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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오롯이 담긴 사람 사는 이야기

   
▲ 영화 <심야식당> 포스터

[디아티스트매거진=강규일] 시계가 밤 12시를 가리키면서 비로소 “심야식당”이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한다.휘황찬란한 도쿄의 밤거리. 번화한 거리 뒷편에 자리한 조용하고 소박한 밥집에 진정으로 손님을 위한 음식들이 스크린을 통해 향기를 내뿜는다. 문어처럼 벌어지는 소시지의 탐스러운 모습이 눈과 귀와 입을 자극한다. 마스터의 정성스러운 음식이 그렇게 찾아왔다!
 

   
▲ 마스터의 “문어소시지볶음”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심야식당”
밤12시부터 아침7시까지 운영되는 작은 심야식당은 식당 주인인 마스터(코바야시 카오루)의 손을 거친 음식들이 손님을 맞이한다. 메뉴가 걸려있지만 손님의 허기를 달래줄 음식이라면 무엇이든 만들어낸다. 맥주나 정종을 반주삼아 먹는 손님들의 걱정거리나 회한을 들어주는 것도 마스터의 몫이다. 게이바 여사장, 스트리퍼걸, 게이할아버지, 야쿠자 등 모두가 이 곳의 단골손님이다. ​

 

   
▲ 마스터의 “나폴리탄”

이번 영화에서 마스터가 손님들에게 만들어 준 음식은 나폴리탄, 마밥 그리고 카레라이스다. “나폴리탄”은 철판 위를 덮은 노란 계란에 빨간 양념이 더해진 스파게티면으로 수놓은 일종의 파스타인데 이탈리안 정통의 파스타라기보다 일본식으로 변형된 음식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소한 남녀의 사랑 그리고 자본주의의 상징인 돈에 대해 이야기한다. 풋풋한 사랑의 시작도 “차였어요”라는 한마디로 느낄 수 있는 이별도 심야식당이 누군가에겐 사랑의 시작과 끝이 되어버렸다. 역시나 마스터는 단골손님의 사랑이야기도 흔쾌히 들어준다.

 

   
▲ 마스터의 “마밥”

“마밥”은 고슬고슬 따뜻한 밥에 마를 부어먹는 보양식으로 마스터가 정성을 다해 내놓는, 한 소녀를 위한 밥이다. 소녀 미치루(타베 미카코)가 아주 잠시 마스터와 일을 하게 되면서 소녀의 일상들이 펼쳐진다. 마스터와 미치루가 함께 장을 보는 일, 좁은 주방에서 함께 음식을 하는 모습이 마치 아버지와 딸 같은 느낌을 선사해주었다. 마밥을 시켜놓고는 다른 음식만 먹다가 마밥이 나오기도 전에 돈을 내지 않고 도망가버린 미치루에게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지는 영화를 통해 직접 접하는 것이 몇마디의 설명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마스터의 “카레라이스”

“카레라이스”는 부인을 잃은 겐조(츠츠이 미치타카)에게 자원봉사자인 아케미(키쿠치 아키코)가 해준 음식이 그 시작으로 마스터는 갖은 양념들을 볶아 만든 일본식 카레로 숙취에도 좋다는 말을 남긴다. ​사람과 사람이 살다가 서로의 언쟁과 오해로 빚어질 수 있는 소소한 일들이 이 에피소드에 담겨져 있다.  
 

   
▲ 영화 <심야식당> 포스터

영화 “심야식당”은 일본 만화가인 아베야로의 만화가 원작이며 마쓰오카 조지가 2009년 연출한 일본 TBS의 드라마로 코바야시 카오루가 마스터역을 맡아 연기했다. 이번 영화는 같은 감독, 같은 배우, 같은 제목으로 그대로 스크린에 걸렸다.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각각의 에피소드를 스크린으로 옮겨왔다. 영화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만들어졌으며 러닝타임인 120분을 맛깔나는 음식과 따뜻한 인간미로 가득채워냈다. 다만 드라마와 큰 차이가 없다는게 흠이라면 흠이다. 극장판이라면 마스터의 또 다른 이야기나 단골손님들의 에피소드를 특별하게 다뤄도 좋았을거라는 개인적인 생각이 남아있다. 하지만 “심야식당”의 팬이라면 TV모니터를 통한 드라마에서 넓직한 스크린으로 옮겨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 김승우가 마스터역을 맡은 “심야식당” 한국판이 황인뢰 PD 손에 의해 만들어져 방영을 시작했다. 방송도 되기 전 이 드라마의 캐스팅 시점부터 시끄러웠고 처음 전파를 탄 1회 방송에서 결국 남태현의 발연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심야식당” 오픈 시간과 비슷하게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12시 10분에 방영이 된다. 원작에서는 소박한 느낌이 지배적이었는데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그 느낌이 잘 살지 않았다. 더불어 마스터를 포함한 배우들의 연기는 원작의 느낌을 저해하지 않으려 했는지 굉장히 어색하고 작위적이기까지 했다. 이 드라마는 1회 시청률이 3.8%였다.

코바야시 카오루가 손수 만들어주는 음식이 TV 뿐 아니라 스크린에서도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래본다. ​영화는 주말 극장을 찾은 관객들 덕분에 7월 5일 기준 10만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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