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김성희]
만약 과거로 돌아 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래서 그 지점에서부터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내 인생이 지금 보다 조금 나아질지도 모른단 생각을 가끔 한다. ‘그 일을 했다면, 혹은 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하는 후회 속에서 하는 생각이다.
과거나 미래로 시간을 마음대로 넘나드는 시간 여행자들의 이야기는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꾸준히 사용되는 소재다. 생각해보면 이런 작품의 주인공들은 대개 미래보다는 과거로 돌아가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들은 과거로 돌아가 무언가를 바꾸고, 그로 인해 현재도 바뀌곤 한다. 이런 작품이 많이 생기는 건 , 사람이 ‘후회’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기에 노력하면 바뀔 수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과거는 이미 흘러가 버렸기에, 그걸 되돌릴 수 없기에 사람들은 후회를 하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갈망하는 게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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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나비효과> 포스터 | ||
영화 <나비효과>의 주인공 ‘에반’ 은 운좋게도 일기장을 통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운명 때문인지, 에반은 어릴 때부터 사람을 죽이는 그림을 그리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의사는 일기를 계속해서 써나가라는 조언을 했고, 에반은 성인이 될 때까지 꾸준히 일기를 써나간다. 성인이 된 에반은 나름 즐겁게 대학생활을 하는 듯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릴 적 일기를 보게 되고, 에반은 자신이 일기를 통해 과거의 기억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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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나비효과> 스틸컷 | ||
누구나 그렇듯, 에반이 자라는 과정에서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들이 일어나곤 했다. 에반에겐 꽤나 충격적인 사건들 이었고, 그의 친구들 역시 그랬다. 오랜만에 어릴적 친구 레니를 찾아간 에반은 레니가 과거에 자신과 함께 있을 때 일어났던 일로 인해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알고, 그때로 돌아가 그 일을 바로잡고자 한다.
하지만 과거를 되돌리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가 의도한 일은 성공하더라도, 현재로 돌아온 에반에겐 예상치 못한 결과가 펼쳐진다. 자신이 팔을 잃기도 하고, 첫사랑 켈리나 다른 주변인들이 잘못되기도 한다. 자신의 인생, 혹은 주변인들의 인생을 바로 잡기 위해, 에반은 계속해서 과거로 돌아가 무언가를 바꾸지만, 늘 하나가 괜찮아지면 예상치 못한 다른 것이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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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나비효과> 스틸컷 | ||
‘나비효과’는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이다. 에반이 과거로 돌아가 한 행동은 에반이 바꾸고자 했던 것을 바꿔주기도 하지만, 그것만 바꿔주는 건 아니었다. 에반이 생각지 못한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줬고, 그로 인해 현재까지도 바뀌었다.
총 네가지 버전이 있는 이 영화의 다양한 결말 만큼이나, 삶에는 다양한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매 순간 우리가 하는 선택들에 의해 삶의 방향 또한 결정되어 간다. 우리의 삶은 단절된 하나의 지점들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많은 순간들로 이어져있다. 그래서 하나만을 바꾼다고 해서 전체를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원하는 부분을 바꾼다 해도, 그 이후의 인생이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간다는 보장도 없다. 많은 이들이 원하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음에도, 에반은 뒤틀린 자신의 인생을 바로잡을 수 없었다.
심지어 우리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그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기에 후회와 미련도 큰 것이다. 흘러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어 이 순간은 더욱더 소중하다. 후회되는 일을 최대한 만회해보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과거로 돌아가는 것보단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는 편이 더 쉽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려고 하지 않아도 후회할 일은 계속해서 생길 테지만, 그저 우리는 오늘 이 순간을 충실히 살려는 노력을 할 수 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