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송현진]
정체성 찾기 프로젝트
이 영화를 보는 당신들 중 누군가는 우쭐함을 느낄 수도, 혹은 공감하거나 나아가 찝찝함을 맛볼 수도 있겠다. 필자인 나는? 노코멘트로 하겠다.
일단 영화 제목인 Duff는 ‘지목당한 못생기고 뚱뚱한 친구’라는 의미의 단어다. 남자 주인공인 웨슬리에 따르면 누구나 한 명쯤은 있는 친구로 쉽게 다가가고 말 걸 수 있는 존재란다. 절친이 예쁘고 잘생겼다면 그들을 보호하는 문지기의 역할까지 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도 하고 있으며, 누군가가 더프(Duff)의 멋진 친구에게 접근하고 싶다면 그 전에 이 친근한 더프에게 다가가 사전정보를 캐낼 수도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단다.


제목에서 이미 눈치 챘겠지만 등장인물을 소개하자면 여주인공이 예쁘지가 않다. 날씬하지도 않고 개성도 딱히 없다. 지극히 평범하다. 하지만 주인공의 친구들은 예쁘다. 예전부터 이런 얘기가 있었다. ‘여자들이 남자에게 여자 소개를 해줄 때 자신보다 무조건 예쁘지 않은 친구를 소개시켜준다.’ ‘예쁘지 않은 친구’가 주선자를 더 돋보이게 해주는 존재인 건데 즉, ‘들러리’인 셈이다. 이 영화는 본격 들러리가 주인공이 되는 영화다.

주인공인 고등학생 비앙카는 남학생들의 선망인 케이시와 제스의 절친이다. 케이시는 까무잡잡한 피부에 축구를 즐기며 해킹에 소질이 있는 섹시한, 제스는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가지고 있는 금발이 매력적인 귀여운 학생들이다. 반면 비앙카는 잔인한 영화를 즐기는 모범생이다. 심지어 급식소 아주머니조차 비앙카의 이름만 기억하지 못한다! 물론 자신이 ‘더프’라는 사실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어느 날 이웃이자 친구인 같은 학교 풋볼주장 웨슬리로부터 “너는 더프”라는 돌직구를 듣는다. 그때부터 자신이 더프라는 것을 인정하며 삐딱선을 타는 것도 잠시, 성적이 나빠 주장 자리에서 쫓겨난 웨슬리에게 성적을 올리게 해줄테니 자신을 아주 매력적인 여성으로 변신시켜줄 것을 제안한다. 그도 그럴 것이 비앙카는 토비 터커라는 머릿결을 찰랑거리는 기타 치는 소년에게 푹 빠져있기 때문이었다.

자신에게 딱 맞는 속옷 입어보기, 도발적인 행동 해보기, 처음 보는 남자 번호 따기 등 웨슬리의 트레이닝으로 나름 성과가 생기기 시작했고, 뜻하지 않게(?) 학교에서 인기녀도 되고 토비 터커와 데이트도 하게 된다.
하지만 클라이막스는 있는 법. 이미 비앙카는 웨슬리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낀 상태였고, 자신이 변하긴 했어도 여전히 ‘더프’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더욱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
현재 연재되고 있는 웹툰 <소녀의 세계>에서 주인공 나리는 예쁜 친구들과 다니는 것이 스트레스다. 친구들의 아름다움에 눌려 자칭 ‘친구들을 빛나게 하는 존재’의 삶을 사는 중이다.

비앙카는 이렇게 얘기한다. “남들이 정의해주는 것이 아닌 자신이 자신을 정의해야 한다.”고.
나리는 남들의 객관적인 기준에 맞춘 생활을 하고 있는 거다. 나부터 사랑하라는 얘기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한마디만 하고 싶다.

비앙카는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독자팬들이 생겼고, 풋볼주장이라는 엄청난 스펙의 남자와 연애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