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티스트매거진=정은정] 맑은 날의 제주는 눈부시다. 비가 오는 흐린 날의 제주는 환상적이다.
제주현대미술관을 찾던 날, 아침부터 하늘이 무겁더니 결국 비가 내렸다. 아쉬운 마음이 생기려던 찰나 비 내리는 제주현대미술관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왔다.
제주현대미술관은 입구에 초승달 모양의 조각을 시작으로 좌우로 다양한 조각 작품이 전시된 긴 정원이 펼쳐진다. 긴 야외정원의 끝에 제주도 건축문화대상에 빛나는 예술적 아름다움을 갖춘 제주현대미술관 본관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2007년 9월 1일에 개관한 제주현대미술관은 본관과 분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관은 지하1층·지상2층으로 김흥수 화백 기증작품전시 특별전시실과 상설전시실, 그리고 2개의 기획전시실 및 수장고·자료실·아트샵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분관은 지상1층 건물로 박광진 화백 기증작품을 특별전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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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현대미술관 ‘섬의 변주곡-지역네트워크 교류展’ 포스터 | ||
현재 기획전시로는 ‘제주현대미술관 지역네트워크展-섬의 변주곡’이 진행 중이다. 전시는 7월 20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고권, 정현영, 현덕식 세 명의 작가가 제주라는 공간과 인연을 맺고 그들은 삶의 진정한 가치에 다가서고자하는 이야기들을 작품에 표현했다.
섬을 내면화하는 고권, 섬의 생명력을 담아내는 정현영, 섬을 욕망으로 녹여내는 현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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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권 作 ‘나비’ 2014 | 제주현대미술관 | ||
고권은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작가다. 그래서 ‘제주도’는 작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작가는 화면 속에서 제주도를 지리적 요소로서 드러내지는 않지만, 과거 기억 속 삶의 이미지들에 상상의 유희를 더하여 작품을 완성해간다. 고권의 작업을 혹자는 미래적 시각을 가진 과거의 존재가 현재에 출몰한 기이한 ‘개인의 설화’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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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영 作 ‘별을 이루다’ 2011 | 제주현대미술관 | ||
정현영의 색채 가득한 추상은 자연에 대한 고유한 예찬론이다. 그녀의 작업에 있어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은 인간적 삶으로 게워져서 서사적 추상을 탄생시키고 있다. 화폭 위로 중첩된 색은 본질을 빚어내고 색은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된다. 정현영은 제주의 풍경을 다채로운 감각으로 추상화해내고 있다. 작가의 작품은 무수한 색 점이 쌓고 또 쌓여서 완성되기 때문에 작품 한 점이 완성에 이르기까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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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덕식 作 ‘유시도’ 2013 | 제주현대미술관 | ||
현덕식은 수묵으로 얼음을 그린다. 제주의 젊은 작가로 꼽히는 현덕식은 얼음이 녹아 흐르는 모습을 바다 위에 떠있는 섬의 형상으로 표현한 ‘유시도’를 통해 결국 너나없이 물로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작품들을 보는 관람객들은 저마다의 삶 안에서 돌이켜보며 자신만의 서사를 끄집어낼 것이다. 새롭게 탄생한 이 이야기들은 이 섬에서 연주되는 변주곡이 되어 또 다른 창조로 이어진다. 이것은 또 다른 의미에 자연에 대한 예찬이며 삶에 대한 건강한 긍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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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현대미술관 전시장 내부 | ||
그리고 전시 동선과 구성 방식도 눈길을 끌었다.
세 명의 작가의 전시공간을 분리하고 2층 구조를 활용해 계단을 내려가고 복도를 지나 다른 작가의 작품들이 나오는 일련의 과정들이 단순한 관람 동선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것보다 활동적이고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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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현대미술관 전경 | 제주현대미술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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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현대미술관 야외정원 | ||
이 밖에도 상설전시실에서 볼 수 있는 소녀, 해녀, 여성을 주요 소재로 삼은 김흥수 화백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고, 미술관이 위치한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는 20여동의 예술인 창작 건축물, 1,000여명이 동시관람이 가능한 야외공연장 시설과 어린이 야외조각공원 등을 갖추고 있어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기반을 살펴 볼 수 있다.
제주현대미술관은 자연 속에서 예술, 인간, 문화가 서로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