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유럽현대미술전- Bonjour La France 공식 포스터 | ||
[디아티스트매거진=장소영]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이번 전시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프랑스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유럽현대미술전이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주목 받고 있는 작가 22명이 참여하며 전시는 총 4개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색과 형상’, ‘교감(交感)’, ‘아우라’, ‘나르치스와 골드문트’가 그것이다.
색과 형상의 테마에서는 추상과 구상의 사이에서 색과 선의 조합으로 감성을 건드리며 회화 그 자체의 본질에 대해 질문한다. 교감 테마는 작품을 시각적, 언어적, 참여적 요소를 통해 관객과의 감각적 교감을 시도한다. 발터 벤야민은 기술 재생산 시대에 아우라의 상실이 예술의 대중성을 이끌어내고 예술의 민주주의를 발달시키는데 기여한다고 주장했다. 아우라 테마에서는 복제와 유통이 이미 발달된 이 시대에 예술에 대한 숭배적 가치는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질문한다. 마지막으로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테마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말한다. 이성을 상징하는 나르치스와 감성을 상징하는 골드문트 서로 다른 성향의 두 주인공의 삶을 통해 이성과 감성의 대립을 나타낸 작품이다. 이 테마에서는 이성의 영역인 기술과 감성의 영역인 예술의 조화를 보여준다.
![]() |
||
| ▲ ⓒ다니엘 퍼만, CAROLINE, 2014년 | ||
필자가 흥미롭게 보았던 작품들 중 하나인 다니엘 퍼만의 작품이다. 옷을 벗는 동작인지 입는 동작인지 모를 한 여성이 전시장 한 귀퉁이에 기대어있다. 그의 작품은 이렇듯 확실히 부동적인 자세라기 보다 어느 순간의 포착이다. 인체의 비례나 머리카락 등 극도로 리얼하고 섬세하게 표현한다. 낯설다. 어떻게 보면 약간 소름 끼치기도 하다. 현대는 과연 과거에 이렇게까지 인간의 육체에 관심이 많았던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육체에 대한 이미지가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왜 그의 작품이 흔히 접하는 인체의 이미지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에서 낯섦 혹은 어떠한 친숙한 공포감을 느끼는 것일까.
그의 작품은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처럼 혹은 더 실재처럼 인식되는 오브제이다. 심리학자 에른스트가 호프만의 소설을 분석하면서 도입했던 언캐니(Uncanny)를 느끼는 것이다. “살아있는 듯한 존재가 정말로 살아 있는지, 혹은 그 반대로 생명없는 대상이 실은 살아있는게 아닌지”의 의심스러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또한 이 오브제는 역설적으로 집이 아닌 의외의 공간에서 행동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존재하는 공간과 시간에 대해 재인식하게 함으로써 이러한 친숙한 낯섦을 선사한다.
현대미술은 사조의 흐름보다 각 작가가 이미지의 언어로써 들려주는 스토리를 따라가면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이 전시는 프랑스 현대미술은 물론 유럽 현대미술로서 사회, 역사, 문화에 대해 어떤 시선과 태도를 견지해 왔는가 알 수 있었다. 누보레알리즘의 대표작가인 니키 드 생 팔을 비롯한 플럭서스에 속해있던 벤 이외의 제이알, 오를랑, 다니엘 퍼만과 같은 동시대 작가들까지 망라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현대미술: 친애하는 당신에게>展은 오는 10월 11일까지 전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