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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 기념 <북한 프로젝트전>

[디아티스트매거진=도혜린] 올해는 광복을 맞은 지 70주년이 된 의미있는 해이다. 그 뿐만 아니라, 약 한 달 전에는 북한과 꽤 심각한 군사적인 갈등이 빚어지면서, 많은 국민들이 초조함과 불안감에 떨기도 했다. 이러한 국가적 상황에 걸맞게 서울 시립 미술관이, 국공립 기관으로서 ‘북한과 통일’을 주제로 새로운 전시를 기획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곳에 발걸음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전시장에 입장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혹시나 이 전시를 다루는 것이 지나치게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 때문에 꺼려지기도 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치적 이데올로기나 국가적 이해관계와는 별개로, 예술 그 자체에 있어서 우리가 그들과 엄연히 같은 민족이고, 지리적으로도 가장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이런 전시가 기획되기 전까지는 유럽이나 미국의 현대 미술보다도 북한의 것을 접하기가 훨씬 더 어렵고, 관심있는 사람들조차 없다는 사실이 조금은 애석하게 느껴졌다.

   
▲ ⓒTHE ARTIST MAGAZINE

<북한 프로젝트전>은 세 개의 파트로 구성이 된다. 먼저 첫 공간에서는 유화나 정치적 선전 용 포스터, 우표 등을 통해 북한의 ‘현재’ 미술 동향을 보여준다. 이 공간에서 가장 생소했던 점은, 이들 그림이 대부분 로날드 드 그로엔이나 빔 반 데어 비즐 등 네덜란드 콜렉터들에 의해 우리나라에 전해졌다는 사실이다. 같은 피를 공유하고, 포스터 속에 담겨있는 텍스트들조차 같은 언어를 공유함에도 불구하고 지구 반 바퀴를 다시 돌아야만 북한의 현재 모습을 담은 그림을 접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나라’라는 수식어가 너무도 와닿는 순간이었다. 그림 자체로만 봤을 때는, 마치 새마을 운동을 하던 시절 우리나라의 포스터나 그림들을 보는 것과 같았는데, 특히 포스터는 더더욱 약 40 년 전으로 시간이 멈춘 것과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화 속에서나 엿볼 수 있었던 그들의 생활 모습이 우리와 그렇게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 ⓒTHE ARTIST MAGAZINE

두 번째 공간은 영국, 중국, 네덜란드 등 해외 사진 작가들이 카메라에 담은 북한의 현재 모습들을 보여준다. 우리가 TV나 기사에서 접하는 북한의 사진과 달리, 이 사진들은 보다 더 넓은 화각으로 북한 대중들을 빼곡히 보여주거나, 인물 하나하나를 클로즈업하는 특별한 기법으로 관람자들의 시각적인 즐거움을 자극했다. 특히 사진들 중에서 행렬 속 북한 군중 안에 ‘개인’은 없다는 북한의 실상을 드러내려는 것도 같아 인상 깊었다. 마지막 섹션은 북한을 주제로 작업하는 우리나라 작가들의 설치, 영상 작업들을 전시하고있다. 처음엔 이런 방대한 스케일의 설치나 현대적인 영상 작업들이 북한 작가들의 것이라고 착각해서 매우 놀랐는데, 국내 작가들이 북한에 대한 예술적 상상과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작업한 것이라는 설명을 듣자, 수많은 젊은 예술가들조차 관심이 있는 키워드인 만큼, 통일이 먼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더 놀라웠다.

   
▲ ⓒTHE ARTIST MAGAZINE

전시장을 나서자, 피아노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도슨트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미술관 한 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이 피아노가 처음에는 <북한 프로젝트전>의 작품 일부인지도 인식을 못한 채, 단지 미술관에 놀러온 어린 아이들을 위해 제공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 피아노는 현들을 휴전선의 철조망으로 개조한 것이며, 오프닝과 광복절에는 철조망의 울림이 만들어내는 둔탁한 소리로 연주도 진행되었다고 한다. 최근 뉴스를 통해 격정적으로만 다루어졌던 ‘북한’이라는 존재가, 이렇게 따뜻하게 다가올 수가 없었다. 물론 통일에서 정치적, 경제적인 문제가 우선일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 얼어붙은 양국의 마음을 진정으로 녹여 하나로 만드는 데에는 문화나 예술만한 것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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