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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온도가 30도를 넘어가는 시기가 오면 신발장에서 로퍼를 꺼낸다. 태슬 로퍼, 페니 로퍼 등 다양하게 있는 로퍼를 차근히 꺼내서는 구두솔로 쓱쓱 먼지를 털어낸다. 현관문 옆에 나란히 진열해놓으면 맨발에 신을 로퍼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나에게 로퍼는, 특히 맨발에 로퍼는 들뜬 여름밤을 떠올리게 한다.
여름에는 옷을 느슨하게 입는다. 셔츠는 단추를 두 개 정도는 풀어주고 소매는 커프스를 꺾어 올린다. ( 여름에도 반팔 셔츠는 입지 않고 긴팔을 접어 입는다 ) 밑단이 복숭아 뼈까지만 오는 기장의 팬츠를 입고는 마지막엔 로퍼를 신는다. 로퍼의 컬러가 어두워도 발목을 드러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원하다. 살짝 여유있는 사이즈의 로퍼를 신어주면 운동화나 샌들보다 적당히 멋부리면서 센스가 있어 보여 좋다. 샌들은 시원하고 멋지지만 발을 너무 드러낸다는 점에서 살짝 부담스럽고 ( 혹은 조금은 격이 떨어져 보인다거나 ), 운동화는 너무 캐주얼해보인다. 자켓을 벗은 것만으로도 캐주얼함이 한층 드러난 룩에 운동화보다는 로퍼를 신음으로써 약간의 드레쉬함과 정중함을 다시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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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StreetFSN | ||
여름에도 가끔은 온도가 낮은 날이 있다. 비가 심하게 온 날이라던가 혹은 안개가 잔뜩 낀, 또는 쌀쌀한 초여름이나 늦여름에는 더블 수트에 로퍼를 신는다. 포멀한 더블 수트와 로퍼의 조합은 의외로 신선하다. 발목을 드러내었지만 격이 떨어지진 않고, 더블 수트이지만 느끼하게 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 난다. 그럴 때 입는 더블 수트는 행거 치프는 하지 않고 이너는 프린트가 없는 멀끔한 셔츠나 티셔츠를 입는다. 컬러가 어떤 것이던 간에 이 조합은 여름 밤 무리 없이 멋내기 좋은 조합이다.
로퍼의 매력 중 하나는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한 시즌 지나버리면 다시 입기가 영 거부감이 드는 트렌드 아이템들과는 달리, 수트와 마찬가지로 몇 년이 지나도 신을 수 있다. 물론 컬러가 튄다거나 디자인이 독특하다면 이 또한 트렌드에 영향을 받겠지만, 보통의 로퍼는 기존의 디자인을 꾸준히 이어나가기 때문에 딱히 트렌드라 할 것이 없다. 구입할 때는 특별하게 튀거나 하진 않지만 신다 보면 내 발에 맞게 가죽이 늘어나고 점점 나와 닮아간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금 신는 로퍼를 잘 관리한다면 10년 후에도 신을 수 있는 것이 구두의 특징이다. 그래서 난 4년 전에 산 로퍼들을 여전히 신고 있다. 관리를 썩 잘한 건 아니지만, 로퍼를 신고서 무리하게 많이 걷거나 하지 않다 보니 형태가 틀어지지 않고 잘 유지되고 있다. 물론 슈트리를 항상 이용하고 슈캐어를 일정하게 해준 다는 전제하이다.
대게 내가 가지고 있는 로퍼는 블랙이다. 블랙에 소가죽. 가장 기본 소재에 태슬, 페니 등의 디자인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 다양한 컬러와 소재의 로퍼를 구입하고 싶다. 특히 최근에 가장 신어보고 싶은 건 꽤 오랜 시즌 전에 랑방에서 출시된 네온 컬러의 로퍼다. 컬러가 튀어서 심심한 룩에 마무리 포인트 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특히 블랙 수트 뿐 아니라 베이지 면팬츠나 진에도 잘 어울려 튀는 색깔에 비해 활용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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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Lanvin official site | ||
수트를 입기 어려워지는 여름을 견딜 수 있는 건 로퍼 덕분이다. 맨발의 경쾌함은 운동화와는 사뭇 다르다. 그 디자인에 따라 단정함을 보여줄 수 도 있고 드레시함을 보여줄 수도 있다. 어떤 것이든 간에, 로퍼는 내 여름을 기분 좋게 해줄 가장 아끼는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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