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디아티스트

연애세포가 살아나는 달달한 로맨틱코미디

[디아티스트매거진=김주희] “What’s your Number?”
 

영화를 소개하기에 앞서, 내가 지금까지 몇 명의 이성을 만나보았는지 잠시 떠올려보자. 장난처럼 짧게 만난 사람부터 시작해서, 그래도 그 순간에는 세기의 연인이 된 것 마냥 절절하게 사랑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만일 생각나는 사람이 없다면… 글이 시작되자마자 다짜고짜 이런 제안을 해서 진심으로 유감이다. 그러나 앞으로 도래할 우리의 미래에는 분명히 수많은 이성이 존재하고 있고, 많은 기회가 잠재되어 있다. 어쨌든 과연 이 지구상의 수많은 이성 중에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오늘 소개할 <당신은 몇번째인가요?>가 바로 이러한 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는 영화이다.

주인공 앨리는 잡지에서 한 여자의 결혼 전 데이트 상대가 10.5명 정도 된다는 기사를 보게 된다. 그 사실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앨리는 자신이 만나온 남성의 명단을 노트에 적어보기 시작하고, 자신이 지금까지 무려 19명의 남자를 만났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따라올자가 없는 이 화려한 이력이 무색하게도 앨리는 곧 있을 동생의 결혼식에 동행할 남자친구조차 없는 상황. 갑자기 진정한 사랑에 대해 고민하고, 상대를 찾아나서야 하는 상황에 빠지고 만다.

   
▲ ⓒ<당신은 몇번째인가요?> 스틸컷

앨리는 친구들과의 자리에서 이제 20번째 남자에게 정착하겠다고 호탕하게 선언해버린다. 그러나 역시 술이 웬수라고, 곧바로 자신의 옛 상사와 실수를 하게 되어 20번째 명단이 채워지고 만다. 어처구니없는 것도 잠시, 앨리는 대책을 고민하다가 일명 ‘구남친’ 중 누군가와 재회하면 20명 중에서 결혼을 하게 되는 것이라는, 나름대로 그럴듯한 아이디어를 내게 된다. 과거의 남자들을 찾는 과정에서 앞집 이웃 콜린이 앨리의 지난 남자친구들을 찾는데 도움을 주지만, 기억도 가물가물한 옛사랑들을 다시 찾아 나서는 여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과연 앨리는 진정한 20번째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옛사랑 찾기에 상당한 시간과 정성을 투자한 앨리의 노력이 결국에는 그녀 앞에 완벽한 남자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상받는다. 그러나 앨리는 곧 내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주고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내 모든 것을 받아들여 주는 사람, 그토록 사방팔방 찾아 헤매던 진정한 사랑이 실은 바로 자신의 가장 가까이에 있음을 깨닫는다. 어쩌면 정말 뻔한 메시지를 던지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막상 영화를 보고 곱씹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영화는 우리가 평소에 뻔한 메시지라고 넘어갔던 메시지들에 천천히 머무르며 실은 그것이 진리임을 보여준다.

Being in love means being yourself.

<데이지의 결혼식 축하 연설 중 中>

앨리가 마지막에 찾게 된 사랑이 결코 객관적으로 근사한 상대는 아니다. 그러나 옛사랑들을 한 명 한 명 수소문하며 눈으로 확인한 그녀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남자이기에, 그는 앨리에게 그 누구보다 가장 근사한 상대가 맞다고 본다. 앨리가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깨닫자마자 영화는 끝난다. 연애는 일단 시작하고 까봐야 아는 것이지만, 진짜 사랑할 수 있는 상대를 찾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사랑은 충분히 아름답고 ‘해피’하다.

*연애를 시작하고자 하는 언니 앨리와 전혀 다른 상황으로 함께 흘러가는, 동생 데이지의 결혼 과정 또한 영화 속 사랑스러운 포인트다.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