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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티스트매거진=강수환] 꽤나 잘 나가는 레스토랑의 셰프 칼(존 파브로). 어느 날 그에게 음식평론가 램지 미셸(올리버 플랫)이 찾아온다. 칼은 그에게 평소의 베스트 메뉴를 선보인다. 그러나 램지는 그의 도전적이지 않은 음식들을 보기 좋게 혹평한다. 자존심이 긁힌 칼은 트위터로 그에게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민다. 그러나 레스토랑 오너(더스틴 호프만)와의 의견 차이로 인해 칼은 실력 발휘도 못한 채 램지에게 욕설만 퍼붓고 레스토랑을 떠나고 만다. 칼이 램지에게 모함과 욕설을 하는 동영상은 곧 트위터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퍼진다. 칼은 명예와 직장을 모두 잃고 낙담하게 된다. 전부인 이네즈(소피아 베르가라)는 그에게 평소 데면데면한 관계였던 아들 퍼시(엠제이 안소니)와 함께 마이애미로 갈 것을 권유한다. 마이애미에 도착 후 칼은 푸드 트럭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레스토랑에서 칼을 따랐던 보조 요리사 마틴(존 레귀자모)과 아들 퍼시와 함께 푸드 트럭을 꾸리고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영리한 퍼시는 그중에서도 트위터를 활용해 푸드 트럭 ‘EL JEFE’를 홍보하는 역할까지 맡는다. 곧 푸드 트럭은 트위터를 타고 인기를 얻게 된다. 가는 곳마다 푸드 트럭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게 된다. 칼은 퍼시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와 더욱 친밀해지며 그를 이해하게 된다. 그러다 어느 날 트럭에 다시 평론가 램지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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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조연들
레스토랑 매니저 겸 소믈리에 몰리 역할로 스칼렛 요한슨이 나온다. 몰리는 칼의 절친한 친구이자, 칼과 어느 정도 썸을 타고 있는 인물이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쌓아온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몰리 역할 또한 훌륭하게 소화해냈다고 할 수 있다. 몰리를 그녀만의 매력으로 재탄생시킨 것. 또한 레스토랑 오너 리바 역으로 더스틴 호프만이 나온다.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이는 헐리웃 배우 더스틴 호프만은 감칠 맛 나는 조연 역할을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그의 연기는 마치 그 자신이 원래 레스토랑 오너였던 것처럼 더하지도, 덜 필요도 없는 명연기를 펼쳤다. 스칼렛 요한슨과 더불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등장한다. <어벤져스>의 배우들이 두 명이나 출연해 색다른 볼 재미를 준다. 그는 칼의 전부인 이네즈의 전남편 역으로 나와 칼에게 푸드 트럭을 제공해주는 약간 정신이 이상한 부자 역할을 맡았다. 말을 두서없이 해대는 사이코 같은 마빈 역할을 위트 있게 잘 표현해냈다.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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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침을 돌게 하는 음식의 비쥬얼
‘난 음식을 다루는 영화’라고 대놓고 홍보하듯 음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였다. 음식을 메인 포커스로 잡는 장면이 영화의 비중을 꽤나 차지한다. 또한 음식을 만들며 그 순서를 칼(존 파브로)이 말해줌으로써 몰입도와 현실감을 더욱 증가시킨다. 초반부에 칼이 좁은 방에서 단출하게 만드는 스파게티 장면에서부터 아마 관객은 군침이 돌기 시작할 것이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노란색 스파게티 면 위에 초록색의 이파리들이 싱그럽게 어우러져 나도 모르게 침이 꼴깍 넘어갈 것. 또 스칼렛 요한슨은 그것을 참 맛있게 잘 먹는다. 이후에도 퍼시에게 샌드위치를 만들어주는 장면, 푸드 트럭에서 쿠바 샌드위치를 만드는 장면 등 음식이 대놓고 화면을 차지하게 된다. 살짝 요리 프로그램 느낌도 난다. 영화를 보는 재미가 다양하게 있다는 뜻. 고기를 구울 땐 지글지글 소리가 청각을 자극하여 식욕을 더더욱 돋운다. 영화가 끝날 때쯤엔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맛있는 음식을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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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말고도 즐길 거리가 쏠쏠한 영화
푸드 트럭을 타고 미국 전역을 여행하는 장면은 미국의 다양한 곳곳을 화면에 담아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행을 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 지루해질 틈이 없다. 게다가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레게풍 음악이 깔려 있어 시각뿐 아니라 귀도 즐겁게 만드는 영화였다. 이네즈의 아버지(칼의 전 시아버지)는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고, 칼의 가족은 그의 노래를 들으며 춤과 함께 음악을 즐긴다. 그리고 칼과 아들 퍼시는 여행을 하며, 노래가 퍼지는 야외 라이브무대 밖에서 노래를 듣고 대화를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행복해지는 것처럼, 멋진 노래를 들으면 행복해진다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음식 말고도 노래가 영화에서 꽤나 비중을 차지한다. 영화 OST 트랙리스트들도 하나 같이 명곡만 모아놓았다. 또한 트위터를 이용한 이펙트가 상당히 앙증맞고 재밌다 할 수 있다. 트위터 로고모양 새가 날아가며 메시지를 전달한다던지, 텍스트가 적힌 화면을 인물 옆에 확대해서 보여줌으로써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오감만족 영화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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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그리고 사람
<아메리칸 셰프>는 정말 영화다운 영화라고 말할 수 있겠다. 칼이 잘 나가던 레스토랑 셰프에서 푸드 트럭에 타기까지, 인생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서사 구조를 담아내는 데 충실했기 때문이다. 다소 많은 내용을 러닝 타임 안에 담으려고 했다고도 표현할 수 있겠다. 그러나 더욱 객관적으로 영화가 주는 의미를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비현실적 요소가 자주 등장한다. 전부인의 전남편이 아무렇지 않게 대가없이 푸드 트럭을 제공하고, 그 푸드 트럭은 마치 ‘주인공이니까 당연히 잘되어야지’라는 식으로 인과관계가 다소 설명되지 않은 채 인기를 누린다. 칼을 위해 레스토랑을 당장 그만두고 달려와 준 마틴도 주인공을 위한 설명력이 부족한 캐릭터였을 수도. 결말 또한 다소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이런 우연적 상황의 중첩에 ‘뭐야’라고 말하며 표정이 일그러지지는 않는다. 이러한 요소들이야말로 <아메리칸 셰프>를 더더욱 영화답게 만들었기 때문. 영화가 다루는 내용은 비현실성을 넘어선 인생에 관한 일련의 깨달음과 의미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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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관계는 쉽게 정의내릴 수 없는 법이다. 칼과 이네즈는 이혼한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친구같이, 때로는 부부관계 같이 아이를 기르고, 또 같이 살아간다. 보통 사람이 전부인의 전남편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얻으리라 생각조차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자신의 직장과 명예를 앗아간 원수, 음식평론가 미셸. 그는 후반부에서 칼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인생이란 알 수 없는 것이고, 인간관계 또한 마찬가지다. 영화로 그 복잡한 국면을 2시간 안에 담아내려고 한다면 ‘비현실적’ 상황으로 비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실은 영화가 아닌 우리의 삶도 인과관계로는 설명이 안 되는 모순덩어리들로 가득 차 있다. 우리의 감정을 우리 자신조차 알 수 없지 않은가. <아메리칸 셰프>는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을 맛보듯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를 음미하고, 마음이 잘 통하는 누군가와 인생에 대해 카페나 술집에서 얘기를 해보는 건 어떨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