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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 판소리 단편선2 <이방인의 노래> 리뷰

원작_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작/작창_이자람

연출/드라마터그_박지혜

무대조명디자인_남경식

음향디자인_장태순

출연_이자람 이향하 권선욱

[디아티스트매거진=정인태]  판소리 단편선 1 <추물/살인> 을 두산아트센터에서 본 뒤로 판소리가 조금 익숙해질 무렵, 후배를 통해 판소리 단편선2 <이방인의 노래>를 한다고 들어서 바로 예매를 해서 30일 날 보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양손 프로젝트의 박지혜 연출님이 연출, 드라마터그를 맡으셔서 전 공연인 <여직공>을 보러 갔었던 다른 후배들도 연극에 빠지게 되어 함께 보러 갔다.

   
 <이방인의 노래> 무대 사진. 기타치는 고수인 권선욱씨가 흰 의자에 앉아서 깨알 재미를 주셨다.

이번엔 특별하게도 <추물/살인>처럼 한국의 단편소설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남미 작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택했다. 원작은 <Bon Voyaze, Mr.President!(대통령 각하, 즐거운 여행을!)> 이다. 이자람씨는 이 단편에서 특별한 것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왠지 모를 여운이 남는, ‘만남’ 이란 것에 끌려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했다.

   
왼쪽부터 이자람, 이향하, 권선욱 씨.

   줄거리는 스위스 제네바에 살고 있는 병원 엠뷸럼스 기사 일을 하는 오메로, 허드렛일을 하는 라사라는 고국의 전직 대통령이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왔는데 큰 병을 앓고 있어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래서 라사라는 오메로에게 전직 대통령에게 사후 장례식을 맡겨달라는 말을 하도록 시키는데(그래야 중간에서 장례식 경비를 빌미로 돈을 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음 약한 오메로는 오히려 점심을 얻어먹고는 점심 식사 초대를 한다. 오메로에게 이 대통령은 영웅이었고, 라사라에겐 나라를 망친 주범이었지만 점점 인간적으로 알아가게 된다. 화가 나서 담배 피러 나간 라사라의 담배를 빼앗아 피고는 ‘너무 맛있게 피워서 그만..’ 이라고 하지 않나, 방안에 입은 옷들을 던져놓고 어지럽히지 않나, 심지어 빨래도 안하고 다림질도 안 된 옷을 입는 모습, 수술비 때문에 가진 보석들을 파는데 팔러 가니 가짜가 태반이라 망신당하는 등, 그런 모습들을 통해 라사라는 점점 닫혀있던 마음을 열게 된다. 잘생기고 근엄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 이면에 덜렁대고, 정 많고, 잘 안 씻고, 나약한 면도 있는 할아버지라는 걸..

   만남이란 참 신기하다. 같은 한 사람이라도 만나는 사람들에게 각각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게 말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서 자기 안에 있던 또 다른 면이 드러나고, 자신도 알게 되고, 그렇게 서로를 점점 알아가면서, 원래 다 다른 사람인데도 인연이 생겨 관계가 만들어지고,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이.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지만. 신기한 것이다. 아마도 이자람 씨는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이 너무나 많은 요즘 시대에 아직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 건 즐거운 일이 아닐까요?’ ‘우리 공연을 보러 와서 즐거웠듯이 말이죠.’ 다음에도 또 다른 사람들과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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