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김소연]
영화 첫 시작 부분에서 2006년과 1988년의 앤 해서웨이가 나올 때 설마 같은 사람일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영화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이 보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렇게 기나긴 세월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 줄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영화 <원 데이(One Day)>. 제목만 보면 흡사 시간을 되돌리는 영화 <이프 온리(If Only,2009)>와 <어바웃타임(About Time,2013)>이 생각난다. 하지만 영화 <원 데이(One Day>는 시간을 되돌리는 판타지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꽤나 현실적인 사랑이야기다.
1988년 7월 15일. 대학교 졸업식 날 두 주인공은 드디어 서로의 존재를 정확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남자주인공 덱스터가 여자주인공 엠마의 이름을 정확히 알게 되었는데, 엠마는 이미 훨씬 전부터 덱스터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그날 둘은 육체적인 교감을 나누려 했지만 엠마가 마음의 준비를 할 때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했고 남자는 기다릴 수 없었다. 하지만 특별했던 그날 밤, 둘은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으며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 |
||
| ▲ 출처_NAVER 영화 | ||
그날로부터 매년 반복되는 7월 15일. 둘은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서로에 대한 안부 인사를 잊지 않는다. 서로의 모습도 그리워한다. 영화에서 연도를 알려주지 않았다면 다음날로 착각할 정도로 1년이라는 세월 동안 둘은 서로의 연락을 끊지 않고 긴밀히 지낸다. 단순히 친한 친구 사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가깝다. 남녀 사이가 친구로 정의될 수 없다는 구문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마치 매일같이 반복되는 매년 7월 15에 둘은 자연스럽게 연락을 하고, 이내 만난다. 그만큼 서로를 매일매일 그리워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영화에서는 왜 1년이 지나는 시점을 7월 15일로 정했을까.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듯한 날짜. 그리고 여름.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해의 반이 지난 7월이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가장 커질 시기라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그리움이 가장 커지는.
![]() |
||
| ▲ 출처_NAVER 영화 | ||
영화 끝 부분은 너무나 안타까웠다. 굳이 덱스터의 두 번째 사랑까지 앗아갈 필요가 있었을까. 관객들에게 여운을 많이 남기려 한 의도가 너무 뻔히 보여 오히려 불편했다.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게 된 덱스터. 그럼에도 그런 아버지가 있어서, 그리고 자신의 곁에 항상 있어 주는 딸이 있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였다. 영원히 혼자일 것만 같았던 덱스터에게 절친한 친구가 참 많다. 이런 점에서 영화는 best friend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제시했다.
20년 동안 한 사람만을 마음에 두고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서로의 본심을 알았을 때 헤어져 버려 너무나 아쉽지만, 기나긴 시간 동안 마음은 늘 함께 있어 주었다.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지 않을까. 하지만 길었던 시간만큼 상실감도 클 것이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만으로 관객은 이미 둘이 사랑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만큼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 |
||
| ▲ 출처_NAVER 영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