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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힙스터=밤을걷는뱀파이어소녀

[디아티스트매거진=주동일]

   
 

수십 년이 지나 지금의 옷을 돌아본다면 – 힙스터가 빠질 수 없을 것이다.

힙스터 : 1940년대 미국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속어로 유행 등 대중의 큰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고유한 패션과 음악 문화를 좇는 부류를 뜻한다. …(중략)… 그들만의 최신 유행을 좇는 것이 그들이 비판하는 일반 대중과 크게 다른 바가 없어 잦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패션전문자료사전. 1997. 8. 25. 한국사전연구사]

힙스터 스타일의 유행이 몇 년 째 이어지면서 최근 힙스터 스타일은 다름을 추구한다는 그 특유의 매력이 사그라지고 있다. 힙스터 스타일의 광채가 서서히 흐려지는 요즘, 훗날 우리가 지금을 회상하며 볼지도 모를 영화를 소개하고 싶다. 국내 상영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다.

‘뱀파이어 소녀가 스트라이프 티에 차도르를 쓰고 스케이트보드를 탄다.’는 설정에서부터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광고에서도 ‘힙스터지수 100%’라는 문구가 내걸렸을 정도로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는 독특한 색채를 풍긴다. 힙스터 문화와 아랍 문화의 접점을 잘 분석해 두 문화권의 매력을 오묘하게 섞어낸 요소들을 알아보자.

   
 
   
 
   
 

1. 수염

수염은 힙스터들의 상징이 되었다.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에서는 아랍인들의 갖가지 수염이 등장한다. 아랍 문화와 힙스터 문화의 접점을 잘 캐치한 경우다. 각 캐릭터들의 특성에 맞는 수염들을 설정해 두 문화의 색채가 오묘하게 섞였다.

   
 
   
 
   
 

2. 아이라인

아이라인은 고대 이집트에서 눈이 커 보이기 위해 화장했던 것이 시초다. 이제는 고대 이집트처럼 남자들까지 아이라인을 그리지는 않지만, 아이라인은 아랍지역에서 고대부터 현재까지 쭉 있어왔다. 아이라인은 눈이 커 보이는 효과뿐만 아니라 섬세한 선 하나만으로도 이미지 변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힙스터 여성들 역시 자신만의 이미지를 위해 독특한 아이라인들을 사용한다.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에서 아이라인 역시 아랍 문화와 힙스터 문화를 엮어주는 역할을 했다.

   
▲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의 첫장면
   
 
   
 

3. 긴 얼굴

투 블록이 말처럼 긴 얼굴을 가진 남자들에게 어울린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옆머리를 짧게 자르는 ‘하드 투 블록’에 남아있는 윗머리까지 독특하게 스타일링을 한다면 말상은 크나큰 도움이 된다.(못 믿겠으면 얼굴이 둥근 친구에게 제레미 스캇의 머리를 추천해보면 된다.) 아랍인들은 흔히 백인들보다 긴 얼굴형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주인공부터 악역 배우까지 각자의 캐릭터에 맞는 투 블록을 해도 어색함이 적다.

   
 

4. 석유공장

배경이 되는 유전과 석유공장을 보고 있으면 50년대 할리우드 영화 느낌이 난다. 특히 남녀 주인공이 클래식 카에 앉아 석유공장을 보면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해가는 장면은 거의 광고에 가까운 영상미를 보여줬다.

   
▲ 군복무 시절에 포상휴가를 위해 헌혈을 할 때마다 빅스의 ‘다칠 준비가 되있어’를 부르곤 했다.
   
▲ 아 좀

5. 남자만 팬다

뱀파이어가 어떻게 된 게 남자만 골라서 괴롭힌다. 물론 각 남성 캐릭터들이 위법한 행위들을 하고 있던 것은 맞지만, 여자 주인공은 남자들만 골라서 괴롭힌다. 이란의 가부장적 사회에 대한 반기와 힙스터에 빠져 있을 여성들이 동경할 모습이 중첩된 것처럼 보였다.

   
   
 
   
 

6. 차도르 / 스카프

차도르와 스카프는 아랍 문화를 그릴 때 꼭 들어가는 요소다. 그런데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에서 차도르는 시크함을, 스카프는 트렌치코트와 매치되면서 클래식한 매력을 발산한다. 때마침 최근 아랍풍의 아이템들을 활용하는 스트릿 패션들이 간간히 보인다. 단순히 문화 코드를 만드는 데에서 그칠지, 새로운 유행의 흐름으로까지 번질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 Newera
   
▲ Liful
   
▲ Supreme
   
 
   
▲ Shirin Neshat 작품
   
▲ Shirin Neshat 작품

7. 아랍어 문신

아랍어 문신 역시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몇 년 전부터 Liful과 Supreme, Newera 등 스트릿 브랜드에서는 아랍어를 이용한 모자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타투에서도 아랍어를 이용한 타투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한자와 스페인어, 영어 레터링이 식상해보이고 한글 레터링은 조금 부담스럽다면 선처럼 이어지는 아랍어 레터링을 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아랍 패턴에 관심이 있다면 시린 네샤트의 작품들을 한번 참고해보길 바란다.

   
 
   
▲ 여주인공이 정말 미인이다. 섹스앤더시티의 샬롯 같기도 하고 가끔은 우마서먼의 얼굴도 보인다. 그런데 에미넴이 떠오른 순간부터 영화에 집중이 잘 안된다. 석유공장이 나올 때 차도르가 8마일의 후드처럼 보일 뻔했다.

P.s.

1. 문화의 고유한 정신을 이해하기 전까지는 그 문화를 완벽히 이했다고 말하기 힘들다. 특히 문화의 정신적인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재화로서만 문화를 접하다보면 의도치 않게 해당 문화에 대한 오해나 편견을 만들 우려가 있다.

2. 개인차가 있겠지만, 이 영화는 힙스터 문화라는 점에서만 보기에 아까운 부분이 있다. 불완전하고 거친 두 사람이 만나는 특유의 풋풋함과 따뜻함, 영화가 대변하는 현대 대중문화의 모습은 어느 것일까 등 개인적인 감상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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