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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만에 만나는 그의 젊은 날

[디아티스트매거진=김성현] 24년 만에 만나는 백건우의 피아노 속으로

24년 만에 만나는 그의 젊은 날 끈적한 유혹과 끔찍한 절망의 경계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 그는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린다. 세계 10대 신문 중 하나인 프랑스의 ‘르 피가로’는그의 연주를 단순한 해석을 초월한 하나의 마술로 정의한다. 전율을 일으키는 입체감을 지닌 그의 피아니즘을 그들은 ‘신들린 손’으로 표현한다.‘르 피가로’의 평가는 논외로 하더라도 수 많은 유력 언론지와 평론가들이 극찬하는 그를 두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 <피아니스트 백건우>

많은 연주자들이 특정 시대 혹은 특정 작곡가의 작품만을 연주 하는 경우가 많지만 백건우의 경우에는 그 레퍼토리가 굉장히 넓다고 볼 수 있다. 바흐와 베토벤은 물론이고 조금은 낯선 슈톡하우젠과 스크랴빈부터 메시앙까지그의 연주에는 벽이 없다. 그런 그가 1991년 발매했던 음반이 있다.스크랴빈의 전주곡을 필두로 한 피아노 작품집이다.

이 앨범은 프랑스의 단테라는 레이블에서 출시된 이후 프랑스의 유력 음악 잡지인 ‘디아파종’이 최고의 음반에게 수상하고 ‘황금 디아파종상’을 수상했고, 92년에는 프랑스의 ‘르 피가로’가 선정한 92년도 최우수 피아노 연주 앨범으로 선정된 명반 중 명반으로 손꼽힌다.

   
▲ <1991년 발매 된 백건우 연주의 스크랴빈 피아노 작품집>

하지만 많은 클래식 음반이 그렇듯 이 음반역시 절판되었고 이를 구하지 못한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었다. 하지만 24년이 지난 지금 이 앨범은 새롭게 부활하여 우리에게 돌아왔다. 지금은 고희를 넘긴 그의 46살 연주는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올까? 개인적으로는 설레인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심장이 두근거리는 연주’였다.

   
▲ <24년만에 재발매 된 백건우 연주의 스크랴빈 피아노 작품집>

백건우의 아름답고 유려한 연주는 스크랴빈이 낯선 이들에게조차 매혹적이다.스크랴빈의 판타지 소나타 2번과 10번은 물론이고 24개의 전주곡과 악마적 시곡 그리고 3개의 연습곡까지 알찬 구성은 물론이고 연주까지 훌륭하니 리스너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대박’이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곡은 6번과 8번, 9번, 15번과 16번이었다.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는 8번과 15번의 연주가 굉장히 훌륭했다. 8번은 몽환적이고 끈적끈적함의 극치였다. 농염하고 매혹적인 분위기로 유혹하는 그대의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지는 연주였다. 굉장히 ‘야한’ 곡이었다.

   
▲ <작곡가 스크랴빈>

15번은 드뷔시와 슈만이 떠오르는 선율이었다. 따뜻한 봄바람일까? 선선한 가을의 인사일까?
그 어떤 선율보다 안정적이고 차분한 아름다움이 부르는 노래였다. 아무리 음원만으로 음악감상을 하는 시대라지만 음반이 주는 그 특유의 감성은 유일하다. 또한 너무나 쉽게 절판되는 클래식 음반의 특성상 음반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24년 만에 다시금 만나게 된 이 음반은 이 가을날을 함께 하기에 최고의 친구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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