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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사과 쏜애플(Thorn Apple)

   
▲ 심재현(베이스,좌) 윤성현(보컬,중) 방요셉(드럼,우)

[디아티스트매거진=김혁준]

필자는 밴드를 한다. 대학교 밴드인데 실력 있는 사람들을 만나 원곡과는 다르게 표현하는 재미와 즉석에서 솔로를 만들어내는 사람들 덕에 순간순간 몸서리를 치곤 한다. 쏜애플 이야기에 갑자기 웬 글쓴이 이야기를 하나 싶지만 쏜애플의 보컬 윤성현이 같은 밴드였다. 지금도 가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음악을, 인생을 엿본다.

사과에 가시가 돋쳐있다. 뾰족뾰족 정도가 아닌 성게마냥 틈이 없이. 이 가시는 타인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 한다. 그러나 이 가시도 타인이 없다면 그 존재가치를 잃기마련. 결국 타자와 관계 없이는 드러날 수 밖에 없는 불완정성, 그것이 바로 쏜애플의 의미다.

쏜애플은 현재까지 2개의 앨범을 냈다.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의 1집 리마스터링 앨범,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와 2집 ‘이상기후’. 국카스텐이 자신들의 앨범을 설명한 표현을 빌리자면 쏜애플 또한 1집은 증상의 발견과 호소, 2집은 관조와 의도를 더 띤다. 앨범을 들을 때는 곡 단위로 듣지 않고 앨범 단위로 들으라고 쏜애플은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곡 하나하나가 함의하는 바는 앨범단위로 연결되어 하나의 서사가 된다. 2집 ‘남극’부터 ‘물가의 라이온’까지 윤성현이 말하는 ‘생존’, ’살아남기’가 다양한 양태로 담겨 있다.

‘살아있는 너의 밤’ 

이 곡은 사랑에 더 적합하지만, 영화 <트라이브>를 떠오르게 한다. 6분 37초의 긴 음악 속에 살아있는 기승전결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서 주인공이 캐비닛으로 자고 있는 모두를 내리찍어 버리는 것처럼 처참하다. 그리고 잔혹한 만큼 아름답다.

-오늘 어쩌면 너를 어딘가에 묻고 올지도 몰라

-기어코 나를 파먹고 그만 그만 나를 못 살게 해 

-그러니 부디 내일은 살아나지 말아줘

쏜애플의 장점은 윤성현의 보컬과 탄탄한 세션 실력이라고 볼 수 있지만, 우선 말하고 싶은 것은 여리다 하면 여릴 수 있는 섬세한 감성이다. 일전에 윤성현의 트위터에 올라오고 지금까지 회자되는 말이 있다. “빌어먹을 소녀적 센티멘탈리티를 경계하자.” 이 말인즉슨 중성적 목소리가 가미된 감성은 소녀적 센티멘탈리티를 필히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자칫하면 진부할 수 있는 그것을 포장하는 사람이 윤성현이고 그로 인해 그의 소재와 표현들은 객체화된다. 관계를 맺으며 살아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기에 음악이 추상적이고 자전적이라 하더라도 제 3자는 저마다의 해석을 첨가할 여지와 공간이 있다. 사실 이 앨범들에 대한 평론가들의 평을 보며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그만큼 이 음악이 듣는이 속에 들어갔다 나왔을 때, 이 음악은 무엇이다! 라고 말하는 것보다 저마다의 해석을 굳이 언어로 남겨놓지 않는 것이 좋다.

‘시퍼런 봄’ 

백치 도입부 ‘가지 말아요’는 이 곡을 끝까지 듣게 만드는 힘이 있을 만큼 강렬하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을 만한 곡은 ‘시퍼런 봄’ ‘아지랑이’ ‘이유’ 일테나 이 곡만큼 도입부에 큰 영향을 받은 곡은 없다. 버금가는 것은 ‘낯선 열대’의 이를 우짤꼬 정도랄까. 다 들으라는 소리다. 

-어떤 말을 해도 이제 우린 그저 너와 내가 되어버렸네 (백치 中)

   
▲ 어려운 달 ⓒ쏜애플

진입장벽은 높을 수 있으나 넘기면 하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음악. 

쏜애플은 밴드 세션도 말하는 것 같이 들린다. 가사 때문인 탓도 있고 보컬 뒤에 보컬 없이 세션들이 나오는 구조를 자주 띠어서 그럴 수 도 있다. 1집은 세션이 음률의 연장선처럼 들리고 2집은 가사의 연장선 같이 느껴지는 앨범. 어떤 예술작품의 대한 설명을 다시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켜놓은 듯하다. 곡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탁월함을 베이스(심재현)과 드럼(방요셉) 그리고 지금은 탈퇴한 기타(한승찬)에게서 느낄 수 있다.

시각 예술 부터 다양한 미술 아티스트와의 협업. 음악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의 시각화, 간예술을 통한 예술의 다양화. 콘서트 도중 윤성현의 눈을 뒤집는다든가 순간적으로 크게 떠 흠칫하게 만드는 것 조차 의도적으로 나타나는 표현의 한 종류. 단순히 듣는 예술로 끝나지 않는다. 

아름다움은 익숙함으로부터 온다는 표현을 좋아한다. 아름다움이 결국은 내재된 기호에 의해, 낯선 것이라 하더라도 ‘미’를 느낄 기반은 의도적이던 의도적이지 않던 익숙함으로부터 오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쏜애플은 익숙한 음악을 하는 밴드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름답지 못한 음악을 하는 것도 전혀 아니다. 익숙함을 벗어난 영역이 예술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새로운 익숙함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거나, 익숙함을 압도해버리는 충격 혹은 새로움이다. 결국 이 내재된 본성과 새로움의 조화를 잘 하는 사람을 예술가라고 부른다. 쏜애플은 익숙함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다가올 콘서트와 새로운 앨범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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