신의 아이들을 잃어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유전자제공’만’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는 그 가족에게 그 정도의 소중한 관계가 아니었을 뿐이다. 하지만 좀 더 매끄럽게 얘기하고 결말을 지었으면 더 좋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가정이 파괴되지 않은 것은 정말 다행이다. 하지만 폴에게는 너무 잔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