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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새를 찾아서 #10

[디아티스트매거진=김선우]이틀 내내 비바람이 요란하게 몰아친 덕분에 집에서 숨죽이듯 가만히 있었는데 일요일 아침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 몇 점이 피어오르고 맑은 햇살이 비추었다.

모리셔스 대부분의 풍경에서 키가 가장 큰 것은 주로 건물이 아닌 야자수들이다. 덕분에 여기서는 매일 매일을 ‘온전한’ 하늘과 마주할 수 있다. 저 멀리서 먹구름이 몰려오는 풍경, 해가 지고 달과 수많은 별이 뜨는 풍경들을.

   
 

날씨도 좋고 주말이고 해서(사실 여기서 나에게 주말이란 의미가 없지만 이런 와중에도 주말 기분을 내 보고 싶은 것이다.) 바다에서 수영을 해 볼 요량으로 아예 수영 반바지와 반팔 티셔츠를 입고, 벤이 빌려준 큰 타올과 주전부리 몇 개, 읽을 책만 챙기고서 집을 나섰다. 집에서 40분 정도 걸어가면 ‘르 쿠벳 퍼블릭 비치’가 나오는데, 대형 리조트들이 모리셔스의 좋은 해변은 전부 차지하겠다고 난리 통인 이 곳에서 다행히도 살아남은(?) 아름다운 공공 해변이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해변에는 놀러온 유럽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리시안들도 가족단위로 피크닉을 온 모습이 많이 보였다. 나는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백사장 한 가운데에 짐을 풀고, 윗도리를 훌러덩 벗고 바로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 모리셔스의 지금 계절이 아무리 겨울이라지만 하루 종일 수영을 해도 될 정도로 수온은 따뜻했고, 몸이 파랗게 물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바다 색깔이 예뻤다. 입에 짠물이 가득해질 때 까지 수영을 하고, 백사장에 드러누워 책을 읽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어디선가 통통거리는 젬베와 북소리가 울려 퍼진다. 해변에 피크닉을 온 인도계 모리시안 가족들이 흥이 났는지 악기를 연주하며 덩실덩실 춤을 춘다. 그러다가 파랗던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스콜(squall)이 지나간다. 마치 인터미션 같은 스콜이 지나간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해변의 축제는 다시 시작된다. 정말로 눈이 내리고 바다가 얼어붙는 겨울이 오지 않는 한, 이곳의 축제는 언제까지고 계속 될 것 같다.

   
▲ 도도새 드로잉, 종이에 수채, 2015,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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