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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자화상

[디아티스트매거진=장예진] 매일 아침 일어나 반 쯤 떠진 눈으로 핸드폰을 확인 해 본다. 자연스럽게 엄지손가락은 항상 SNS를 향한다. 지인 이외에도 이름 모를 누군가의 소식이 뉴스피드를 장식하고 알고 싶지 않아도 그들의 일상과 이야기가 가득 펼쳐진다. 습관처럼 우리는 몇 번이고 뉴스피드를 고치며 누군가의 일상을 염탐 아닌 염탐한다. 

아마 이런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토록 남의 일상에 관심이 많은 우리가 정작 인간관계를 포기한 오포세대라는 것이다. 오포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를 포기한 세대이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포기한 현대인들은 무엇을 향해 어디로 가는 것일까?

현대인들을 보면 어딘가를 가기위해 늘 기다린다. 기다리는 시간동안 사람들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핸드폰을 보고 있거나 초점 없는 눈으로 멍해있다.

   
▲ Seeing,2013,Acrylic on canvas,학고재

서용선 작가는 이러한 모습을 포착해서 필자를 포함한 현대인들의 초상화를 그린다. 도시인들의 몸짓과 인간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심이 응축되어 캔버스에는 원색적인 물감을 잔뜩 묻힌 붓이 거칠게 칠해진다. 작품 속 인물들은 대개 붉은색과 짙은 초록색으로 표현되며 정확하게 인물의 상태를 알 수 없는 얼굴의 표현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 인천공항,2015,Acrylic on canvas,학고재

대신에 지하철 안, 버스 정류장, 사무실, 공항 속에 포착되는 그들의 제스처를 통해 우리는 인물들의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 할 수 있다. 현대인의 불안감, 단절됨, 삭막함, 무력감 등을 꼬집어 내는 그의 작품에서 현재의 삶과 거리감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자본에 의해 가치들이 결정되는 사회 속에서 현대인들에게 정 나누기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이 당연한 일 일수도 있다. 이러한 모습을 작가는 강렬한 색채와 과감한 구도, 굵은 터치를 사용하여 투박하게 전달한다.

미술가가 어떤 대상에 대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그 대상들의 모순적인 면모가 드러나서 재미있거나 또는 세태를 비판하고 싶어서 그리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서용선 작가는 본인만의 시선으로 도시의 단절된 현대인들의 모습에 대한 모종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져주기 위해 붓을 든 것이 아닐까. 관계의 소중함을 놓치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서용선 작가의 작품을 통해 다시 되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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